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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유럽 한류

유럽 언론들의 한류 때리기에 대하여

by 영국품절녀 2011. 6. 17.


SM 소속사 가수들의 파리 공연 후, 연일 한국 및 유럽의 주요 매체에서는 한류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지요. 한류에 대한 호평부터 비판하는 기사까지 참 다양하더군요. 제가 사는 영국까지 한류 파급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런던같은 도시가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아직 한류에 대한 관심은 영국에 살고 있는 아시아 유학생들에 국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가끔씩 유튜브를 보면 영국인 여학생들의 K-POP 따라하기 등을 볼 수도 있긴 하지만요.

                          (출처:   BBC "The dark side of South Korean pop music" "한국 대중 음악의 어두운 면)



몇 달 전부터 BBC에 간혹 한류에 대한 기사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 일전 BBC에 실린 한류의 관한 기사가 어제 한국 언론 기사에  다 실렸더군요. 제가 아는 영국 유학생 친구는 BBC의 한류에 대한 별로 달갑지 않은 기사에 대해 기분이 나쁘다고 하더라고요. 잘 모르겠지만, 프랑스 르몽드 지에서도 한류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써 한국 네티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것 처럼요.


지금까지 영국 BBC의 한류에 대한 기사를 보면, 한류를 돈과 인권 문제 대상으로만 폄하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상품(아이돌 그룹)을 잘 기획하고 생산 및 포장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K-POP의 성공 신화의 배경은 노예계약이라는 어두운 면을 강조하고 있어요. 예로 동방신기와 JYJ의 긴 법적 분쟁과 걸그룹인 레인보우의 노동력 착취를 들고 있어요. 레인보우의 기획사들은  걸그룹과의 계약 기간을 7년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들어간 비용을 다 뽑은 후에 그룹 멤버들에게 수익을 배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밝히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2년 동안 많은 공연 및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받은 수익은 터무니 없이 적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리고 많은 한국 가수들이 일본, 미국, 유럽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돈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의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에 대한 열정에 비해 CD 구입 등은 인색하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사이트에서 완전 헐값에 노래를 다운받아서 듣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많은 가수들이 한국보다는 돈이 되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거에요. 이런 이유로 소녀시대, 카라 등이 일본에서 공연을 자주 하며, 한창 온라인 상에서 문제시 되었던 섹시한 의상 및 춤으로 일본 팬들의 시선을 뺏기위해 고분 분투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에게는 한류가 문화현상이라기 보다는 한국업계 및 정부가 돈을 벌기 위한 문화 산업으로 비하하는 듯한 뉘앙스를 읽을 수 있어요. 그런데 문화와 문화 상품이 칼로 무 썰 듯이 깨끗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일까요?
실제 영국도 자신들의 문화를 상품으로 포장하여 팔고 있으니까요. 얼마 전에 있었던 왕실의 결혼 역시 엄청난 중계권료를 받고 해외에 판매했을 뿐 더러, 왕실에서도 왕실 사람들의 다소 음란하고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진 및 윌리엄 왕자의 누드  등도 화보집으로 엮어 팔았으니까요.

국제관계 박사과정에 있는 신랑 말에 의하면 영국 대학 학부생들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합니다. 심지어 "서울"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학과 학생도 있었죠. 조금 배웠다는 사람들 조차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고 나쁘다를 떠나서 없다고 보는 편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대도시에 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보편적인 영국인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인식을 잘 알 수도 있지 않나 싶네요.

                                               "한류는 Korea라는 브랜드의 옷을 입다"         (출처: 구글 이미지)


한국 언론의 9시 뉴스에서 주요 토픽으로 다룰 만큼 유럽 한류가 크게 성장하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대, 삼성과 같은 회사의 제품과 달리, 한류는 처음부터 Korea라는 브랜드를 당당히 내 걸고 유럽에 진출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문화나 상품이 낯선 곳에 진출할 때에는 당연히 진통을 겪기 마련입니다. 일부 국내 언론처럼 설레발 칠 필요도 없지만, 해외 언론의 비판기사에 너무 분노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문화는 - 상품이란 외피의 유무에 관계 없이 - 시간이 지날 수록 확산되기도, 도태되기도 합니다.
결국 문화에 대한 판단은 언론이 아닌 대중이 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