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국품절녀 & 남 in UK/영국 품절남 글은 여기에

크로아티아에서 한글 광고판을 보는 즐거움

by 영국품절녀 2018. 7. 29.

안녕하세요? 품절남입니다.
요새 너무 더워서 숨조차 쉴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더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더위에 헉헉대고 있는데요. 뉴스나 주변 사람들은 저의 학창시절이었던 1994년을 종종 말하곤 합니다. 몇 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94" 에서도 그 해 더웠던 여름에 관한 장면이 나왔는데요. 당시 저는 에어컨도 없던 집에 살았지만 그래도 부산, 그것도 바닷가에서 가까웠던 곳에 살아서 그런지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꼬박 한 달 전에 저는 대학 방학이 시작되자 마자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그 이유는 교내 연구소 주관 국제 학술대회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것을 준비하느라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학기말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학술대회가 열리는 곳은 옛 유고슬라비아의 한 지역으로 내전으로 인한 상처가 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였습니다. 다만 이왕 간 김에 그 주변 여행 일정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고 연방에 속했던 주변 국가인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도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사실 최근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한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여행지입니다만, 제가 유학하던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관광 가이드 말로는 원래 발칸 쪽 여행은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중심으로 활발해지기 시작했는데, 육로 이동거리가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 쪽이 볼거리도 더 많다고도 합니다.


저는 솔직히 크로아티아를 간다는 기쁨 보다는 학술대회 때 맡은 제 역할 – 통역 및 사회 – 가 더 걱정되어서 약간 무거운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스탄불을 거쳐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공항에 도착하고 난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공항이 무척 작다" 입니다. 우리나라 지방 공항 정도 되는 무척 작은 공항이 크로아티아의 관문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끝난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선전으로 크로아티아의 인구도 널리 알려졌는데요. 400만 정도, 그러니까 부산 보다 적은 인구를 가진 크로아티아가 큰 공항이 필요하지는 않겠죠. 

 

그런데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공항 사이즈 자체는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항 밖 "한글"이 적혀 있는데 광고였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크로아티아를 찾으면 한글로 된 광고가 다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습니다. 한글이 자주 보이는 곳은 크로아티아뿐이 아니었습니다. 이웃 나라인 슬로베니아에도 한글로 된 안내판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알프스와 연결되어 있어서 산악으로 이루어진 나라라고 합니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처럼 아름다운 호수들이 곳곳에 있다고 합니다.

 

 

저희 일행은 여기서 배를 탔는데요. 이 배에도 역시 한글이 보입니다. 


 
아마 구글 번역기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vehicle이라는 영어단어를 차량으로 번역했네요. 한국 사람에게 "차량" 이란 자동차나 기차와 같이 바퀴가 달린 것들인데요. 

 

 

며칠 후에 포스팅을 또 하겠지만, 슬로베니아 관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포스토이나 동굴입니다.

오늘은 동굴 입구만 포스팅하겠습니다.

 


 
이 곳은 송로버섯이 유명한가 봅니다. 상점 곳곳에 한글로 된 송로버섯 관련 광고문구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 한글 안내문의 하이라이트는 크로아티아의 "라스토케"에서 였습니다. 

 

 


 
이 곳 역시 기회가 있을 때 포스팅하겠습니다만, 동화의 마을이라고 불릴 만큼 예쁜 곳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그 날 따라 비가 약간 와서 더욱 동화적인 분위기를 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여드릴 하이라이트는… 짜자잔~~~

 

 

마을 입구에 크로아티아어, 독일어, 영어와 함께 "한국어"가 주요 언어로서 안내되고 있습니다. 유럽여행 할 때, 아시아 언어라고 하면 보통 일본어나 중국어가 대부분이었습니다만, 크로아티아는 다르더군요. 한국 여행객들이 오죽 많이 왔으면 이곳에서 한글로 안내판까지 만들어 놓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곳을 둘러보고 난 후에 간 식당도 한국 단체 여행객들로 북적 북적거렸습니다.

 

여행지에서 한글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한국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니 크로아티아 정부 쪽에서도 그만큼 한국인들을 위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월드컵에서 유명해진 만큼 크로아티아로의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기도 합니다.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곳곳에 보이는 한글을 찾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네요.

어쨌든 더운 여름 모두 잘 견디시기 바랍니다. 
 

공감 하트 하나로 응원이 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