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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외로운 해외 생활 유일한 친구, 부부이다.

by 영국품절녀 2013. 8. 11.

 

어제 온라인 기사를 뒤적거리다가, 100% 동감하면서 읽은 기사가 있었어요.

김남주, 유일한 친구는 남편, 아무도 안 놀아줘~

 

 

 

 

요즘 저는 함께 놀 친구가 거의 없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한국 분들은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한국을 방문 중이거나, 아예 학업이 끝나고 귀국을 해 버렸거든요. 자주 만나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소한 재미도 이제는 더 이상 없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아는 한국 분을 알게 되어 가끔 만나긴 하지만, 같은 동네가 아니어서 시간이 있을 때 쉽게 만나기도 쉽지 않네요. 게다가 일요일만 빼고 일을 하는 통에 자원 봉사 등을 포함해서 영국 아줌마들과의 만남도 잠시 미룰 수 밖에 없게 되었어요. 특히 여름 휴가 기간이라서 다들 여행 및 가족들과 보내고 있으니 외국인인 저는 더욱 더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의 단조로운 일상을 보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을 하고 3시 30분 정도에 집에 도착합니다. 집에 오면 피곤감이 밀려 오지요. 잠시 낮잠을 자거나, 혹은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보거나 카페에서 차를 마시지요. 즉, 일하는 시간만 빼고는 대부분의 저의 일상은 신랑과 함께 입니다. 최근에는 제가 일하는 장소가 잠시 신랑이 일하는 곳으로 바뀌어서 일도 같이 하고, 거기에 삼시 세끼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어제 저녁에는 일찍 식사를 마치고 시내에 산책을 하러 나왔습니다. 해가 늦게 지는 탓에 여전히 파란 하늘에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밖에 있는 시간이 너무 좋더군요. 이럴 때 마음 맞는 누군가와 함께 맥주 한잔을 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최근에 한국에 간 친했던 지인들이 한없이 그리워지더군요.

 

그러면서 저는 신랑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나는 이제 놀 사람은 신랑밖에 없는 것 같아. 한국에 가도 다들 일하고 가족 챙기느라 바쁘니 만나기도 어렵다고 하더라고...

 

신랑 역시...

나도 마찬가지지. 남자도 결혼하기 전에야 친구지,

결혼하고 나면 부인 눈치 보느라 못 만나.

 

 

 

다음 파워 블로거이신 강춘님의 삽화입니다.

(강춘 님의 글을 더 보시려면 ---> http://blog.daum.net/kangchooon/)

 

기사를 보니, 김남주도 유일한 친구는 남편 김승우라고 하며서, 늙으니까 아무도 안 놀아준다고 하네요. 아이들을 재우고 남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사는 일부 사람들도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는데 하물며 해외에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어학연수를 온 대학생 및 학부 유학생들이 대부분이라서, 저희 부부도 유일하게 서로의 친구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함께 출/퇴근하고, 함께 나머지 시간을 보냅니다. 보통 저녁 식사를 마치면 잠깐 산책을 하고, 신랑이 만들어준 커피를 마시거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거나 재미있는 영화 및 TV 프로그램을 보지요. 주말에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혹은 외식 및 가까운 지역으로 바람을 쐬러 나가는 등 둘이서 노는 시간이 많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신랑과 함께 삼겹살을 먹으면서,

요즘 한창 재미있게 보는 꽃할배를 시청했어요. ㅎㅎ

 

가끔은 신랑과 둘이서만 노는 것이 한없이 지겨울 때도 있긴 합니다.

아마도 울 신랑 역시도 저와 비슷한 심정일 것 같습니다. ㅎㅎ 왜냐하면 저희 부부의 경우에는 결혼 전까지 영국에서 연애를 했기 때문에 거의 매일 얼굴을 봤지요. 결혼한 후에도 항상 친구들과의 모임에 저를 데리고 다니는 신랑이라서 그런지 연애 2년과 결혼 5년 종합 7년동안 여전히 신랑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긴 것 같습니다. 특히 영국에 와서는 더욱 더 그렇고요.

 

영국에 온 지 몇 달 안 된 한국 아줌마 역시도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영국에 와서 가장 힘든 것은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동네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신랑은 자신이 친구라고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나는 신랑 흉도 볼 수 있는 그런 친구가 필요하다고... ㅎㅎ

 

저 역시도 신랑 이외에 그저 수다를 떨 수 있는 저와 비슷한 연령의 여자 친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카톡으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대화를 한다고 해도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거든요. 물론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한국에 있어도 서로 자주 만날 수가 없다고 하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해외에서 사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사는 것이 이런 외로움은 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겨운 것을 못 찾는 저는 신랑과 재미있게 놀기 위해 항상 무엇을 할까 고심을 합니다. 그런 저를 신랑은 꽤 부담스러워 하지요. 그래도 다행히 신랑이 저의 성격을 잘 맞춰줘서 다행이라고 여기면서 삽니다. 외롭고 따분하고, 맘 놓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친구도 거의 없는 해외 생활에서 그래도 내 속 알고 항상 든든하게 내 편이 되어주는 유일한 친구인 신랑이 있어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찌보면 부부는 평생 가장 친한 친구처럼 의리와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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