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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결혼식과 장례식의 공통점, 노래가 같아

by 영국품절녀 2013. 4. 23.



 

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오늘은 가볍게 영국의 노래에 대해서 글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영국은 현대 대중음악에 족적을 남긴 많은 인물들을 배출 한 나라입니다. 비틀즈, 롤링 스톤즈, 퀸, 레드 제플린 및 엘튼 존 등이 특히 유명할 듯 합니다. 한 때, 영국의 침공이라고 불릴 만큼 미국에서도 영국 팝 음악이 위세를 떨친 적도 있었는데요, 요즘은 조금 시들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영국 팝 음악을 듣는 층이 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클래식으로 넘어가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영국 출신의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가라고 하면 에드워드 엘가 정도를 제외하고, 그다지 저처럼 초보 클래식 애호가에게는 알려진 사람이 없습니다. 헨델이 비록 영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으며, 헨델이 영국으로 귀화를 하여 생활을 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태어난 곳이 독일이다 보니 완전한 영국인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쯤에서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 를 한 번 들어 봅시다.

 


물론 영국 출신의 작곡가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동생이 클래식(작곡)을 대학에서 전공했던 관계로 이래 저래 귀동냥이 전부인 제 수준으로서는 영국 출신 유명한 작곡가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겠네요. 하지만 유명한 작곡가가 배출되지 않았다고, 영국 클래식 음악 수준이 떨어지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영국은 산업혁명 덕분에 유럽 내에서 가장 큰 음악 시장을 일찍부터 갖고 있어 유럽 대륙의 많은 음악가들이 18-19세기에 걸쳐 영국으로 공연하러 많이 왔다고 하네요.

 

그런데 영국 내에서 작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교회음악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국 찬송가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이작 와츠(Isaac Watts)도 영국의 국력이 뻗어나가던 18세기의 사람입니다. 사실 이 이름은 한국인에게 전혀 친숙하지는 않을 듯 하지만, 그의 대표 곡은 웬만하면 다 아실 것 같네요. “기쁘다 구주 오셨네.” 적어도 한 번 정도는 들어보셨죠?

 

그런데 오늘 말씀 드리고자 하는 노래는 최근에 있었던 영국의 중요 행사에서 불려졌던 영국 찬송가입니다. 영국에서 살다 보니 교회 분위기가 꽤 세속화되어 있는 것 같은데요. 예배 시간 찬송도 한국 예배시간에 불리는 것보다 현대 가스펠 곡들이 많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교회에서는 영국, 미국, 독일 등에서 18세기에서 20세기 초에 부르던 찬송을 주로 부르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한국교회 예배시간에 불렀던 노래들은 정작 영국에서는 가뭄에 콩 나듯 나오곤 하지요.

(아~ 영국에서도 교회마다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주시길 바랍니다. 적어도 제가 영국에서 다녀봤던 감리교, 침례교, 연합교회 등은 그랬습니다).

 

다시 영국 찬송가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 love divine all loves excelling ”입니다. 한국어로는 "하나님의 그 크신 사랑" 이라고 하네요. 글을 읽으실 분들 중에는 찬송가라서 거부감이 있으실 수도 있겠지만, 다음의 영상을 한 번 보시면 종교를 떠나 이 음악의 장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효과가 있네요.

 

 

관심 있는 분은 아시겠지만, 재작년에 있었던 윌리엄 왕자와 캐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입니다. 중간중간에 꽤 유명한 영국인들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신앙심이 어느 정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모두들 잘 따라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노래가 최근에 사망한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의 장례식에서도 불려졌다고 합니다.

 

마가렛 대처의 장례식 영상인데요, 이 곡은 32분 15초부터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노래는 앞서 말했던 가뭄에 콩 나듯 부르던 옛 노래 중 하나 것 같습니다. 내용까지 소개하자면 본 글의 목적에서 벗어나는 듯 해서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다만 영국인의 결혼식, 장례식, 그리고 예배 시간에 꽤 자주 불리는 옛 찬송인 것을 감안하면, 영국인들이 이 노래를 꽤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영국 내의 기독교 종파를 초월해서 종종 부르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네요. 저희 교회에서도 이 곡을 부를 때에는 다들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열창한답니다.

 

 (출처: Telegraph.co.uk)

 

(출처: Mirror.co.uk)

 

참 가사를 보면 조금 옛 영어의 인칭 표현이 나오는데요.
"Thee = 당신",  "Thy = 당신의" 로 해석하시면 될 듯 합니다.

문맥상 "주님", "주님의" 정도가 되겠네요.

 

이 노래를 여러분에게 꼭 알려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영국인들이 주요 행사 때 부르는 노래를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지요. 음악전문가가 아닌 저로서는 영국 음악이 "이렇다, 저렇다" 라고 판단할 수준도 못 됩니다. 만약 영국관련 어떤 큰 행사를 영국 성공회 예식으로 치를 때 혹시 듣게 될 수 도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 알려드리는 것 뿐입니다. 여유로운 시간에 커피 혹은 차 한잔과 함께 들어 보세요.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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