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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영국 런던 토트넘 폭동, 한국은 안전할까?

by 영국품절녀 2011. 8. 8.


현재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여름 휴가를 즐기기 위해 런던을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런던에 오시기로 계획하시는 분들은 좀 주의해야 할 사건이 어제 런던 토트넘에서 발생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런던 경찰이 용의자 – 아직 경찰은 어떤 혐의로 그를 쫓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어요 - 로 추정되는 남자가 탄 택시를 세웠는데, 이 때 용의자가 먼저 경찰에 대해 발포를 했고, 경찰도 대응사격을 했습니다. 이 때 택시에 타고 있던 용의자 – 마크 더비(29세) – 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경찰관 1명 역시 부상을 당했다고 합니다. 경찰의 과잉대응이라고 주장한 가족들과 친구들이 항의 시위를 했는데, 그 시위 자체는 폭력적이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데 밤이 되면서 시위 양상이 폭력적으로 바뀌었고, 근처 상가에 대한 약탈과 방화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BBC 에서는 전쟁터(battlefield)를 방불케 한다고 방송하더군요.   (출처: Dailymail.co.uk)


저는 축구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왠지 토트넘이라고 하면 한 때 이영표 선수가 뛰었던 팀이기 때문인지, 약간은 이영표 선수의 성실하고 친근한 이미지가 투영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토튼햄 지역은 사실 소말리아와 같은 동부 아프리카와 동유럽 출신의 이민자가 많이 모여 사는 곳으로, 마약거래가 빈번하고 범죄율 또한 높다고 합니다. 런던내의 대표적인 우범지역으로 인식되다 보니, 그 동안 이민자들과 경찰과의 관계도 그렇게 좋았던 것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현지 사람들은 대부분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입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광경이에요. 정말 끔찍합니다.     (출처: Dailymail.co.uk)


이런 저런 범죄들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경찰의 불심검문도 일상화가 되어 경찰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도 꽤 쌓여 왔다고 합니다. 실제 대학생인 현지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을 연급을 했는데요. 자신 (대학생)이 후드티만 입고 돌아다니기만 하면, 반드시 경찰이 검문 및 몸수색을 했다고 할 정도네요. 이 지역에서 청소년 선도를 30년 이상 한 분의 말에 의하면, 토트넘의 일부 경찰들은 이민자 2세인 흑인들을 무시해 왔고, 거만한 태도로 항상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했다고 합니다. 경찰과 이민자 2세들의 팽팽한 긴장감이 있는 상태에서 마크 더비의 사망은 울고 싶은 데 뺨 때려준 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지 주민들은 그래서 그런지 이런 사태는 원하지는 않았지만 주민들의 힘을 보여줄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영국 2층 버스(Double decker)가 다 타서 틀만 남아 있네요. (출처: bbc.co.uk)


      상점 및 건물들은 화재로 타 버리고, 상점들은 물건들을 약탈당한 상태 입니다. (출처:Dailymail.co.uk)

 

사실 오늘 영국에서 가장 Top 뉴스라고 할 뻔한 것은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더비 일 뻔 했는데요. 이번 사태 덕분에 축구 경기 자체가 상당히 명승부(3-2)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뉴스는 한구석으로 밀려났어요.

             박지성 선수는 결장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했네요. (출처: Dailymail.co.uk)


 

이번 사건을 다룬 한국 미디어에서는 영국 사회가 안고 있는 인종간의 갈등에 대해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조금 다르게 보았어요. 인종갈등 이면에 볼 수 있는 "빈부의 차이" (물론 이 문제도 인종차별 문제가 한 원인 일 수는 있지요) 에 대한 문제도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한국 내에서 빈부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고,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문제가 점점 사회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은 먼 얘기 같습니다만 만약 한국에서도 빈부의 차가 심해져 서울의 어느 지역이 런던 토트넘과 같은 환경의 거주지가 자연스럽게 조성된다면, 이는 분명 사회적 불안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더군다나 한국 내의 외국인 노동자와 불법 체류자의 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다분히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