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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이슈가 되는 발칙한 주제들

유럽인처럼 거리에서 담배를 마는 날이 올까?

by 영국품절녀 2014. 10. 1.

최근 정부의 담배값 인상안에 찬반론이 일고 있습니다. 기사를 보니 담배값 인상으로 인해 이미 사재기를 하거나 담배 모종을 직접 키우겠다라는 사람들까지 등장하는 등 가뜩이나 흡연 구역이 점점 사라지는 이 때에 흡연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각박해질 것 같습니다.

 

제가 영국에 처음 갔을 당시에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말고 있는 광경이 참 낯설어 호기심 가득하게 바라봤던 적이 있습니다. 제 지인은 대마초(?)를 마는 줄로 착각하고 무척 놀랐다고 하기도 했지요. ㅎㅎ

 

 

직접 손으로 말아서 피우는 담배 (Hand Rolling Tobacco)

(출처: Google Image)

 

최근 들어 한국도 담배 광고의 내용이 세지고 있지만, 이미 영국은 워낙 담배값이 비싸고, 광고 또한 아주 혐오스럽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 사람은 다 핍니다. 특히 한국 어학/유학생들은 처음에는 비싼 담배값에 주눅이 들어 금연을 한다고 선언하지만, 거의 끊는 사람을 본적은 없습니다. 일부는 요상한(?) 통로를 통해 값싸게 담배를 구입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영국 담배를 구입해서 흡연을 하고 있지요.

 

 

후덜덜한 영국 담배값

(출처: Google Image)

 

신기한 것은, 아이러니하게 싼값의 담배를 펴 온 한국인들은 영국 현지인들처럼 다소 저렴한 말아서 피우는 담배(롤링타바코)를 선호하는 비율이 꽤 낮아 보입니다. 아마도 영국에 오는 흡연자들은 다들 돈이 많은가 싶기도 하고요.

 

반면에 많은 유럽인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어린 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담배를 말아서 핍니다. 제가 목격한 바로는 얼마나 단시간에 담배를 잘 마는지 놀랄 정도에요. 길을 걸으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버스를 기다리면서...전화를 받으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기저기에서 담배를 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한 여자가 담배를 말고 있는데, 그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고 자신도 하나 말 수 있겠냐고 하니까 서스럼없이 내밀더라고요. ㅎㅎ 흡연자의 마음은 흡연자가 아는가 봅니다.

 

 

 

보통 담배값(straights)보다 비교적 저렴한 말아 피우는 담배(Rollies)

(출처: Google Image)

 

영국에서는 말아서 피우는 담배는 건강에 덜 위협적이라는 잘못된 통념이 있어요.

실제로 '오가닉이다', '천연재료다' 이러면서 광고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영국에서는 롤리를 피우는 비율이 증가세라고 하네요.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즉, "종류에 상관없이 담배는 무조건 건강에 나쁘다" 입니다.

 

제가 영국에서 담배를 말아 피우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낯설었다면요, 이번에 한국에 와서는 거리에서 스스럼없이 담배를 피우는 당당한(?) 여자들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물론 제가 대학생일 때도 카페, 술집 혹은 PC 방에서 흡연을 하는 친구들은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술집, 편의점 앞, 골목, 길거리 등등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을 볼 수 있더군요.

 

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낯설기는 합니다. 어차피 담배는 기호 식품이고 여자라는 이유로 꽉 막힌 곳에 숨어서 흡연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여전히 남자들보다는 안에서 흡연을 하는 여자들의 비율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카페 흡연실을 보면, 남자보다 여자의 수가 더 많을 때도 있고요, 연거퍼 피우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보요, 기사에도 젊은 여성들의 흡연률이 증가세라고 하네요.

 

 

 

담배 마는 기계 (Cigarette Rolling Machine)

                                                                      (출처: Google Image)

 

내년에 담배값 인상액이 확정되면, 우리나라도 유럽인들처럼 담배를 거리에서 말아 피우는 사람들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지요. 분명 담배값 인상은 말아서 피우는 담배의 등장을 가져올테니까요. 다만 성격이 급한 한국인들이 담배를 말아야 하는 귀찮음을 금방 적응할지는 의문입니다. 참, 전에 제가 아는 영국 여대생은 담배를 마는 데에 영 솜씨가 없어서 기계의 힘을 빌었는데요, 보조 기구도 함께 출시될지도.... 앞으로 우리의 흡연 문화가 어떻게 변화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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