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희 집 주인 아줌마의 대저택, 대농장에 이어 3 탄으로 "영국 아줌마의 못말리는 말 사랑"에 대한 사연을 말씀 드릴까 합니다.
원래 저희는 아줌마 집에 6월에 가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출발하기 전날 아줌마에게 긴 장문의 메일을 받았어요. 내용인 즉슨, 아줌마가 승마를 하다가 낙마를 했다는 겁니다. 팔 깁스, 척추 등 조금 다쳤다는 내용으로, 약속을 잠시 미루자고 했어요. 원래 저는 아줌마 집에 말이 있다고 해서 내심 말을 타봐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 소식을 듣자마자 포기하고 말았지요. 아줌마 말로는 걷기 시작하면서 말을 탔을 정도로 승마는 삶의 일부분이라고 하셨거든요. 그런분이 낙마할 정도니 왠만한 연습없이 말을 탔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더라고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났어요. 그리고 아줌마는 다시 방문 날짜를 잡아서 알려주셨지요. 그런데, 이게 뭔 일인가요? 아줌마가 또 다시 승마를 하다가 이번에는 전보다 더 심하게 떨어지셨다는 거에요. 저희는 정말 경악했어요. 말에서 떨어진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말을 타셨다는 사실도 이해가 안 되는데 또 떨어지셨다고 하니까요. 아줌마의 메일을 보니, 이번엔 목 깁스, 장기 등까지 많이 다치셨다는 거에요. 그리고 나서 거의 두 달 동안 아줌마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지요. 그 당시에 아줌마의 몸 상태는 엄청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1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집세를 받으로 오던 사람이 오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가끔씩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아줌마의 건강 상태와 생활에 대해 알 정도였습니다.
아줌마는 그 말을 팔아버리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저희에게 알려 주셨어요. 아줌마가 두 번 타다가 떨어진 그 말은 너무 어리고 천방지축이라서 아무리 훈련을 시켜도 말을 안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말은 얼마 안 되어 팔렸다고 했어요. 그래서 현재 말 3 마리만 남게 된 것이지요.
이번에 아줌마의 대저택을 구경하고 보니, 집 구석구석에 걸려 있는 액자 사진 속에는 "아줌마 옆에는 항상 말이 함께 있는 거에요." 또한, 아줌마가 말들을 볼 때의 눈빛, 말과 교감하시는 그런 모습에서 "진정 아줌마는 말을 사랑하시는 구나"를 깨닫게 되었답니다. 말들과 뽀뽀(?) 같은 지나친 애정 표현도 막 하셔서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층층마다 걸린 사진은 온통 말을 포함한 동물들이 대부분 입니다.
하지만, 아줌마 남편은 그녀의 이런 행동들이 이해가 되지 않은 것 같았어요. 두 달 전에 아저씨가 집값을 받으러 오셨는데, 아줌마의 건강 상태를 말해주는 말과 행동에서 확연히 나타나고 있더군요. 아저씨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아줌마의 행동이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아픈 사람이 또 말을 타서 또 떨어졌다"면서 완전 미쳤다고 흉을 심하게 보시더라고요. 그런데, 가기로 한 몇 일을 앞두고 날 아줌마로부터 메일이 와서 다시 한 번 잔뜩 긴장했습니다. 또 말을 타다 떨어지셨나? 아니면 몸이 안 좋아지셨나? 별 생각을 다 했어요. 다행히 메일은 주 내용은 우리를 위한 음식이 어떤 종료인 지 설명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글귀가 이상했습니다. 지금 자신은 @@@@(아저씨)와 별거 중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집에 왔을 때 놀라지 말아달라고 했지요. 확실한 것은 아줌마가 이유를 말씀 안 해 주셔서 모르겠지만, 이번에 낙마한 사건으로 인해 아줌마와 아저씨가 크게 싸우신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날 초대받아 간 날도 아줌마와 막내 아들만 살고 있었어요. 그런 아줌마의 모습을 보니깐, 측은하게 느껴졌어요.
최근에 자주 아줌마가 말들의 관리가 너무 힘들다고 하시는 말씀이 자꾸 귀에 맴도네요. 이제는 허리와 척추 쪽에 심각하게 무리가 와서 승마를 아예 할 수가 없게 될까봐 무척 걱정하시거든요. 말에 대한 아줌마의 무한한 사랑 표현을 나이와 건강 상태가 자꾸 방해하는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까워요. 그것보다도 현재 아저씨와 별거 중이니 심적 고통이 더 크실 거에요. 빨리 아저씨와 함께 사시는 날이 오길 기도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 아줌마 완전 애마 부인인 것 확실하지요?
'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이 영국 피자 집에서 세 번 놀란 이유 (34) | 2011.10.25 |
---|---|
영국 정육점 주인이 소꼬리 사는 한국인 보고 웃은 이유 (62) | 2011.10.19 |
영국 대농장에서 동물 구경 삼매경에 빠진 사연 (6) | 2011.10.06 |
대저택에 사는 영국 아줌마, 초대 받아 가보니 (27) | 2011.10.04 |
한국으로 오는 영어 강사들, 그 이유가 기가막혀 (192) | 2011.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