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출국 날이 점점 다가올수록 미뤄두었던 짐 싸기의 고민이 시작되지요?
특히 여자인 경우에는 뭐 그리 필요한 게 많은지. 저도 영국에 오기 전에 약 삼일 전부터 짐을 싸고 풀고를 약 하루에도 너 댓 번 이상을 한 것 같아요. ㅋㅋ 그냥 뭐든지 다 필요할 것만 같은 여러분의 심정을 저도 다 압니다. 작년 이 맘 때에 다시 한국을 떠나면서 영국에서 한번 살아봤기에 짐을 잘 쌀 수 있겠거니 했지만, 그때는 제가 솔로였고, 이제는 주부가 된지라 욕심만 많아져 가지고, 생활용품에 음식까지 다 가지고 가려다가, 결국 공항에서 오바 차지로 거의 30만원 정도 물고 겨우 다 싣고 왔지요. 그런데 이를 어째, 짐을 풀다 보니 그 중 3분의 1이상이 여기에서도 다 구입 가능하거나 가격차이가 크게 없는 것들이었으며,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가볍게 그러나 현명하게 한국에서 가져올 물건들만 엄선해서 알려드릴게요.
영국 출국 시 꼭 필요한 용품 (단, 현지에서도 구할 수 있으나 비용이 들지요.)
l 가전제품: 노트북, 사진기, 전자사전
노트북- 어떤 분은 노트북을 가져오면 컴퓨터에 많은 시간을 쓰므로 아예 안 가지고 가는 것이 낫다고 하시기도 하더군요. 이 말도 어느 정도 동감은 갑니다. 물론 어학원에 거의 컴퓨터실이 있어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긴 해요. 하지만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나 이 곳 친구들과의 연락을 원활하게 하거나, BBC 라디오, TV프로그램 등 교육적인 사용이 많을 거에요. 또한 요즘 대세인 Facebook으로 친구들과의 긴밀한 연락을 할 때에도 많이 사용될 것입니다.
l 방한 대비용품 – 수면양말, 기모 스타킹, 각종 워머들 (목, 다리, 팔 등), 내복, 전기장판
겨울에 오실 분들은 무조건 챙겨 오셔야 할 것들 이지요. 한국 집과는 달리 영국 집이 많이 추워서 방한 대비용품은 필수에요. 한국인이 많이 사는 곳에는 벼룩시장이 잘 발달되어 전기장판 같은 것들은 오시기 전에 미리 연락하셔서 받으시면 더 좋겠네요. 내복은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추위에 약하신 분들은 절대 강추합니다.
l 상비약(개인적으로 맞는 약 등)
아무래도 자신에게 맞는 약을 먹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어요. 소화제, 감기약은 꼭 챙기시고요. 개인적으로 먹어야 할 약은 물론 챙기시겠지요. 전 환으로 된 소화제를 가지고 왔는데, 여기 음식 먹고 속이 더부룩할 때 먹으면 좋더라고요.
l 의류 및 신발
한국 면제품이 품질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속옷, 양말 등은 좀 넉넉하게 챙기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스타킹도 현지에서는 구할 수는 있으나 너무 비싸므로 한국에서 꼭 가져오세요. 눈, 비바람이 자주 있는 날씨에 대비하여 waterproof 아우터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방한 대비로 내피까지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제가 여자인 관계로 정말 많은 옷을 들고 왔는데, 특별히 다 입을 일이 없어요. 가장 기본적인 청바지, 얇은 티들, 가디건, 후드티 등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 위주로 가지고 오세요. 여기서는 세탁을 하면 나중에 구멍이 나거나 헤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가 있어요. 그러니 정말 막 입고 갈 때 버리고 갈 것들이면 더 좋아요. 그리고 세일 기간에 의류는 구입하시면 됩니다.
꼭 필요한 Wellington boot(비올 때 신는 신발), 어그 부츠(방한 대비)와 같은 신발은 부피가 많이 차지하므로 영국에서 사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해요. 그래도 운동화, 슬리퍼(여름용) 등은 가져오시는 게 나을 듯 합니다. 아무래도 많이 여행 다니고 걸어 다닐 분들이시라면 꼭 필요하지요. 여성인 분들은 이외에 파티,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갈 일이 있기 때문에 정말 좋아하는 하이힐 한 두 개 정도만 챙기시면 되겠어요.
있어도 없어도 괜찮은 것들. (개인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준비하세요)
l 수영복: 여자인 경우, 현지 제품은 안에 패드가 없는 것이 많으므로 수영을 하시려는 계획이 있는 사람은 필수.
l 콘택트 렌즈 및 렌즈 세척액, 안경 여분: 가격이 비싸므로 필요한 사람은 챙기세요.
l 문구류: 여분이 있으면 챙기셔도 되지만, 여기에도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가끔 세일을 하므로, 한국에서 비쌌던 독일 펜 등은 여기가 더 싸지요. 그래도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는 않으니 It’s up to you…
l 화장품: 피부가 민감한 경우에는 꼭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은 챙겨서 오세요. 아무래도 여기는 같은 명품 화장품 브랜드여도 백인에게 맞는 제품이어서 안 맞을 수도 있대요. 특히 여행을 자주 다니시려는 분들은 샘플 화장품 많이 챙겨오세요. 만약 약국에서 파는 그런 화장품들을 쓰시는 분들이라면 그냥 여기서 사세요.
l MP3, 외장하드, 고데기, 드라이기 – 없으면 안되 실 분들만 챙기세요.
챙기면 좋은 것들
l 한국 엽서, 간단한 열쇠고리 등: 홈스테이, 친구들과 헤어질 시 자신을 기억하도록 간단한 편지나 물건을 주고 싶을 때 사용하면 좋더라고요. 엽서 사진은 우리 나라의 발전된 도시사진도 좋지만, 전통 문양이나 자연 경관 등이 있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
l 사진: 명함사진이나 여권사진 등은 여분으로 가지고 있는 게 좋습니다.
l 어답터: 어댑터는 현지에서도 그리 비싸지 않게 구입가능 하지만, 개인적으로 공항에서 멀티 어답터를 사오는 게 여행시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l 반짇고리, 손톱 깎기 및 때 타올: 필요 시 유용하게 사용 하지요.
l 간단한 세면 도구 및 수건: 쇼핑 할 시간을 지난 늦은 밤에 도착할 시에는 유용하지요.
l 국물 멸치, 미역, 다시마, 고춧가루, 약간의 마른 반찬들, 김 – 오자마자 간단히 밥해서 먹을 것들이 있으면 편하지요. 단 국물 있는 반찬은 골치가 좀 아플 수 있어요. 만약 본머스, 런던 등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들은 안 가져가셔도 되지만요. ㅋㅋ
이렇게 다 가지고 갈 힘이 있으신 분은 뭐,, 다 챙기셔도 됩니다. ㅎㅎ (출처: 구글 이미지)
굳이 안 가지고 가도 될 것들
전기 밥솥: 굳이 오버 차지까지 내가면서 무거운 밥솥을 들고 올 필요는 없어요. 물론 맛있긴 하지만요. 여기서 그냥 싼 rice cooker – 7파운드 이하인 것도 봤어요 - 사서 그냥 단기간 쓰고 오면 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겨우 들고 왔는데 전압이 맞지 않아 고장 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무거운 여행 책자: 굳이 무거운 여행 책자 보면서 안 다니셔도 되요. 어차피 여행 관련 사이트는 인터넷으로 보면 되고, 유럽 친구들 만나서 그 애들한테 정말 좋은 곳들을 추천 받으면 그게 바로 진짜 정보지요.
여러 영어 책들: 솔직히 학원 과제도 벅차요. 뭐 집에서 책보고 공부만 하려면 여기 왜 옵니까? 정말 간단한 한 두 권의 책(Grammar in Use 같은)만 가져오셔도 충분하지요. 그리고 소설책 같은 경우에는 Charity shop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어요.
많은 신발과 옷들: 패션쇼 하러 오는 거 아니고, 화보 찍으러 오는 것 아니잖아요. 이건 바로 제가 저한테 하는 소리에요. 저도 많은 옷들, 신발 다 가지고 온 사람입니다. ^^; 이런 말 할 자격은 안 되는 거 알지만, 여러분은 저처럼 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니 이해해 주세요. 절대 세탁하기 어려운 캐시미어 100%, 울 100%, 실크, 밍크 털 등 세탁소에서만 세탁 가능한 것들 가져오지 마세요. 그리고 겨울 철 두꺼운 코트 그런 거 한 두 개 정도만 가져오세요. 눈, 비 바람 때문에 거의 방수잠바만 입어야 할지도 몰라요. 다음 신발은 절대 하이힐 구두 및 샌들 많이 가져오지 마세요. 런던, 도시는 괜찮을 지 모르겠지만, 중, 소 도시는 아직도 길이 울퉁불퉁하여 신발과 발 망가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