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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김연아의 은메달... 쿨하지 못해 미안해~~

by 영국품절녀 2011. 5. 1.


해외에 있지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 연기를 한국인 애들과 모여 모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전 항상 아사다 마오가 연기 할때가 더 떨리는 것 같아요. 이제는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의 적수가 되지 못하는데도 말이지요.  아사다 마오는 이제 얼굴이 울상, 밉상이에요. 맨날 울려고 그러고, 측은하기까지 하네요. 그런데 일본의 지진으로 말미암아, 아사다 마오에게 동정표가 몰릴 수도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터라 전 괜시리 걱정이 되더라고요. 어쨌든, 우리의 김연아가 쇼트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1등으로 쇼트를 마감 지었지요. 다들 김연아의 재기를 축하하며, 같이 본 한국인 동생들과 함께 기뻐했어요.


드디어, 순위가 정해지는 프리 시합이 있는 날이었어요. 오늘은 저녁에 일본인 파티를 가기로 했거든요. 저랑 신랑은 김연아가 1등하면, 일본인들만 모인 곳에 가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나 그렇게 내심 행복한 걱정을 하면서, 시합을 신랑과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사다 마오보다는 안도 미키가 잘 하더라고요. 그녀는 안정적으로 무난한 경기 운영을 했어요. 인터넷 기사에서 이번 경기는 안도 미키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잘 하더군요. 그래도 워낙 기술과 연기의 실력이 김연아가 월등하니, 큰 걱정은 안 되었어요.


                                        우아한 김연아의 기럭지와 연기 표정 feel은 아무도 당해낼 자가 없어요.     (출처: 연합 뉴스)


둥둥~~ 김연아의 연기가 시작되었어요. 역시 긴 기럭지에 도토리 깎아 놓은 듯한 두상에 깔끔한 헤어 스타일과 블랙 레이스 의상 모든 것이 아주 훌륭했어요. 그 중에 특히 오마주 투 코리아 라는 배경 음악이 압권이더군요. 강약에 맞춰 김연아의 능숙한 연기가 아주 멋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김연아는 몇 번 약간의 실수도 있었지만, 전처럼 즐기면서 연기를 하는 느낌이 덜 전해졌습니다. 아무래도, 그녀가 말한 것처럼, '공백의 영향이 없지 않았다' 라는 말이 사실인 것처럼 분명 그녀는 자신이 꼭 일등으로 재기에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무척 컸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솔직히 전 연아가 재기를 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1등을 하면 정말 좋겠지만, 제발 순위 권 밖은 밀리지 않기를 바랐어요. 그건 자존심 무척 상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다행히 2위를 했어요. 당연히 1등이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요. 김연아가 아무리 모든 피겨 대회에서 1등을 했던 선수이지만, 남들 열심히 이를 갈고 연습할 때 그녀는 쉬고 있었어요. 그걸 생각하면, 전 2등도 아주 훌륭하다고 봅니다. 무슨 굴욕이니, 뭐니 그런 좋지 않은 말들은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물론 1등을 못해서 너무 아쉽고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요.


그런데, 아쉬웠던 것은 그녀가 2등을 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시상식 대에서 펑펑 울었다는 것이지요. '그냥 차라리 쿨하게 안도 미키를 축하해 주면서, 사람들의 환호에 화답을 했더라면 더욱 좋았었을 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그녀가 시상대에서 울었다는 기사를 보고 좀 놀랐어요. 눈물을 안 흘리기로 유명한 연아가 왜 그렇게 펑펑~ 울었을까?  1등을 하지 못해서 그랬는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제가 느낀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그런 연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경기 운영의 아쉬움에 대한 눈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쉽기도 하겠지만, 쿨 하지 못해 미안한 김연아에 대한 아쉬움~~       (출처: 마이 데일리)


오늘 일본인 파티에서 난 피겨 대회 이야기를 안 꺼내겠지만, 만약 그들이 이야기를 꺼낸다면, 난 쿨하게 안도 미키를 축하해 줘야지 그랬는데, 일본인 학생들은 피겨의 f자도 안 꺼내고, 모여서 한다는 것이 일본 여자들은 어제 런던에 가서 로얄 웨딩을 보고 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는 둥, 신부가 너무 이뻤다는 둥 그런 소감과 느낌들을 얘기하더군요. 일본 남자들은  프리미엄 축구 이야기를 하고요. 


그 후에는 모두들 컴퓨터 주변에 모여 뭐하는 가 했더니, 인터넷 유투브에 들어가서 "소녀시대" Gee를 들으면서 따라 춤추는 아이, 노래를 따라 하는 아이, "가와이! 가와이"를 외치면서 컴퓨터 모니터가 뚫어지도록 쳐다보는 아이,,정말 그 광경을 보니 참 웃기더군요. ㅋㅋ 신랑 왈 일본인들은 자기네들끼리 있을 때는 피겨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진 모르겠지만, 우리에 대한 배려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했지요. 일본인들의 지나친 배려는 유명하잖아요. 어쨌든 오늘 일본 음식 배터지게 먹고 와서 좋았지만, 김연아가 운 모습 자체가 전 좀 실망되고 아쉬움으로 남았네요. 다음 기회도 있잖아요. 우리 모두 김연아에게 힘을 줍시다. 
                             김연아,  화이팅!!

                       우리를 너무 배려한 건지, 관심이 없던 건지,,마냥 소시를 보면서 좋아하는 일본 친구들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