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리얼 버라이어티 "나 혼자 산다" 가 "우리 결혼했어요" 보다 더 큰 호응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경제적인 이유로 점점 결혼을 늦추는 2~30대 젊은이들, 게다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이혼율로 인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 일인 가구 453만명"이라고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혼인 유무에 상관없이 각 자 다른 이유로 나 혼자 생활하고 있는 남자들의 좌충우돌 생활기입니다. 저도 이 글을 쓰기 위해 한 편을 봤는데요, 무척 재밌더라고요.
오늘은 "나 혼자 산다" 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특히 부모 및 친구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매 년 어학연수 및 유학 혹은 워킹 홀리데이, 취업 등으로 인해 영국에 홀로 나오는 한국인들이 매년 일정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살고 있는 관계로 영국 상황을 예로 들어 나 홀로족을 위한 생활 필수 조건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MBC)
지금부터 제가 예로 드는 영국편은 모든 영국 내 지역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므로, 그저 참고 정도만 하시길 부탁 드립니다. 덧붙여서 특히 유학생 및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은 젊은이들에게 적용되는 것임을 아시길 바랍니다.
Q. 나 홀로 살 때 가장 필요한 것??
1. 경제적 자립 (JOB) or 부모의 자금 지원 (MONEY)
영국에 무슨 목적으로 나오는지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기본적으로 준비되어야 하는 것은 "돈 (정착 비용)" 입니다.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자신이 들어갈 공간(집 혹은 방) 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집을 찾기 전까지는 잠시 거주할 곳이 필요하겠지요. 거기서부터 돈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보통 빠르면 1~3일 늦으면 일주일이 훌쩍 넘도록 주거 공간을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무조건 정착 비용이 필요합니다. 아직 영국 은행 계좌를 개설하기 전이므로, 한국에서 가지고 온 현금 혹은 직불/신용 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큰 금액이 아닌 경우에는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현금 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Tip~
특히 시티 은행 국제 현금 카드가 주요 35개국 어디에서나 금액에 상관없이 인출 수수료가 1불이라고 하여 큰 인기인데요, 최근에 수수료 1불은 변함없지만, 네트워트 수수료가 무료에서 인출 금액 0.2% 을 추가하여 인상 되었음을 알립니다. 큰 금액일수록 수수료가 제법 나가겠네요.
구체적으로 간단하게 살펴보면, 처음 집 렌트 시에는 보증금 (보통 1~2개월 정도)과 첫 달 월세 비용을 한꺼번에 지불해야 합니다. 집 렌트비는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이 얼마나 싼 집을 찾느냐에 따라 한달 생활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요. 영국 생활 중 가장 부담스러운 비용이 바로 집값이거든요. (물론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요.) 지역마다 가격차가 크기 때문에 정확한 비용을 알려 드릴수가 없을 것 같아요.
참, 일부 현지인 집 주인은 외국인들에게는 보증금과 함께 집 렌트비 6개월 ~ 1년치를 한꺼번에 받는 경우도 꽤 있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참 보증금은 이사 혹은 퇴실을 하게 될 경우에 돌려 받습니다. 단, 청소 불량 및 집(방) 훼손 등을 이유로 보증금에서 일정 금액 제외하고 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출처: 구글 이미지)
지금까지 영국에서 혼자 살기 위해서 준비해 온 정착 비용은 그저 생활을 위한 준비 단계에 필요한 것이라면, 본격적으로 "직업 유무 및 부모님의 충분한 지원 여부" 에 따라 "나 혼자 살 수 있는지 여부" 가 결정됩니다.
영국에서 혼자 살려면, 적어도 한달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직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영국에서는 어느 직업을 막론하고 정규직(Full-time)에 해당되는 정도의 일만 잡는다면, 나 혼자 사는 것은 가능합니다. 단 급여에 따라 어떻게 사느냐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요. 적어도 파트 타임의 경우에는 두 개 정도는 해야 생활이 그나마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파트 타임으로 일하고 있는데, 고작 일주일에 이틀 일하러 가며 시간도 짧아 그 돈으로는 겨우 한명 식비 정도 될까 말까 입니다.
그런데 풀타임 일을 잡는 것이 보통 쉽지가 않다는 것이 문제인데요, 제가 주변에서 보면, 영국에 온 아시아 및 유럽 젊은이들이 일을 하는 곳은 대부분 판매, 서비스 업종이 가장 많고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 체인 슈퍼마켓(Tesco, M&S, Sainsburys’, Waitrose....)
커피 전문점 (Starbucks, Costa, Nero.....)
하이 스트릿 상점들 (Topshop, ZARA, H&M, Next....)
호텔, 레스토랑, 펍 (Restaurant, Hotel, Pub..)
백화점, 쇼핑몰 (Department, Shopping Mall.....)
건물 청소, 장애인 혹은 노인 케어 (Cleaning, Social Care)
아무래도 외국인인 경우에는 영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선호하므로, 처음에는 별로 탐탁지 않는 곳이라 할지라도 일단 일을 시작한 후에 그 경력을 가지고 나중에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떤 동양인 유학생의 경우에도 런던에 있는 패션 관련 학과 졸업 후에 인지도 낮은 쇼핑몰에서 일하다가 해롯 백화점으로 옮겨가기도 했습니다.
영국 어느 지역마다 있는 잡센터 플러스
Tip~
영국에서 일을 잡을 때, 꼭 알아두면 좋을 팁~
무조건 처음부터 풀타임만 찾으려고 하지 마라!!
영국에 정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져 온 돈이 점점 바닥이 나고, 마음이 불안해지고 급해져서 무조건 풀타임만 찾으려고 혈안이 됩니다. 저 역시도 파트 타임 일자리가 들어왔는데, 무조건 풀타임 일만 찾다가 놓친 적이 있어요. 대부분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영국에 온 외국 젊은이들의 심정은 마찬가지일 거에요.
다시 말해서 풀타임이 정 없다면 일단 파트 타임이라도 얼른 시작하세요. 처음에는 파트 타임으로 시작했다가, 인정 받아서 풀타임 전환 혹은 점점 노동 시간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제 지인도 런던 햄버거 체인점에서 단기 알바로 시작했다가 점점 시간이 늘어나면서 장기간 파트 타임을 했어요. 나중에는 지점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현재 영국 경제 상황이 안 좋아, 파트 타임의 일이 훨씬 많다고 들었거든요.
설상 가상으로 파트 타임조차 구하기 어렵다면, 자원 봉사를 하면서 일 경험을 쌓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이를테면 채리티 숍(Charity Shop), 교회 카페, 키즈 카페 등등 이런 곳에서 무보수로 일을 한 후에 그 경력을 가지고 관련 일을 찾아 지원하면 됩니다. 제가 자원봉사를 하는 교회 카페에서도 보면, 종종 직업 학교에 다니는 영국 고등학생들이 카페에서 일을 배워 그 경력과 함께 추천서(Reference)을 받아서 호텔 혹은 레스토랑에 취업을 하기도 합니다.
영국은 현지인이건 외국인이건 추천서와 경력을 상당히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일부 유학생들은 여름 방학 교내/외 단기 알바를 공략해라.
학기 중에는 노동 시간 제한이 있을 뿐 아니라, 학업에 몰두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되므로, 학기 중에는 그냥 학업에만 올인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것 같습니다. 그 대신 보통 여름 방학에는 휴가철로 인해 교내/외에서 노동력이 꽤 많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단기 일자리를 꽤 구하므로, 이 때를 놓치지 마세요. 특히 방학에는 학생이라도 노동 시간의 제한이 없으므로, 약 세 달 동안 (6~9월) 생활비를 벌 수 있답니다. 학교 잡센터에 문의하면 여름 방학동안 할 수 있는 일자리가 꽤 있음을 알 수 있을 거에요.
런던이나 대도시의 경우에는 가장 쉽게 알바 자리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단연 한인 상점들입니다. 이런 곳은 영어가 크게 필요치 않고, 워낙 자리가 잘 차고 빠지기 때문에 쉽게 얻을 수 있어요. 단, 주인에 따라서 시급 및 노동 환경이 천차만별이니 잘 알아보고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영국 최저 노동 임금 (National Minimum Wage) 인상 예정~
현재 영국은 21살 이상 성인의 최저 임금이 시급 £6.19 입니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올해 10월부터는 12p 오른 £6.31로 인상 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단, 18~20세는 £4.98 ->£ 5.03으로 인상)
일을 구할 시에는 최저 임금 이하로 주는지 꼭 짚고 넘어 가세요.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최저 임금 아래로 주는 곳들이 꽤 있다고 하니까요. 일부 한국, 중국, 일본인들이 경영하는 상점들~ 참 씁쓸합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다만, 영국에서 제일 편안하게 일자리, 생활비 걱정 없이 혼자 잘 사는 경우는 역시나 부모님의 빵빵한 자금 지원을 받는 부류입니다. 저도 영국에서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다 보니, 영국에 오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되도록이면 자금을 많이 준비해 오라고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업을 위해서 오는 경우에는요.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영국에서 혼자 공부하고 생활하려면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형편은 받쳐줘야 한답니다.
2. 사교,취미,종교 활동 (Social Activities) & 친구 (Friend etc)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혼자 생활하려면, 자신이 즐길 수 있고 좋아하는 취미 혹은 사교 활동 및 종교 (예배)모임에 정규적으로 참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양한 사교 및 취미 활동을 합니다. 예를 들면, 블로그 운영, 자원봉사, 파트 타임으로 일하기, 영어 수업, 퀼트 모임, 성경 공부 및 기도 모임, Coffee Morning 과 같은 현지 아줌마 모임 등등...
영국에서 현지 친구를 사귀기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학창 시절을 보낸 것도 아니고, 단기간 어학연수 혹은 일년 석사를 했다고 할지라도 내가 쉽게 연락해서 만날 수 있는 현지 및 외국 친구들의 수는 얼마 안 됩니다. 자국 및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율도 꽤 되거든요. 그러므로 다양한 사교 모임을 통해 현지인들을 사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같은 취미혹은 활동을 통해 우정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직장인들은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친분을 쌓으면 되겠지요.
참, 무조건 영어 실력을 늘린다고 한국인들을 멀리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한국인들하고만 어울리는 것은 별로 입니다. 그저 가끔씩은 우리 말로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들이 한 두명 정도는 있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거든요.
참, 외롭다고 친구들과의 만남에 치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주 친구들을 자기 집으로 불러서 함께 식사하고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친구에게도 자신에게도 참 손해가 많습니다. 물론 그 시간 만큼은 외롭지는 않겠지요. 아마도 재미있을 거에요. 하지만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합니다. 특히 무료하고 단조로운 외국 생활은요. 혼자만의 시간을 나 자신이 잘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도록 합시다.
'나 혼자 산다'의 노홍철 말에 정말 동감했는데요,
나 자신을 위해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다... (한강 걷기, 차 마시기 등)
나를 아껴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 정말 행복하다...
내 인생인데,,내가 즐거워야하니까...
좋아하는 카페에서 차 마시기~ 퀼트 쿠션 커버 첫 작품~
나 홀로 살게 되면, 누군가 옆에서 나를 챙겨주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구를 챙길 필요도 없습니다. 혼자 잘 사려면, 내가 나 자신을 아끼고 내 시간을 혼자서도 잘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즉 셀프 힐링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거겠지요.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거든요.
3. 건강하게 잘 먹기 (Eating Well & Healthy Eating)
제가 영국에 와서 처음으로 혼자 살 때 가장 힘든 것이 외로움도 아닌 "끼니 해결하기" 였어요. 저는 영국에 오기 전까지 요리를 전혀 해 본 적이 없어서, 정말 먹고 사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답니다.
저의 부끄러운 일화 하나를 소개하면요,
저와 같이 이런 철없는 사람은 없기를 바라면서, 제 얼굴에 침 좀 뱉어 볼게요.
영국 유학 오기 전에, 아빠는 요리 할 줄 모르는 저를 걱정하면서 엄마에게 밥과 반찬 만드는 법 좀 배우고 가라고 성화셨어요. 그런데 저는 아주 자신있게 "아빠 걱정마세요, 닥치면 다 하는 법이에요." 하며 큰소리만 땅땅~ 쳤습니다. 그래도 아빠는 물가에 내 놓은 자식인 마냥 이민 가방에 인스턴트 밥을 약 20개 정도와 마른 반찬 등을 넣어주셨습니다.
영국에 도착해서 저는 밥통도 없고, 반찬 만들 줄도 모르니 아침에는 시리얼과 우유, 점심에는 샌드위치, 저녁은 인스턴트 밥과 마른 반찬으로 한달을 지냈어요. 종종 친구들의 저녁 식사 초대를 받기도 했고요. 약 이 십일 정도가 지났는데, 인스턴트 밥이 몇 개 남질 않은 거에요. 두려움에 저는 인스턴트 밥을 반씩 나중에는 1/3 씩 먹으면서 간신히 끼니를 때웠습니다. 그 당시 몸무게가 한달 만에 약 7Kg 정도 빠졌어요. 낯선 환경의 적응도 힘들고, 영어 및 식사 해결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나 컸거든요.
그러다가 주변 한인 가족들을 통해 밥통을 얻고, 한국 슈퍼에 가서 기본 소스 재료 등을 사왔지만, 그렇게 준비만 하면 뭐합니까? 음식을 못 만드는데요. 아무튼 저의 첫 영국 생활의 시작은 식사 해결로 인해 너무나 괴로운 기억 뿐이네요. 다행히도 지금은 요리를 잘한다는 평을 제법 듣고 있답니다. ^^
요즘에 한국에서 온 어린 학생들을 보면, 요리를 너무 잘해요. 저 같은 사람은 거의 없더라고요. 그런데 혼자 살게 되면 끼니 해결에 큰 신경을 안 쓰기 십상입니다. 일부는 건강을 해치기도 해요. 누군가 옆에 있으면 상대방 때문이라도 음식을 하거나 같이 요리해서 먹게 되지만요, 혼자 살면 귀찮아서 인스턴트 혹은 배달 음식으로 얼른 대충 먹거나, 굴러다니는 빵 혹은 과자 조각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먹을 것이라도 많지, 영국은 외식 비용도 비싸고 크게 먹을 것도 없으니 막막할 거에요.
한국 친구들이 해 온 음식 함께 먹던 날~
제가 사는 곳에서도 일부 혼자 사는 여학생들은 식사보다는 군것질로 배를 채워서 살이 심하게 찌기도 하고요, 일부 남학생들은 그냥 굶어버리거나 대충 아무렇게나 먹어서 그런지 살이 쪽쪽 빠지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혼자 살면서 제대로 잘 해 먹고 살기란 무척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 혼자 잘~ 산다" 를 위해서는 인스턴트 음식 혹은 외식보다는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나 혼자 산다" 영국 관련된 내용이 너무 길어진 감이 있네요. 영국편이라고 한정하기보다는 "나 혼자 산다" 에 필수적으로 이 세가지는 모두 적용될 것 같습니다. 부모를 떠나 우리나라도 아닌 영국에서 나 혼자 산다를 꿈꾸거나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 홀로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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