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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한국 아줌마들이 엄청 싫어라하는 영국 화장실의 불청객~

by 영국품절녀 2011. 4. 10.


혹시 mouldy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으시나요? 오늘은 여러분들이 전혀 들어보지 못한 단어를 가지고 글을 시작하렵니다. 영국에 오래 사신 분들은 이 단어를 알 수도 있겠네요. 저에게 이 단어를 알려 주신 분은 저희 주인집 아줌마였어요. 이사를 온 지 한 달이 지나서 주인 아줌마께서 집값을 받으러 오셨지요. 갑자기 화장실로 저를 이끄시더니, 욕조 천장에 약간 까맣게 점이 생긴 곳을 가리키시더군요. 이런 것이 “mouldy”라는 건데 욕조에서 사용하는 뜨거운 물의 수증기가 올라와서 벽에 생긴다고 하셨어요. 전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웃으시면서, “Mouldy? Funny word”라고 하시네요. 이건 화장실에 생기는 곰팡이를 의미해요. 전 검은 점들이 곰팡이라는 것을 그 때 알았어요.



                                오래된 과일, 빵, 음식 등에 생기는 곰팡이를 다 mouldy라고 부른답니다.

영국 화장실은 신경을 조금만 안 써도 어느새 벽에 검은 곰팡이가 자리잡아 버려요.  특히 200년이 넘은 저희 집은 화장실 겸 샤워장 천장이 낮아 훨씬 곰팡이가 잘 생기는 환경인 것 같아요. 다른 집 보다 쉽게 너무나 자주 불청객이 찾아와서 청소하는 것도 솔직히 너무 힘드네요. 주인 아줌마가 알려준 곰팡이를 없애는 세제로는 단연 브리치(Bleach)입니다. 우리로 치면 ㅇㅎ락스에요. ㅋㅋ 휴지 또는 키친 타월에 브리치를 조금 뿌려서 힘줘서 닦아주면 쉽게 없어지지요.



                               조금만 방심해도 어느 새 화장실 구석구석 자리잡는 곰팽이들


화장실 청소는 신랑이 맡고 있는데, 요즘 공부한다고 신경을 안 쓰더니만 이제는 벽뿐만 아니라 창틀, 커튼에도 검은 곰팡이가 다 퍼져버렸어요. 이를 어쩌지요. 특히 이러한 곰팡이는 겨울에 더 많이 번식하는 것 같아요. 온수로 샤워를 하다 보니,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안성맞춤 환경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여러분들께 창피하지만 저희 화장실에 살고 있는 머울디를 보여드린 후에 이번 주말에 신랑과 제가 깨끗이 머울디를 완전히 제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창틀에도 머울디들이 슬슬 둥지를 트려고 하네요.

한국 화장실과는 달리, 영국 집 화장실은 욕조 밖으로는 물을 절대 내보내서는 안되지요. 오직 욕조 안에서만 목욕 및 샤워를 해야 해요. 특히 저희 집은 오래된 목조 건물이라서 물이 밖으로 나오면 더더욱 안되거든요.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 일거에요. 그래서 청소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에요. 한국 같았으면 샤워기로 화장실 바닥 및 벽을 물로 깨끗하게 청소하면 시원하겠지만, 여기는 욕조, 세면기, 변기만 물로 조심이 밖으로 물이 튀지 않게 청소해야 해요. 청소를 해도 후련하지 않는 이 마음을 아실까요?

한국 아줌마들은 이 곰팡이 때문에 여간 골치가 아픈 게 아니에요. 어느 새 화장실을 더럽게 만들어 버리니 말이에요. 대형 슈퍼 마켓을 가보시면, 다양한 머울디를 없애는 화장실 청소 세제가 진열되어 있으니, 맘에 드는 제품으로 골라 깨끗한 화장실 환경을 만드시면 좋겠어요. 전에 브리스톨 살던 때는 기숙사에 딸린 화장실이 물로 청소할 수 있는 곳이어서 편했는데,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청소 하기가 좀 힘드네요. 원래 청소 하는 것을 크게 좋아라 하지 않아 머울디를 없애는 게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깨끗한 화장실 환경을 위해 더욱 신경을 쓰도록 하려고요. 다음에는 이런 추접스러운 글 안올리도록 할게요. 여러분 죄송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