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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유학을 결정한 사람에게 왜 악담을 해야만 할까?

by 영국품절녀 2011. 10. 3.


대학을 졸업한 이후, 직장을 다니다 뒤늦게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의 영국 생활 3년 반 동안, 이른바 한국의 초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회사까지 다니다 유학을 온 사람부터 오랜 직장생활에 지쳐 어학연수를 선택한 사람들까지 정말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이런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분들의 용기와 도전에 큰 감명을 받곤 한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영국 유학
/어학연수/자원봉사를 결심하기까지의 상황을 듣다 보면 왠지 모를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이분들 모두 그와 같은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걱정, 그리고 준비를 해 왔을 것입니다. 특히 결혼 적령기를 앞둔 여자 분들의 경우에는 가족들의 만류가 적지 않으니, 그 만큼 마음 고생도 심했을 거라고 과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준비 과정을 듣다 보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밝혔을 때
, 주변 친구 및 지인들의 반응은 한결 같다는 것이에요.
다시 말해서
,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부정적인 말을 내뱉는다는 겁니다.

 

거길 왜 가냐?”

결혼은 어떻게 할거냐?”

왜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냐?”

갔다 와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유학? 쉽지 않은데…. (경험자로서 네가 할 수 있겠냐는 표정으로)”

학위 받으면 뭐가 크게 달라질 것 같으냐?”  등등...


가족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그 만큼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리라 봅니다.

그런데 정작 황당한 것은 이런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그 동안 친하고 의지했었던 친구나 선후배라는 점입니다
. 더군다나 큰 결심을 한 자신의 친구에게 조언할 만큼 같은 경험을 한 것도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족 이외에 친구들이나 지인들까지 자신의 결정을 설득시키고 이해시켜야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네요.

 
저도 유학을 목적으로 영국으로 왔고, 신랑을 만나 현재까지 영국에서 살고 있는 입장에서 말씀 드려 볼게요. 주변에 만약 지인이 어떠한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게 된다면, 일단 따뜻한 격려를 해 주셨으면 해요. 새로운 인생을 위해 도전하기까지 당사자는 많은 기간 동안 끊임없이 고민하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 지인이 여러분에게 자신의 결심에 대해서 묻는다면, 이미 어느 정도 본인은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태입니다 역시 사람이기에 새로운 계획에 대한 걱정이 있을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자신을 이해해 주리라 생각한 여러분께 조심스럽게 마음을 터 놓은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위에서 보이는 악담 보다는 격려를, 그 사람이 계획하고 있는 미래에 대해 들어주고 용기를 북돋워 주세요. 어차피 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살아줄 수도 없는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훨씬 유용하리라 봅니다.

 

그래. 난 너의 결정을 존중해.”

네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난 한국에서 응원해 줄게.”

분명 너는 잘 할 수 있을 꺼야.”

 


                               이런 말을 해 주면 얼마나 힘이 되겠어요? (출처: 구글 이미지) 

이러한 따뜻한 말은 해외로 떠나는 그 친구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울 신랑도 나이 28세에 회사에서 나와 유학을 준비할 때 한 선배에게 별로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 이후로 신랑은 친구나 후배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할 때마다 항상 긍정적으로 대답해 준다고 합니다. 실제로 신랑 여자 후배는 -아기가 있는 주부- 자신이 공부하고 싶다고 하자 주변에서 모두 말렸고, 좋지 않은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울 신랑은 그 말을 듣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걱정하지 마라. 어차피 네가 하고 싶어서 결정한 것 아니냐?
이왕 할 것이면 열심히 해라
. 다른 사람의 악담에는 무시해라.”

 

맞는 말 같습니다. 그 후배라고 아기 생각 안 했겠어요? 해도 더 했겠지요.

 

우리 주변을 보면 따뜻한 격려의 말 보다는 비판의 말을 앞세우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세치의 혀는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합니다. 비판이 필요 없다는 말은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점점 따뜻한 격려의 말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주변에서 아는 지인이 힘든 결정에 대해 여러분께 상담할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이왕 하는 말 힘이 되는 긍정적인 말로 용기를 북돋워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