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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해외생활에서 잦은 만남과 이별이 왜 익숙해지지 않을까?

by 영국품절녀 2011. 5. 21.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佛家에서 쓰는 말로 만나면 헤어지고 떠난 사람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말이지요.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거에요.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이라는 시를 배울 때 위의 시에 나오는 주요 불가의 사상을 한자성어로 적어라……뭐 이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우리의 세상사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인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해외 생활에서는 잦은 만남과 헤어짐이 왜 이토록 힘든 걸까요?


해외 생활은 참으로 고되고, 외로운 자기와의 싸움의 연속이지요. 가족과 떨어져, 말도 안 통하는 낯선 곳에 와서, 홀로 생활하려면 먹는 것부터 모든 것이 다 힘들더라고요. 물론 가족들이 함께 오면 혼자 생활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그래도 매한가지 힘들기는 하답니다.  특히 영어라는 언어로 인해 항상 긴장하고 살아야 하는 탓에 항상 더 배고프고 금방 지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대부분 어학 연수 및 유학을 오는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하지요. , 사람에 따라서는 같은 한국인 친구일 수도 있고, 유럽 및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제가 2005년도에 어학연수를 할 때에 정말 친하게 지냈던 한국인 동생이 어학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지요. 코치 스테이션에 데려다 주고, 떠날 때 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코치를 타고 눈에서 사라지니깐 갑자기 참았던 뭔가가 울컥 하면서 눈물이 펑펑~~나오더라고요. 한참을 그렇게 눈물, 콧물 짜고 울었더니 좀 시원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리움은 한동안 지속되었지요. 전 석사까지 했기에 약 2년 동안 매일 얼굴을 보고 친분을 쌓았던 많은 친구들의 이별 파티를 얼마나 자주 했는지 셀 수가 없어요. 특히 외국에 나와 힘든 학업과 고민을 함께 나누며 지냈던 친구들을 떠나 보내고 나면, 한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허하고 아무 일도 잡히지 않더라고요. 물론, 떠나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또 다시 새롭게 만나게 된 친구들도 많긴 하지만요. 이렇게 해외 생활은 잦은 이별과 새로운 만남에 익숙해져야 합니다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더군요.



                어차피 떠나 보내야 한다면, 만날 날을 기약하며, Cool하게 헤어집시다. ㅋㅋ (출처: 구글 이미지)

 

제 경험상 어떤 친구들은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 한국이나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면, 새롭게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이미 간 친구들을 그리워하다가 나머지 남은 공부도 잘 못 마치고 돌아가는 경우도 봤어요. 물론 헤어짐이 매우 힘들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영영 이별하는 것도 아니고, 온라인, 전화 등등을 통해 또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홀로 외로운 해외 생활을 하는 처지에 있으니, 남는 자의 슬픔이 떠나는 자보다 더 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기에 온 목적과 이유를 확실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잠시 슬퍼하고, 빨리 다시 자신의 페이스대로 학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괜히 그런 감정에 휘말리어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다 빼앗겨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지요.

 

솔직히 남은 자들은 먼저 돌아간 친구들과 너무 정이 들어서, 친해져서 헤어지는 것이 슬프기도 하겠지만, 이와 함께 혼자 남은 외로움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따라서 친한 친구가 돌아간 후에, 그 슬픔과 허한 마음은 다른 새로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다시 메우도록 해보세요. 또한 너무 한 친구하고만 몰려다니게 되면 나중에 그 친구가 가버리고 나면 주변에 친구들이 없을 수도 있으니, 두루두루 인간관계를 넓게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차피 한국 가면 자연적으로 다 만나게 되므로,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 저도 2년 후에 한국 돌아가서, 영국에서 만난 친구들 다시 만나고 왔거든요.

 

                 이별 뒤의 허한 마음을 빨리 새로운 사람을 사귀어서 극복하면 되지요. ㅋㅋ (출처: 구글 이미지)


 

이렇게 해외 생활의 가장 적인 외로움으로 인해, 친구들 뿐 아니라 남녀 사이에서도 쉽게 사귀고 헤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항상 한국 친구들이 모일 때마다 절대 안 빠지는 가십거리가 친구들의 연애사지요. 누가 만났다가 깨졌다네, 누구랑 다시 만난다네 등등이요. 제가 브리스톨 석사할 때도 한국인 친구들을 통해 너무도 많은 남녀들이 사귀다가 깨지고 다시 붙고 ,,,정말 다사다난한 남녀관계에 대해 자세히 들었답니다. 저희도 그 중의 한 커플이었으므로, 저희 둘을 두고 얼마나 많은 가십거리가 있었는지 당사자인 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런 저런 말들은 있었던 걸로 압니다. 이렇게 좁고 단조로운 해외 생활은 너무도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됩니다. 하지만 떠난 자들과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또 다른 새로움을 기대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며, 모든 인간사 헤어짐은 곧 새로운 떨림의 시작임을 우리 모두 체험해 보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