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아줌마들이 푹~ 빠져사는 것은 다름 아닌? 퀼트

여러분들은 퀼트(quilt)를 알고 있나요?

솔직히 전 한국에 있을 때에는 퀼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냥 간단하게 이불 만들 때 실로 무늬를 놓는 그 정도로만 막연하게 알고 있었지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실과/가정이었던 터라, 중학생 때 만들었던 가방과 블라우스도 거의 간신히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엄마와 재봉틀의 다소(?) 도움이 있기는 했지만요.)

퀼트(Quilt)란 몇 가지의 천들을 다양한 패턴에 의해 레이어드 하여 붙이거나, 실로 무늬를 놓는 것을 말하는 거에요.

영국 여자들은 가방(파우치), 식탁, 소파 덮개, 이불 등을 직접 재봉틀이나 손 바느질로 만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녀들의 취미이자 생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거든요. 영국에 와서 참석하게 된 coffee morning의 리더인 폴린 할머니는 제가 보기에는 1년 내내 하루도 빼먹지 않고 퀼트를 하시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모임에 오실 때도 바느질 거리를 늘 가지고 다니시거든요. 그 집에 가보니 역시 할머니께서 만드신 퀼팅 작품들이 곳곳에 보이네요.

                                      할머니가 뜨개질 하여 만드신 20년 된 소파 덮개입니다.

 

다음은 제가 가장 갖고 싶은 할머니 손녀, 손자들을 위한 퀼팅 이불입니다. 거의 1년 내내 할머니는 손자들을 위해 이불을 만드시고 계세요. 보시다시피 이 것은 정성과 시간이 무지 많이 필요하답니다. 다이아몬드 표를 하나씩 다 만들어 그걸 또 손으로 직접 다 바느질해서 다 붙여야 하거든요. 크기에 따라 아주 많은 종류의 다양한 재질의 천이 필요할 거에요. 알록달록 색깔과 서로 다른 재질의 직물이 서로 어울려 멋진 작품이 되는 것 같아요.

할머니 표 퀼팅 이불의 앞면과 뒷면이에요. 앞면은 다양한 색깔과 직물로 된 천을 가지고 붙여나가는 것이고, 뒷면은 이불이라는 특성 상 따뜻한 소재를 선택했네요. 아마도 차 모양으로 선택한 이유는 손자를 주시려고 하시나 보네요. 제가 할머니에게 이불이 너무 예쁘다고 했더니, 기분이 좋으셨는지, 사람들에게 지금 자랑하고 계시는 거에요. ㅋㅋ 제가 사진까지 찍으니 더 좋아하시는 것 같지요? ㅋㅋ

 

한편, 저도 1년 동안 폴린 할머니의 퀼팅 작품을 보면서, 그냥 막연하게 나도 만들어 보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라는 동경심만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작년 크리스마스 경에 제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매 월 첫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Craft Café(퀼트 작업을 하는 모임)에서 HIV 환자를 위한 퀼팅 작품 바자회가 열린다는 거에요. 마침 잘 됐다 싶어 신랑과 함께 냉큼 가봤어요.

 

매 달 첫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Craft Café의 모습입니다. 아래에 있는 모든 작품은 다 여기에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 때가 크리스마스였던 터라 크리스마스 장식이 많이 보이지요. 다양한 소재와 모양의 바늘꽂이입니다. 저도 이 중에 하나인 바늘 꽂이를 친구로부터 선물 받았어요.

                   직접 수 놓아 만든 방석과 가방 들이에요. 빈 티지 느낌이 물씬 나는 작품들이에요.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참 구경을 하고 있는데, Craft Café 책임자이신 분이 저한테 오더니 2011년에 다시 시작하는데 한번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하시는 거지요. 전 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는 찰나에, 갑자기 울 신랑이 대뜸 “제 부인이 바느질과 다림질을 잘 못하니, 잘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다” 고 그러는 거지 머에요. 아! 정말 좀 어이없기도 하면서 뜨끔하더라고요. ㅋㅋ 그래서 현재 저는 1, 2월 두 번 출석 도장 찍었습니다. 참, 제가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은 시작 단계이므로 여러분들께 공개하기는 아직 민망하고요. 다 완성되면 한 번 보여드릴게요. ^^

 

혹시, 여러분들 중에도 퀼팅 작업에 취미가 있으신 분들은 기회가 되면 한 번 해보세요. 요새 한국에서도 직접 털실을 구입해 모자, 목도리를 짜는 사람이 늘고 있더군요. 퀼트도 마찬가지이고요. 다 만들어진 제품을 사는 것은 물론 쉽지요. 하지만 직접 만들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전 이번에 처음으로 재봉틀도 사용해보는 등 새로운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계속 열심히 참여하여 나중에 제가 만든 퀼팅 작품 보여드릴게요. 기대해 주세요.

제가 재봉틀로 바느질 하다가 찍은 거에요. 처음 해보니깐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던데요.

           조카를 주려고 만드는 중인 아기 이불이에요. 빨리 만들어 줘야 하는데 진도가 너무 안나가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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