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국 품절남입니다.
주말이 되면 품절녀님도 힘든가 봅니다. 더군다나 지난 달부터 평일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주말에는 그저 쉬고 싶은가 봅니다. 그렇다고 저도 노는 것은 아니에요. ㅎㅎ
오늘은 영국에서의 철길 무단 횡단에 대해서 말해 보려 합니다.
한국영화에서 보면 은근히 철길, 혹은 건널목에서 주인공이 등장하는 장면이 곧잘 나옵니다. 일부 영화의 유명한 대사들은 은근히 철길 위에서 나오기도 하지요.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씨가 박해일씨에게 “밥은 먹고 다니냐?” 라고 하지요. 영화 ‘박하사탕’도 유명하지요. 광주 민주화 운동 때 진압군이었던 경험으로 인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설경구씨는 철교 위에서 다가오는 열차를 바라보며 외칩니다.
나 돌아갈래~~~
(출처: Google Image)
이 외에도 한국영화에서 철길은 종종 영화에서 극적 연출을 위한 배경으로 종종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영국에서는 어떨까요? 제가 영국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본 것이 아니라 영국 영화에서의 철길은 “이런 효과를 내기 위해 철길이 쓰인다” 라고 단정지어서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런 연출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영국에서 철길을 무단 횡단했다가는 큰일나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이야기입니다만, 한국인 한 명이 영국의 철길을 무단으로 횡단하다가 감전사고로 사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런던 한인 타운이 있는 뉴몰든역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사망한 한국인은 무슨 이유에선지 플랫폼 아래의 철길로 내려갔다가 감전되어 사망한 것이지요. 이와 같은 사건이 있은 후, 한국 대사관에서도 영국 철도 당국이 발간한 “철로상 전기의 위험”이라는 안내문을 번역하여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영국 철도 3분의 1이 강한 전류가 흐르는 전기 철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철길 무단횡단은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하며, 영국 법률로서도 저촉되는 일이라고 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영국 기차역에는 반드시 철길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2009년 4월에서 2010년 3월 사이에만 영국인 50명이 철길에 무단으로 들어섰다 사망한 것을 보면, 영국인이라고 해서 이 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을 전한 신문기사에는 철길을 걷다 죽을 뻔한 영국인을 인터뷰 했는데요. 그는 철길의 위험성을 간단명료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철길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아니며 어른들에게도 절대 안전하지 않아요.
그는 조금 빨리 가려고 철길을 가로질렀다가, 친구는 죽고 자신도 죽을 뻔 했다고 합니다.
사실 위에서 말한 ‘살인의 추억’이나 ‘박하사탕’은 영화의 배경이 그래도 조금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한국도 지하철은 전기로 운행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은 비슷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영국에 비해 그래도 철길이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인지 한국도 영국처럼 철길 무단횡단 경고 표시와 함께 벌금이 무려 천만원이라고 써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인들 중에는 철길을 건너가는 비율이 꽤 된다고 하네요. 다들 철길 무단횡단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에요. 따라서 종종 사건 사고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가 군대 제대하고 얼마 후의 이야기인데요. 어떤 술 취한 사람이 플랫폼에서 떨어져 같이 있던 친구 2명하고 제가 철길에 뛰어들어 그 아저씨를 들어 올린 적이 있습니다. 종종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찰나에 구한 것은 아니어서 그런지 뉴스에는 안 나왔습니다. 저도 그 때에는 멋 모르니까 했지 지금 같았으면... 이제는 조금 무리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ㅎㅎ
현재 영국의 철길 무단횡단 벌금은 1000파운드(200만원) 라고 합니다. 물론 영국 여행오시거나 이미 살고 계시는 대부분의 한국인 분들은 철길을 무단횡단 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설사 너무 급하다고 할지라도 절대 영국 철길을 가로 지어 가지는 맙시다. 제가 예전에 서울시내 한 도로에서 본 캠페인 구절입니다.
“5분 빨리 가려다가, 50년 빨리 갑니다.”
어느 곳에서나 교통법규는 잘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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