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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외국에서 한국인 구별법, 천편 일률적 스타일

by 영국품절녀 2013. 4. 16.

대다수의 유럽인들은 한국, 일본, 중국인의 외형을 보고 확실히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영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한국인들 역시 대화을 해 보지 않고는 유럽인들의 얼굴만 보고 출신을 정확하게 알아채지 못하지요. 다만 한국에서 살고 온 유럽인들의 경우에는 얼굴을 보고 한국 사람임을 알기도 합니다. 전에 제가 운동을 하다가 만난 한 영국인 아저씨가 저에게 바로 "너 한국에서 왔지?" 라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거든요. 그 분은 한국 및 중국에서 몇 년 정도 산 경험이 있어서 비교적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저는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구별하기가 점점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분명히 중국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면 한국인이고요, 절대 한국인으로 보이는데 중국인일 때가 종종 있답니다. 제 주변의 유학생 및 아줌마들도 한국인과 중국인 구분이 점점 어렵다고들 하네요.

 

하지만 확실히 "한국인임" 을 알아채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바로 한국인들의 얼굴이 아닌 옷차림인데요. 

 

해외에서 본 일부 한국인들의 옷차림은 너무 똑같거나 비슷합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만 해도 캐나다에서 만난 한국 대학생들은 다들 똑같은 스타일의 가방, 남방, 바지, 신발 등을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대부분이 그 당시 유행하는 똑같은 브랜드였다는 거에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고요.

 

그 당시 캐나다에서 유학하고 있던 제 동생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언니, 왜 한국에서 온 대학생들은 다들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거야?

그 때 제가 했던 말은요, "한국인은 유행에 민감하잖아."

 

요즘 제가 영국에서 보면, 100% 확신이 드는 한국인 남녀 옷차림이 있습니다.

우선 한국 남자들은 보통 다른 동양 남자들에 비해 야구 모자 착용 비율이 상당히 높아요. 유럽 여행을 하다보면, 야구 모자를 쓴 동양 남자들은 대부분 한국 남자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전에 한국을 좋아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 남자처럼 보이기 위해 모자를 매일 쓰고 다니기도 했답니다. ㅎㅎ 일부 한국 여자들도 야구 모자를 즐겨 쓰는데요, 영국에서 야구 모자는 일부 유럽 10대들 혹은 후드 및 츄리닝 입고 다니는 불량 현지 청년들이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일부 한국 여자들의 옷차림은 거의 "정형화"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즘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된 여학생들의 패션 스타일은 이렇습니다.

 

물론 모든 한국 여자들이 다 그렇지는 않아요.

다만 유행에 민감한 20대 초반의 여대생들이 주로 그렇습니다.

 

야상, 레깅스 (스키니진), 명품백 혹은 배낭(칸켄 등) & 크로스 백

색깔 화려한 나이키 운동화, 캔버스화, 탐스

 

런던 및 제가 사는 곳에서도 보면, 한국 여학생들의 옷차림은 어찌나 똑같은지요. 바로 한국에서 왔음을 알 수 있답니다. 지인의 말로는, 영국에서 보면 칸켄을 메고 다니는 동양인은 거의 한국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야상의 유행을 몰고 온 공효진과 고준희

 

 

잠시, 영국의 야상 스타일 소개해 볼게요.

영국의 Barbour 자켓은 유행에 상관없이 인기인 것 같아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 브랜드 자켓을 입은 영국 현지인 및 유럽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유명 셀러브리티들도 바버 브랜드 자켓을 좋아합니다.

 

 

              알렉사 청 (Alexa Chung)                        올리비아 팔레르모 (Olivia Palermo)

 

 

                    BBC 라디오 1 인기 DJ 펀 코튼 (Fearn Cotton)   

                                                     

 

 

              영국 왕실에서도 바버 자켓을~

(출처: Google Image)

 

마찬가지로 일부 유럽 여학생들의 옷차림 역시 비슷하긴 합니다. 요즘 제가 사는 지역으로 수학 여행을 온 주변 유럽 국가들의 10대 여학생들 옷차림을 보면 크게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가죽 자켓, 머플러(스카프), 레깅스 (스키니진), 캔버스화

 

제가 본 유럽 젊은이들은 봄, 가을, 겨울 즉 더운 여름만 빼고는, 사시 사철 가죽 자켓을 입는 경향이 높습니다. 다만 한국 여학생과 다른 점은 이들의 비슷한 스타일은 굳이 최신 유행을 따르는 것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2005년 영국에 왔을 때에도 이와 같은 모습이었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비슷한 스타일이거든요. 즉 유행에 덜 민감한 것 같습니다.

 

 

 

(출처: Glamour.co.uk & Google Image)

 

전에 제가 한국에 방문을 했을 때, 제 친구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넌 해외에서 온 티가 난다.~

즉, 한국 여자들이 똑같이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이 저에게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한국은 인기 연예인들이 착용하고 나오는 옷, 악세서리, 신발, 가방등이 금방 품절될 정도로 구매 욕구 및 구입이 빠릅니다. 최근에 김연아, 송혜교, 윤은혜가 바른 립스틱이 엄청나게 팔렸다고 하잖아요. 

물론 영국에도 매년 유행하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특히 영국 절판녀라고 불리는 케이트 미들턴, 케이트 모스, 알렉사 청, 펀 코튼 등이 착용하고 나오는 아이템들이 품절되는 등 큰 인기를 끌기도 하지만요, 거리에서 눈에 띌 정도로 영국 여자들은 비슷하게 보이는 스타일을 하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유행에 민감한 일부 영국 여자들은 절판녀들의 아이템 및 그녀들의 스타일을 따라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개성적인 스타일링을 하는 것 같습니다.

 

2013 런던 패션쇼 케이트 모스와 알렉사 청

(출처: cocosteaparty.com)

 

하지만 유독 한국 젊은이들의 스타일은 너무 비슷합니다. 가끔 런던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들 똑같이 하고 다녀요. 특히 여학생들은 두 세명이 같이 다니는데, 머리 모양부터 옷차림, 가방 등까지 카피캣입니다. 그들은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어학 연수생 및 유럽 여행객일 가능성이 높아요. 왜냐하면 적어도 일년 이상 영국에서 산 젊은이들은 확실히 현지인들처럼 자유롭게 꾸미는 경향이 나타나거든요. 다소 과감한 스타일 - 노출이 있거나 혹은 화려한 색상의 옷 착용 및 화장 - 을 하기도 하지요. (단,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요.)

 

이런 모습을 보면, 한국인들은 유행에는 굉장히 민감한 반면에, 몰개성적인 성격이 강한 것 같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살 때에는 그저 인기 여자 연예인들이 착용한 것들이 예뻐 보여서, '나도 하면 예쁠 것 같아서' 혹은 '남보다 먼저 따라하고 싶어서' 그저 아무 생각없이 구입하고 그대로 따라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한국에는 저 같은 사람들이 일반적이니 금방 품절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겠지요.

 

약 몇 년 동안 영국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동안, 어느 정도는 한국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눈이 생겼을 수도 있겠는데요, 혹은 현실감이 떨어진 것일 수도 있고요. 한국에서는 주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잇 아이템들을 나도 가져야 스스로 안심이 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또한 자신을 꾸미는 것에 관심은 높으나, 아직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스타일링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한국 교육 및 사회의 특성 상 튀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한국인들의 시선 때문에 개성을 살리는 것이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저 예쁘고 멋진 연예인과 비슷해지고 싶은 욕구가 더 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영국에서 본 천편 일률적인 옷차림의 한국 젊은이들을 보면서 "자신의 개성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패션 스타일링을 하면 참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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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