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살면서 영국인을 남자친구로 둔 한국 학생들부터 영국 남자와 결혼하여 사시는 60대 이상의 아줌마까지 다 만나볼 기회가 있었어요. 그 분들과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알고 있었던 많은 고정관념들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자주 구독하는 글 하나를 읽고, 그 분이 쓴 내용 중 상당 부분이 고정관념이라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반론이 아닌 “다른 시각”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쓰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 내용은 저도 동의하고 있으며, 댓 글을 보니 일부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계신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앞으로 쓴 글도 역시 공감을 하시거나, 아니면 “그건 너 생각이지” 그렇게 얘기 하실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주변의 국제 결혼 하신 분들과 3년 동안 많이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들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오니, 국제 결혼한 한국 여성들의 대한 저의 시각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동양인 최초로 파리에서 발망 무대에 선 혜박 (출처: 그녀의 미니홈피)
서양 남자에게 어필하는 동양적인 외모는 무엇일까요? 해외에서 활약중인 한국 모델들을 보면 확실히 눈이 작고 광대뼈가 나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 봤던 텔레비전 인터뷰에 의하면, 서양 남자들에게 이런 요소를 가진 얼굴이 크게 어필한다는 말도 들어 본 것 같아요. 저도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영국 남자들과 결혼한 한국 여성들을 보면 제가 그 동안 가졌던 고정관념과 크게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우리 눈에 예쁜 사람들이 그 사람들 눈에도 예쁜 것 같았습니다. 키도 딱히 작은 것 같지 않고요. 외모도 보통 사람들과 견주어 빠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 동안 만났던 영국인과 결혼한 한국 여자들은 3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는데, 솔직히 작은 눈과 광대뼈라는 전형적인 얼굴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가끔 영국인 남자친구를 둔 한국 학생 중에 앞에서 말한 그런 요소를 가진 여자를 보기는 했지만요). 다만 외모보다는 다른 공통점은 조금 발견되기는 했어요. 보통 한국 여자들에 비해 자기 주장이 확실한 사람들이더군요. 제가 만난 60대 아줌마는 영국 남편이 냄새가 싫다고 해도 아줌마는 자기는 된장찌개와 김치가 좋으니까 대 놓고 먹는다고 하더군요. 그럴 때면 영국 아저씨는 조용히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해서 드신다고 해요. 또 40대 아줌마도 한국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어서 혼자 구워먹으면, 남편은 알아서 저녁을 해결한다고 하더군요. ㅋㅋ 음식 주장외에도 흔히 기가 좀 셀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 들긴하더라고요. ㅋㅋ
2. 외국인과의 결혼은 신분상승?
이런 케이스가 신분상승이죠… (출처: 구글 이미지)
백인하고 결혼하는 것이 신분상승인가요? 한국전쟁 끝난 이후 미군들과 결혼해서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 시동생이 미국에 사는데요, 한 때 살았던 곳이 오랫동안 군대에서 근무하다 은퇴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실버 타운이라고 합니다. 80년대까지는 이 분들이 미군들과 결혼해서 미국에 살면 삶의 질은 당시 한국보다 윤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데 그것이 신분상승하고는 별로 관계가 없는 말인 것 같아요. 그리고 경제적 요인으로 본다면, 영국에서 살고 있는 일반 한인 가정과 비교 하더라도 딱히 삶의 질도 그다지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한국에서 잘 나가는 회사에 다니던 여자분이 영국사람과 결혼해서 영국에서 살면서 정부로부터 보조금 받는 생활을 하는 것도 본 적이 있네요.
그리고 남편을 데리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곳 문화가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저런 영국 아줌마들 모임에 저도 많이 나가보는데요, 항상 남편들이 따라와서 저 구석에서 책을 본다거나 아니면 처지가 비슷한 아저씨들하고 구석에서 얘기를 합니다. 그것도 아니면 그 모임이 끝날 때까지 주변을 방황하다가 시간이 되면 다시 와서 조용히 기다립니다. 그리고 각자 조용히 부인들을 데리고 운전해서 갑니다. 물론 모든 영국 부부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영국 부부는 이런 형태인 것 같더군요. 영국인과 결혼한 한국인 아줌마는요, 한국인 모임 때마다 따라 남편이 따라오려고 해서 골치가 아프다고 하더군요. 그 남편은 항상 자신은 그냥 앉아있게만 하겠다고 하고 따라와서, 진짜 조용히 앉아 계세요. 그리고 편하게 한국말로 얘기하라고 한대요. 물론 한국말은 전~혀 못한답니다. ㅋㅋ 덧붙여서 남편 출장가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한국 남자들과는 달리, 주말 내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까요.
3. 너무나 가정적인 그녀들?
내조의 여왕이라하면 천지애지요. (출처: MBC 내조의 여왕 홈피)
영국 남자와 결혼한 한국 여자들이 내조의 여왕들일까요? 음~ 그것은 사회적인 분위기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긴 영국 남자들의 눈에 집안일을 쓱쓱 해치우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자들이 대단해 보일 수도 있겠네요. 영국 여자애들과 함께 살아 본 저의 경험에 의하면 - 물론 그 애들이 어려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 제가 보기에도 영국 여자애들 청소도 좀 덜하고, 게으른 편입니다. 또한 제가 자원봉사에 나가서 그냥 한국 기준으로 슬슬 일하곤 합니다. 울 신랑도 항상 저한테 일 주변머리가 없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일하는 영국 아줌마들은 모두 저한테 Hardworking한다고 하더군요. 항상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어안이 벙벙하죠.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한국 여자들이 확실히 내조의 여왕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어요. 확실히 아기를 낳아서도 Ready Meal이나 기껏 칼질 해 봤자 파스타나 카레만 먹는 영국 여자들에 비해, 이유식까지 꼼꼼히 만들어 챙기는 한국 여자들은 정말 슈퍼우먼으로 보이겠죠?
4. 한국인 모임을 기피하는 그녀들?
영국 남자와 국제 결혼한 여자들이 한국인 모임에 좀 덜 나오기는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들 처음부터 안 나온 것 또한 아닌 것 같네요. 원래 사람들은 자기와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경향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도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무작정 다 만나는 것도 아닌 것과 마찬가진 것 같아요. 제가 여기서 한국인 아줌마들 모임을 보니까, 하는 얘기가 자녀 교육과 비자 문제 거의 2가지로 좁혀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국제 결혼한 한국 아줌마들은 어차피 비자 문제는 해결 되었겠다, 자녀 교육 문제도 남편이 딱히 극성을 떨지 않는 이상 그냥 자녀 교육은 학교에 전적으로 맡기는 경향이 커요. 아무래도 영국 부부들이 자녀교육보다 부부관계를 더욱 중요시 하는 분위기도 한 몫 하겠네요. 이러다 보니 이 두 부류의 아줌마들이 자주 만나봤자 이들 사이에 공감대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데 이야기 소재는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요? 제 경험에 의하면 국제 결혼한 아줌마들은 딱히 한국인 모임이 싫어서 안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개인차는 존재하겠지요. 그런데 나이를 떠나서 국제 결혼한 아줌마들끼리의 모임은 자주 있더라고요. 또한 자주 출입국 하는 한국인 아줌마들과 크게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제가 해외에서 생활해 보니깐 너무 친하게 지내다가 떠나면 한동안 너무 그립더라고요. 어차피 이 분들은 여기서 계속 사실 분이잖아요. 떠나는 사람들은 모르는 남는 자들의 슬픔도 알아 주세요. 도대체 알 수가 없어요? (출처: 구글 이미지)
5. 국제 결혼한 아줌마들에게 Why?
영국인 남편을 둔 아줌마에게 왜 공손하고 비굴하기까지 할까요? 전 처음 들어본 말이라서요. 만약 그녀들의 영국인 남편이 너무 잘나서 (재력, 외모 등), 뭔가 자신에게 콩고물이라도 떨어질까 싶어서 그런가요? 영국인 남자와 무척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이미 멋진 영국 남자와 결혼한 사람에게 괜찮은 영국인 남자를 소개시켜달라고 때로는 공손하게 때로는 비굴하게 굴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그 분이 영국인과 결혼했다는 사실로 뭔가 이득을 얻을 만한 것이 있는 경우에도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친해지고 싶어할 수도 있겠고요. 원래 인간들이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남에게 공손 또는 비굴해지기도 하잖아요. 이런 이유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어요. 이런 것이 아닌 경우에 단지 영국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공손하고 비굴하게 구는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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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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