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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국품절남입니다. 지난 주였나요? 제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느 방식이 옳을까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모 대학의 학내 문제에 제 경험을 되짚어 보며 작성한 글이었습니다. 그 글을 쓴 후, 그 대학의 학생인 분이 비밀 댓글로 현재 해당 대학의 학생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학내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설명해 줬습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대학에 입학기도 훨씬 전인 1993년, "부끄러운 A학점보다 정직한 B학점이 낫다 (박광철 著)" 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지혜와 조언을 여러 주제별로 모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약 20년이 지난 현재, 과연 제가 아이에게 이 말을 떳떳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학생 수1/3~1/2이 A학점을 받는 현실에서 제 아이에게만 B학점을 받으라고 할 수 있을지요. 물론, 아이가 먼저 "아빠, 난 열심히 공부했고, 떳떳하게 B학점을 받았어요"라고 먼저 말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알 수 없죠.

 

사실 각 대학교 학점규정에 교육부가 손을 데려는 이유는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조치는 대학 교육의 공신력과 관련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이기는 합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와 한 학기 가르쳐 본 결과, A학점에 무조건적으로 30%를 배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 같거든요. 그렇다고 학생이 7~8명 밖에 되지 않는데 상대평가 하라는 것도 교수나 학생 입장에서 모두 가혹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학생수가 적을수록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과제 및 시험 성적도 상향될 수 밖에 없겠지요.

 

(출처: Google Image)


그런데 학점의 인플레이션은 비단 우리나라 상황만은 아닙니다. 세계 학계를 이끌어가는 미국의 속칭 Ivy League 대학들의 학생 평균 학점은 거의 A-육박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 범주에 프린스턴 대학 정도가 제외된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이 대학은 그 동안 A학점 받는 학생의 비율이 35%로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라고는 합니다. 하지만 경쟁대학의 학생들에 비해 대학원 진학 및 취업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학생들의 반발이 꾸준히 이어져 와, 결국 작년에 폐지되었다고 합니다. 프린스턴대학 학생들의 평균 학점도 이제 곧 다른 Ivy League대학들과 별 차이가 없어지겠지요. 

 


 
(출처: The Economist )


위 그래프를 보면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어느 대학이든 학생들의 평균 학점이 꾸준히 증가해 온 것이지요. 하지만 요즘 학생들의 실력이 진정 C+급에서 A-급으로 증가했을까요? 저는 이 시기 동안 학생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 되었다고는 생각합니다. 다양한 학습 기법이 소개되기도 했고, 훌륭한 교수 및 교재들도 많아졌기 때문이죠. 학생들의 공부 시간 자체가 길어지기도 했지요.


다만 위 그래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기사의 제목 자체가 "A학점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A가 아니다 (An 'A' Is Not What It Used To Be)" 일 정도이지요. 미국 유명 대학의 교육의 질 자체는 훌륭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대로 간다면 그 대학에서 받는 학점까지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요?

 

학점 인플레이션을 꼬집은 카툰

A 학점이 평균이군요. ㅎㅎ

 

교육부가 각 대학의 학점까지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해 보이긴 합니다. 그것도 지원금을 미끼로 강요한다는 현실이 씁쓸하기까지 합니다만, 대학 학점의 인플레이션은 결국 대학 교육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교육부의 의도 자체를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학생수 및 교과목의 특성까지 무시해서는 안 될 듯 합니다. 제가 현재 가르치는 대학은 비교적 이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는 듯 해서 다행이네요. 학생 수가 9명 이하인 경우에는 절대평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니까요.


학생 수가 100명인 어떤 과목에, 모든 학생들이 뛰어난 학업 수행능력을 보여준다면 가르치는 입장에서 볼 때 어떨 것 같나요? 뿌듯함과 동시에 그만큼 괴로운 상황은 없을 것 같습니다. 상대평가 제도를 따라야 한다면 더욱 그렇겠지요. 다행히 제가 지난 학기 두 대학에서 가르쳐 본 결과, 절대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더군요. 그래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기만 하는 대학 학점을 고려하면, 한국, 미국 할 것 없이 A, B, C 학점 제도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저는 그나마 행복한 시기에 대학을 다녔다고 자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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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국품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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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5.01.10 08:2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하아...성적에서 그만 전 해방되고 싶어요...ㅠ

  2. 글쎄요 2015.01.11 11:5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호주에서 치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아이비리그와 의치대 로스쿨은 이런 학점 매기는게 별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에이와 비 그리고 씨 사이의 격차가 거의 종이 한장 차이이기 때문이죠. 다들 공부라면 전국에서 탑을 찍던 아이들입니다. 치대와서보니 다른 학과와 듣는 수업의 경우 각 학과 평균점수를 비교해보면 이건 뭐 넘사벽입니다. 한국에는 연대의대가 불필요한 학점 과열경쟁을 막고 보다 학과 공부를 심층적으로 연구할수 있도록 패스냐 패일이냐로 학점제도를 바꾸었다고 하는데 확실히 억울하게 한문제로 학점이 나뉠수도 있는 이런 대학과 학과는 이런 방법이 아이들 교육에 좋다고 봐요

  3. 유학생 2015.01.12 08:03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미국에서 아이비리그는 아니지만 주립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는 지금 사회학과 컴싸를 복수전공 중인데요. 과에 따라 학점 퍼주기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일반화를 하기에는 좀 지나친 감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사회학의 경우, 어느 정도 루브릭이 있다해도 교수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크지만 컴싸를 비롯한 공대 과목의 경우 그럴 소지가 적을 뿐더러 절대평가를 적용하고 있어 개인의 역량과 교수의 기대(?)를 넘어서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거 같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제가 미국와서 공부하면서 점차 느끼는 것은 '내가 학점을 잘 받기 위해 남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계발하기 위해 나 스스로와 경쟁하여 점수를 얻자.' 라는 점입니다.

    • 영국품절녀 2015.01.12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는 말씀입니다. 아무래도 이공계쪽은 뚜렷한 점수 가이드라인이 있으니까요. 뉴스에서는 한쪽면만 보고 과장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4. 2015.01.12 12: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5. 도플파란 2015.01.13 05:35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과도한 절대평가도 문제지만, 과도한 상대평가도 문제인 것 같아요.. 현재 교육부에서 평가에 성적평가를 넣을려는 것은 이해되지만, 이것을 너무 우선 적요하다보면... 무한 경쟁에 있게 되는 것 같아요..우선 교수와 학생간에 성적산정에 대한 불신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학생은 이런 저런 사정을 이야기 하면서 좋게 성적을 받을려고 하는 것도 문제이구요.. 취업했으니 무조건 성적달라고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요.. 또 내가 수업시간에 이렇게 했으니, 이 점수 달라는 것도 아니구요..

  6. 봉포스트 2015.01.14 04:22 신고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요새 B0 받으면 정말 못 받은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