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국 신문 가디언(Guardian)과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London Evening Standard)에 K-POP관련 기사가 실려, 한국 미디어에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저도 어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케이팝에 미쳐가는 런던(London is going K-pop crazy)"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답니다.
영국 가디언에 실린 기사의 소녀시대 도쿄 콘서트 모습
(출처: http://www.guardian.co.uk/world/2011/sep/30/japanese-pop-girls-generation)
이미 일본의 중년 여성들은 욘사마라고 부르는 배용준에게 빠져 있으며, 이제 일본의 10~20대들까지도 K-POP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젊은이들은 지금까지 다소 어설프고 귀여운(가와이) 이미지에만 신경을 쓴 일본 여성 아이돌보다는 프로다운 완벽한 퍼포먼스와 실력이 있는 한국 아이돌에 매료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가디언’은 K-POP은 일본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남미, 그리고 유럽과 북미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구절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시아 음악 저널 관계자가 한 말인데요,
If anyone from Asia is going to make it internationally, it will be a Korean artist.
국제적으로 성공하는 아시아인이 있다면, 한국인 아티스트 일 것이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에 실린 2NE1의 공연 모습
(출처: http://www.thisislondon.co.uk/lifestyle/article-23993804-london-is-going-k-pop-crazy.do)
걸그룹 '소녀시대'가 이끄는 K-POP열풍이 1 면을 장식했지요.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플래시몹을 즐기거나, 직접 웹사이트를 만들어 그 곳에 한국 가요를 실시간 업로드 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나이는 약 15~ 20세이며, 95% 이상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지난 달에는 Mayor's Thames 축제에서 십 만명의 젊은이들이 케이팝 컨테스트에 참가했다고 해요. 매 달 런던에서는 정기적으로 케이팝 클럽 나이트를 만들기로 했다네요. 현재 인기 최고의 K-POP DJ와 함께 K-POP 할로윈 파티를 진행 중에 있다고 합니다.
물론, 한류에 대한 회의, 비판,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요, 한동안 BBC에서 비판했던 K-POP이 이제는 영국에서도 점점 대단한 이슈로 여겨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가디언이라는 신문은 많은 영국 가정에서 보기 때문에 케이팝에 대해 알지 못했던 영국인들도 알게 되었을 것 거에요. 더욱이 어제 발행된 타블로이드 무료 신문인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런던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마도 무료 신문이라서 영국 젊은이들도 많이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인터넷 기사를 보니, 영국 K-POP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국 아이돌 그룹을 언급하는 등의 댓글을 달았더라고요.
이런 K-POP 열기를 자꾸 더 극대화 시키려고 조장하는 한국 미디어들이 전 걱정이 됩니다. 이번 SBS의 한 프로그램에서 인위적인 플래시몹을 유도하기 위해 사인 CD를 주었다는 기사를 보고 적잖이 실망했거든요. 현재 많은 유럽, 남미, 북미에서 케이팝 팬들은 자유롭게 플래시 몹을 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그런 분위기에 많은 한국 미디어가 찬물을 끼얹는 꼴은 아니련지요
얼마 전에 만났던 캔터베리보다 더 시골에서 사는 한국 아줌마가 공원을 지나가는데, 다소 익숙한 음악이 나오더랍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샤이니의 링딩동이었대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영국인들이 샤이니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더래요. 깜짝 놀라면서도 참 기분이 좋았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한국 미디어가 시키지 않아도 케이팝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어디서든지 이렇게 한국 가요를 즐기고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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