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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영국인이 궁금해하는 한국, 질문이 기막혀

by 영국품절녀 2011. 7. 10.
SM 타운의 파리 공연에 이어, 아이돌 그룹의 샤이니가 런던에 입성했지요. 그 곳에 많은 유럽인들을 포함해 영국인들도 왔더군요. 일부 영국 젊은이들이 K-POP에 관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제가 이 곳에서 알게 된 영국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 봐도 아직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지도 못할 뿐더러 큰 관심도 없어 보입니다.

                                                 런던에서 샤이니를 기다리는 유럽 팬들   (출처: 구글 이미지)

다음 학기부터 동아시아 정치 강의를 하게 된 신랑도 "정치학과 애들이라고 해도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영국 학생들을 앉혀 놓고 어떻게 가르칠 지 걱정이다"라고 할 정도네요. 다만 영국에 살고 있는 많은 아시아인 친구들은 한국 드라마, 연예인에게 열광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사는 곳이 런던 같은 큰 도시라 아니라 전형적인 영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서 더욱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영국이라는 보수적인 나라에서는 유럽 한류 붐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아직은 무리인 듯 보입니다.

제가 영국에 와서 가장 깜짝 놀랐던 것은 일부를 제외하고는(한국과 관련된 일, 여행을 해 본 사람들), 보통 영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정말 없다는 거였어요. 항상 처음 영국인들을 만나면 묻는 질문이 어디에서 왔니 그러면서 중국? 일본? 이렇게 묻지요. 그러면 가끔 장난으로 저는 왜 한국은 말 안해? 그렇게 도리어 묻곤 한답니다.

그 다음 질문이 가관입니다.

Are you Korean, South or North?

전 이 질문을 받고 참 황당했어요. 하지만, 그들은 진짜 몰라서 묻는 거라는 것을 알았어요. 근데 이 질문은 영국 뿐 아니라 아시아 인들만 빼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묻는 질문 중에 하나라는 겁니다. 하도 이 질문을 하니깐, 이제는 울 신랑이 자기는 이제 그냥  Korean이라고 대답할 거라고 해요. 저번에 친하게 지내는 캔터베리 카운실에 다니는 영국인 공무원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너는 남한에서 왔지.. 그렇게 다소 긴가민가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거에요. 제 주변에는 이런 질문 안 받아 본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랍니다.


한국에 TV 있어?   삼성, 현대가 한국 브랜드라고?

영국 및 유럽인들은 아직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6.25 전쟁이 막 끝난 가난한 나라인 줄 아나봐요. 영국 노인분들은 가끔씩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너희 나라에는 TV는 있어? 이렇게 질문을 한다고 합니다. 하도 기가 막혀서 그 집의 TV를 보면 삼성, LG라는 거에요. 얼마 전 아는 한국인 동생이 영국 할머니를 만났는데, 이런 질문을 받고,  한국의 발전상에 대해 막 설명을 하니깐 깜짝 놀라면서 한국이 그런 곳이냐고 재차 물었다고 합니다.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아직도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삼성, 현대가 일본 회사인 줄 안다는 겁니다. 교회에서 만난 영국인 아줌마도 삼성, 현대가 일본 회사인 줄 알고 있었다면서 저에게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유럽 학생들은 한국 제품인 삼성 핸드폰을 사용하면서도 한국이라는 나라의 제품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지요.

                                           삼성은 한국 브랜드라고요. 일본 아닙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한국에는 정글이 있니?  한국어는 일본어, 중국어와 비슷하니? 

영국의 모 어학원 선생님 중에는 한국 학생들에게 한국에 정글이 있지? 그렇게 물으면서 열대 기후를 가진 나라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제가 종종 이야기하는 영국 공무원 아저씨는 갑자기 한국에 대해 질문이 있다고 하는 거에요. 질문을 들어보니, 한국에 대한 정보가 거의 0%에 가까웠지요. 한국 음식, 문화, 언어에 대한 질문을 하는데 완전 한국이 중국의 일부인 줄 알 정도로요. 또한 한국인 친구가 난 겨울에 한국에서 스키, 스노보드를 탄다고 했더니, 어떤 영국인이 한국에 눈이 있냐고 했다는 소리도 들었답니다.  

전 한국에 있었을 때에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유럽인들에게 어느 정도는 알려졌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했었거든요. 제가 처음에 영국에 왔을 때와 지금은 거의 5년이라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차이가 있다면, 영국에 K-POP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조금 생겼으며, 한국 음식에 대해 아는 영국 학생들이 조금은 늘었다는 거에요. 아직까지 그 수가 적기는 하지만요,  Korea 라는 이름이 점점 알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소 황당한 질문을 받고 기막혀 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한국에 문외한 영국인들에게 좀 더 한국을 알리기 위해 애써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