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한국 축구 대표팀이 레바논을 상대로 6-0 대승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지난 한일전 대패 이후 자칫 침체될 수 있는 분위기였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레바논전 대승의 한 이유로 레바논 선수들 대부분이 무슬림으로 지난 달에 있었던 라마단 기간 동안 훈련을 제대로 못한 것을 꼽았네요.
라마단 기간에는 전 무슬림들이 낮 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못합니다. 이는 Fasting이라고 하는 금식입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저녁이 되어야 비로소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정해진 시간이 있습니다) 금년 2011년의 경우 8월 1일에 시작해서 거의 꼬박 한 달 동안 이어졌습니다. 설과 추석 같은 명절 때마다 우리가 음력을 따르듯이, 이들도 이슬람 달력을 사용하는데요, 매년 날짜가 다릅니다. 하여간 라마단이 끝나자 마자 경기를 치렀던 레바논 선수들은, 아마도 기력이 회복이 덜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 만나는 쿠웨이트 역시 체력을 회복했을지 궁금하네요. (이번에도 라마단 덕을 좀 봤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라마단 기간의 모습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런데 모든 법칙에 예외가 있듯이, Fasting을 시키지 않아도 되는 무슬림이 있어요. 그 예외의 대상은 바로 임신한(생리, 수유중인) 여성, 군인, 노약자 및 병자 그리고 여행자입니다. 이들이 왜 예외인지는 잘 알 것 같은데, 여행자는 좀 뜻 밖이네요. 왜 그럴까요?
울 신랑이 요새 학교 기숙사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는데요. 같이 일하는 학생들 중에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꽤 많다고 합니다. 청소하느라 꽤 힘들 텐데도, 무슬림인 말레이시아 친구들은 지난 8월 한 달 일하는 동안 물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합니다. 배고픔을 잘 못 참는 울 신랑으로서는 머리로는 이해해도 뱃속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8월 라마단 기간 동안 학생들 일부가 휴가를 받아 유럽 및 다른 영국 지방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것이에요. 울 신랑은 이제서야 그들이 여행을 떠난 이유를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재미있는 것은 8월 라마단 기간 동안 학생들 일부가 휴가를 받아 유럽 및 다른 영국 지방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것이에요. 울 신랑은 이제서야 그들이 여행을 떠난 이유를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여행자들이 fasting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고생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라마단 기간에도 여행자들에게는 음식섭취를 허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부 친구들이 굳이(?) 라마단 기간에 여행을 떠났을까요? 분명 그 수많은 무슬림 중에서도 자신의 신앙심과 관계없이 울 신랑처럼 배고픔을 못 참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런 친구들이 아마 여행을 떠나는 것 같습니다. 엄격해 보이는 이슬람 신앙에서도 이래저래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가 봅니다.
내일(수) 있을 쿠웨이트 원정경기에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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