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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대저택에 사는 영국 아줌마, 초대 받아 가보니

by 영국품절녀 2011. 10. 4.


저희가 현재 살고 있는 집 주인 아줌마는 캔터베리에서 다소 떨어진 아쉬포드 빌리지(Ashford Village)에 살고 계십니다. 아줌마가 작년부터 저희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해 주신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자꾸 미뤄지다가 드디어 얼마 전에 아줌마의 집에 가게 되었어요.

 

주인 아줌마의 집 주변에는 버스 정류장이 없어, 아줌마와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캔터베리에서 버스를 타자마자, 갑자기 비가 엄청 많이 오더라고요. 다행히 아줌마와 만날 장소까지 왔을 때에는 비가 다행히 그쳤지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아줌마가 직접 차로 저희들을 데리러 오셨지요.

드디어 아줌마 집에 도착 했어요. 저희는 아줌마의 집을 보자마자 입이 쩌억~ 하고 벌어졌답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집이 딱 서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양 옆으로 헛간과 창고같은 큰 건물이 서 있었답니다.


      
              집 입구부터 많은 예쁜 꽃들과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데, 그 사진을 못 찍은 것이 후회되네요.
                  


                                       집 옆으로 저렇게 생긴 헛간(barn)이 두 개 있습니다.


집 내부에 들어오니, 역시 여느 영국 집에 있는 온실(conservatory)가 있네요. 이 곳은 겨울 철에 화초를 보관하거나, 햇빛을 쬐거나 하는 공간으로, 영국인들은 대부분 거실로 사용한답니다.



특히 천장에 햇빛 가리개를 설치해 놓으면, 여름에 뜨거운 햇빛을 차단할 수 도 있어요. 이거 설치하는 비용이 꽤 비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왠만한 영국 집에 가보면 가리개는 많지 않더라고요.


                   이 곳에 식탁이 있어, 야외 풍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더라고요.

집 내부를 돌아보니, 3층으로 되어 있으며, 방은 8개 정도 있는 것 같았어요. 방 내부까지 사진을 찍는 것이 좀 실례가 되지 않을까 해서 그저 거실과 화장실 정도만 찍었답니다.

 




그럼, 온실 유리를 통해 바깥 풍경은 어떤 지 한 번 감상해 보세요.





                               뒷 정원에는 오래된 나무도 많고, 크기가 엄청나게 나네요. 



이제, 간단히 집 구경을 마친 후, 아줌마가 마실 거리와 먹을 거리를 주셨답니다.

가장 먼저, 영국 에일 맥주로, 진한 맛이 있으면서도 깔끔한 뒷 맛이 참 좋았어요.
옆에 야생 장미는 아줌마의 정원에서 꺾은 것이라네요.


                 
                  맥주 안주거리로 견과류와 말린 과일인데요, 말린 과일 정말 바싹하면서 맛있었어요.

짜잔~~ 드디어 아줌마가 직접 요리해 주신 오늘의 점심 특선 입니다.


보통 영국 집에 초대 받아서 가면 커리 등 별개 없는데, 역시 좋은 것만 드시는 아줌마의 음식은 좀 다르네요. 완전 건강식이었어요. 아줌마가 신랑에게 영국 음식 중 무엇을 좋아하냐고 묻길래, English Breakfast 와 Fish & Chips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자신은 그런 음식들은 고칼로리라서 거의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시네요. (주인 아줌마의 날씬한 몸매 비결을 알았어요.)





Beef casserole 다양한 소스 및 재료를 넣고 오븐에서 소고기와 야채를 익히는 요리라고 해요. 고기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입에 넣자마자 녹더라고요. 아마도 소고기는 아줌마가 좋아하시는 Waitrose 제품인 것 같아요. 소고기 요리도 좋았지만 제공된 감자 요리로 바싹하면서 고소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답니다. (영국에 와서 감자가 싫어졌는데, 아줌마가 주신 이 감자요리는 왜 이리 맛있지요?   나중에 물어보고 알려 드릴께요.)




            

디저트로는 Blackberry and apple crumble 을 주셨어요. 크럼블 위에 많은 양의 크림이 뿌려져 있지요. 원래 살찔까봐 크림은 되도록 피하는데, 이 날 만큼은 영국인들처럼 한 번 먹어 보았답니다. 크럼블에 들어간 블랙베리와 사과는 직접 아줌마가 정원에서 키우는 것으로 만드셨다고 해요. (저도 과일들을 키울 만한 정원 갖고 싶어요. 나중에 울 신랑이 돈 벌면 정원이 큰 집에서 살게 해준다고 하던데요, 그런 날이 곧 오겠지요? )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끝없는 정원과 아줌마가 사랑하는 농장을 구경해 보기로 했어요.



집 옆으로 배 나무가 있는데, 배가 주렁주렁 열렸어요. 아줌마가 사다리를 갖다 주시면서, 원하는 만큼 따서 가라고 해서, 한 열 댓개 따가지고 왔어요. 영국 배는 한국 배하고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요?
한국 배가 백 배 맛있답니다. 영국 배는 약간 한국 배와 사과 맛의 중간 정도라고 아시면 될 거에요.

이제부터는 아줌마 뒷 정원을 구경해 보도록 할께요.

 

                               정원 안에  호수가 있어요. 숲이 우거져 있어 잘 안 보이지만요.

 

 

 
             이렇게 한참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보니, 앞에 말 축사가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말들이 풀을 뜯을 수 있도록 하는 곳 이에요.  


                                         겨울 철에 말 걷기 연습시키는 곳 이라네요.



                                       
        이 곳은 승마 연습장으로, 아래가 폭신하게 되어 있어 떨어져도 크게 다칠 염려가 없다고 하네요.

정말 어마어마 하지 않나요? (관리하는 것이 만만치 않아 보여요.)

전에 영국 사립 학교에 아들을 보내는 한국 분이 영국 학부형 집에 초대를 받아서 가게 되었는데, 네비게이션을 따라 막다른 길목까지 왔는데, 갑자기 길이 없더랍니다. 자동으로 문이 열리더니 그 곳이 바로 정원의 입구 였다지요? 차로 한참을 운전해서 들어가도 끝이 없더랍니다. 한참을 가니, 저 멀리 저택이 보였다네요.
(영국인들 중에는 유산 상속을 받거나, 돈이 많은 경우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저택에서 산 답니다. 우리 집 주인 아줌마의 경우에는 부모님으로부터 유산 상속을 받은 거에요. 아마도 부잣집 무남 독녀인 것 같아요.)


우리 아줌마 집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제가 이제까지 가 본 영국 집 중에 가장 넓은 정원을 가지고 있는 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에요. 이제 아줌마의 농장과 승마를 하는 넓은 평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요, 내일 2부를 준비하겠으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