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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제가 영국 대학에서 박사 과정 중에 일본 정치/사회 과목의 일부를 담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금요일마다 정치학과 일학년 학생들과 관련 영화를 감상하고, 시간이 남으면 간단하게 그 내용에 대해서 논의를 하는 정도이지요. 이 수업과 관련된 지난 포스팅도 참조해 보세요.

 

 

오늘의 일본 영화는 Departure였습니다. 아카데미 외국어 부분을 수상한 작품이지요. 그런데 제가 아는 것은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보통 수업 전에 그날 볼 영화를 한 번 훑어 보거나 인터넷을 통해 내용이라도 파악해서 가는데, 이번 주는 너무 바빠서 엄두조차 못 내었었죠. 그런데 오늘 수업에 들어가서 DVD 케이스를 여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DVD가 케이스안에 없었던 것이지요. 이번 학기 처음으로 케이스 안을 확인하지 않았는데 아뿔싸 딱 오늘 이런 일이 벌어졌네요. 당황해서 교수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전화했더니 자신도 잘 모르겠답니다. 더군다나 대학 행정직원과 중요한 약속으로 학교 밖에 있더군요.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며칠 전 담당 교수와 이야기 했던 "일본의 자살에 관한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으므로 시간되면 한번 보여주자는 말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교수에게 알아서 해결할 테니 걱정 마시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지요.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SAVING 10,000 - Winning a War on Suicide in Japan" 입니다.  

 

 

 50분 가량의 영상이니, 시간 있으시면 꼭 한번 시청해보세요.

 

내용 자체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일본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를 다양한 원인 –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등 – 에서 찾아보면서, 궁극적으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이자 나레이터인 아일랜드 출신 Rene Duignan이 사실은 도쿄 주재 EU 대표부에서 근무하는 경제분석가라는 점이 꽤 흥미 있었습니다. (물론 집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그렇게 알게 된 것이지요.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왜 이 서양사람은 일본의 자살에 관심이 많나' 궁금하기만 했었거든요.)

 

이 다큐멘터리는 시작부터 일본의 높은 자살률에 대해 간략한 통계 수치부터 보여 줍니다. 과거 10년 동안 일본에서는 30만 명이 자살했으며, 인구대비 자살률은 미국의 2배, 태국의 3배, 그리스의 9배, 필리핀의 12배라고 합니다. 아마도 세계 경제를 한때 이끌었던 - 그리고 지금도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 일본을 바라보는 경제분석가의 눈에 이상하리만큼 높은 자살률은 어색하게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저는 그 내용이 일본이 아니라 한국인 것 같아서 보는 내내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과도한 경쟁, 학교 및 직장에서의 따돌림, 자식들에게 버려지는 노인들, 입시 위주의 교육, 은퇴 후의 상실감, 터무니 없는 이자를 받아 서민경제를 압박하는 사금융 등, 어느 하나 한국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시청을 마치고 담담하게 학생들에게 말을 했습니다.

약간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영상의 내용 90%, 아니 95%를 한국의 상황에 대입해도 다르지 않다.

 

한국과 일본의 높은 자살률

 

그런데 다큐멘터리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그 아일랜드인은 "일본인과 일본이라는 시스템이 미숙하게 대처하는 자살 문제"에 가차없이 비판하더군요.

이를테면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자살 미수자들인데도 불구하고, 치료만 되면 그냥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죠. 이런 사람들은 다시 자살을 시도하여 또 실려오기 때문이죠. 즉 그는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상처치료뿐만 아니라 심리치료와 집중 상담을 병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무시되고 있다고 보고 있고, 정신병원에서 하는 치료 역시 본질적인 치료가 아닌 약품 처방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구구절절 다 옳은 이야기였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큐멘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일본의 자살자의 수 – 현재 한 해 평균 3만 명 – 중 그 3분의 1인 만 명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유럽인은 일본의 다양한 단체, 조직 및 정치권 등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지요. 최근 일본 언론 기사를 보니, 그의 이러한 노력은 일본 사회에서도 꽤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한 외국인의 열정이 일본 사회를 어느 정도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보고 있자니, 저는 어쩐지 일본이 무척 부럽더군요. 적어도 일본에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노력하는 외국인이라도 있으니까요. 외국인 한 명의 열정에 의해서 비로소 움직이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어처구니 없어 보이면서도,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해결하고자 할 의지가 전혀 없는 우리 한국, 한국인의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출처: http://ajw.asahi.com/article/behind_news/social_affairs/AJ201212200011)

 

최근 뉴스를 보니,  "한국 자살률이 높다" 는 것과 함께, 그 원인으로 "신변을 비관했다", "왕따 당했다" 등의 내용을 접하곤 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간과했던 것은 "사후 약방문" – 사실 그런 것도 있기는 한지 의심스럽지만 – 이 아닌, 범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다큐멘터리 마지막에 나온 일본인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유명한 관광지이자 일종의 자살바위라고 알려진 곳 (지난 30년간 646명이 자살함) 에서 다른 자원봉사자와 함께 6년 이상 순찰했던 그는, 지금까지 그곳에서 자살을 시도했던 300명 정도의 목숨을 구했다고 합니다. 단지 4명만이 그와 동료들의 설득에도 목숨을 버렸다고 합니다. 그 경험을 통해 그는 말합니다.

"어떤 누구도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도움을 기다리지요. 이런 것을 알면서도 그저 보고만 있는 것이야 말로 범죄입니다. 살인과 마찬가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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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국품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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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린. 2013.03.09 10:21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맞습니다. 자살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문득 그 앞에 서게 되면 겁이나고 누군가가 잡아주길 원하는 바람이 크지요...
    그것을 보고 방치하는게 살인과 다름없다는 마지막 문구가 와닿습니다.
    논문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

  3. 하모니 2013.03.09 11:3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일본에서 중역이나 보좌관의 자살이 많은 이유는 검찰에서 봐주지 않기 때문이죠. 사장지시로 불법을 저질렀다 이래도 검찰에서 안봐주고 구속합니다. 그러다보니 사장을 보호하려면 자살하는 수밖에 없죠. 주군을 보좌하기 위한 할복이라는 명예심도 있고. 한국은 다릅니다. 중역들이 자신은 깃털이라고 하믄 가볍게 봐주고 넘어가죠. 그렇게 불어도 되는게 ㅅ재벌회장들은 돈으로 힘으로 유야무야 넘어갈수 ㅇ있으니깐 별문제 안되구요.

  4. 쿠쿠쿠(윤약사) 2013.03.09 12:0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공감이 가는 이야기네요.
    한국의 자살 수준은 이미 일본을 넘어섰다고 보는 지라;;;

  5. 푸른. 2013.03.09 15:5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 정말 다큐멘터리에서 논하고 있는 점이 한국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반영이 되군요...
    제에게도 그리고 제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이 되기 때문에 제 마음이 참 무겁네요.....
    한국 사람의 자살율도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ㅜ_ㅜ
    도움이 되는 글 잘 읽었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6. 보헤미안 2013.03.09 17:4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한국에서도 거의 유사한 상황인거 같네요..ㅠㅠ
    공감이...

    논문 끝까지 열심히 화이팅하세요☆ 잘 될꺼에요☆

  7. 작은노아 2013.03.09 17:4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한국에 비해 일본은 평화로운 나라인줄알았는데...

  8. 흑기사 2013.03.09 21:2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나마 옛날 통계를 쓰셨네요..2010년을 기준으로 저 숫자가 30을 돌파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 남성 자살률이 어마어마하죠..
    .
    잘 사는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것도 중요한데 말이죠..^^

  9. 딴죽걸이 2013.03.10 07:1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합리 가 당연한거고 비겁한게 당연한거고 범죄면 돈이면 되는거고........

    애들에게 부끄럽습니다.

  10. 품절녀 팬 2013.03.10 08:5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한국의 한강 다리가 생각이 나는 군요.
    한강 다리에서 자살하는 일이 많으니 조금이나마 방지 하고자 그 다리에 감동적인 문구 하나하나를 붙여 놓아서 자살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하게끔 해놓은.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나도 무관심 한 듯합니다.개인 또는 그 가장의 의 치부라고 생각하고 한 사람이
    자살을 하게 되면 그 동네에서 창피해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는 그런 모습들..

    너무너무 씁쓸합니다.

  11. 도플파란 2013.03.10 09:54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스스로 생명을 끊었다는 뉴스를 접할때마다 가슴이 내려앉아요 ㅜㅜ

  12. 작토 2013.03.10 15:4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덕분에 또 좋은 동영상 보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13. 박혜연 2013.03.20 09:38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실제로 연간자살자수를 보면 일본이 대한민국보다 훨씬 많습니다! 일본이 워낙에 경쟁사회인데다가 군국주의사상이 길들여져있으니 당연히 누군가자살을 하면 다같이 자살하는것이 일상으로 여길정도니깐요! 여기서 10만명당 자살자수를 따지지마시고 1년간 일어난 자살자수를 보시는것이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을 보면 겉으로는 번지르르하고 말끔하고 깨끗한데 속은 진짜 상처투성이에 불과한 불쌍한 부국이얘요! ㅠㅠㅠㅠ 그래서 남아시아의 조그만왕국인 부탄을 보면 일본인들도 반성을 많이해야할것같네요?
    일본은 자살자수만 많은것이 아니라 만14세이하의 어린이비율도 세계에서 가장 낮은데다가 그비율도 13%정도 만30세미만의 청년층까지 합하면 고작 30%안팤이니 이래서 일본을 세계에서 가장 늙은나라라고 불리운것이 현실이 된것같아요! 암튼 대한민국이나 일본 점점 행복지수가 올라갔으면 바램이네요?

  14. 박혜연 2013.03.31 07:5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과거 일본에서 자살자수는 무려 3만7천여명이나 되었으나 현재는 2만7천여명정도로 줄었다고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죠~! 일본보다 자살자수가 많은나라는 중화인민공화국이랑 인도 러시아연방 미국등 단4개국정도로 인도는 무려 20만명이상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하네요? 그리스일 경우 인구가 적으니까 자살자수는 다른나라에 비해 적은편이나 그래도 과거보다 자살자수가 많이늘어나 작년에는 1000여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하더군요?

  15. !! 2013.04.10 00:1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한국이 더 심해면 심했지 안심하진않았을겁니다

  16. 냥이 2013.04.24 21:36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돈이 많고 배운게 많다고 행복한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네요..경쟁이 심한 사회에선 경쟁이 싫어서 그 루트를 떠나게되면 무시당하게 되고 아니면 경쟁에 끼여 시달려야 되니 어떤 상황이라도 스트레스가 있는것 같아요..남이 불행하면 나도 행복할 수가 없지요..

  17. 김지우 2014.01.24 17:2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현실을 호도하지 마십시오. 우리나라 10~30대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더 낮습니다. 우리가 1위인 이유는 oecd평균보다 훨씬 높은 노 인 자살률 때문입니다. 못 믿겠으면 oecd 평균 연령별 자살률과 한국의 연령별 자살률 통계를 검색히니보십시오.

  18. 김지우 2014.01.24 17:37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참고로 75세 미만 한국 노인의 자살률은 일본의 4배고 7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일본의 10배입니다. 세금 더 내기 싫어하는 이기적인 한국인들이 노인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 할 수 있죠. 자살률만 보면 한국의 10대 20대는 30대는 oecd국가들에 비해 매우 매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19. 김지우 보시오 2014.05.07 22:20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세금 내기 싫타라...? 젊은 계층일수록 군소리 않고 세금 잘냅니다. 거의 대부분이 월급쟁이고, 알아서 빠져나가니 신경도 안쓰구요. 자영업 소기업이라 해도, 대부분 세금계산할 여유따윈 없어서 (대한민국이 왜 여유따위가 없는 나라가 된지 아십니까? 젊은사람들 탓이라구요???) 알아서 처리해주는 법무사등에 맡깁니다. 조세회피의 가장 문제계층은 기성 구세대중에 특히 상위계층에서 만연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텐데요..? 흔히 저주받은 세대라는 마지막 베이비붐 세대에 40대를 바로 눈앞에 둔 사람으로써 볼때, 님의 분석과 주장은 허술하기 짝이 없네요.
    그리고 그 노인이라는 계층들.. 선거때 누구 찍습니까? 국민복지와 사회안전망을 생각하는 정치세력을 뽑습니까? 아님 재벌과 상위계층이 먼저다 하는 정치세력을 뽑습니까? 재벌경제와 대규모산업에 의존해 성장하는 시대는 끝난지 오래인데도 말이죠?
    후손들의 미래를 시궁창에 쳐박아놓고, 자신들의 무지때문에 자업자득으로 당하는 그런 세대들은 이제 동정조차 안갑니다.
    세월호 사건에 참담함을 느끼면서 대한민국 기성세대들의 의식수준에 신물나는 판에 젊은세대들은 행복한거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보고 있자니.. 말로 표현할수 없는 짜증이 솟구칩니다.

  20. 박혜연 2014.05.29 15:29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리고 필리핀같은경우 2010년도에 자살로 사망한 사람수가 2054명으로 일본이 당시 31450여명이 자살로 사망했던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적은수랍니다! 그이유가 일본은 무종교국가이고 자살을 강요하는 사회이고 절망을 강요하는 사회이다보니 자살자수가 많을수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심리치료와 치유프로그램으로 자살자수가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고해도 인구가 워낙에 많은나라이다보니 어쩌겠어요? 필리핀은 카톨릭국가인데다가 바할라나라는 될때로 해라라는 사고방식덕택에 아마도 자살자수가 1억이 넘는 인구에 비해 적은것 같더라군요? 더군다나 가난한나라임에도 가족유대감이 강한덕택에 고독사도 별로 없으니깐요!

    • 좀헛소리마세요 2014.07.25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슨 일본과 필리핀이 비교의 대상이 됩니까?아 참...마치 방글라가 행복지수 1위라면서 떠벌리는 격이네. 그리고 뭔 일본이 무종교입니까?
      필리핀 같은 나라가 완전히 썩었는데 제대로된 통계조차 못내요!
      아 좀 제발 관념적인 소리좀 그만 하쇼!!!

  21. 민영 2014.11.23 15:2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글입니다 유익하게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