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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무서운 영국 할로윈, 호러가면 쓴 남자 정체

by 영국품절녀 2015. 10. 31.

2013년 영국 캔터베리 할로윈에 있었던 일입니다.

영국은 현재 할로윈(Halloween) 준비가 한창 입니다. 원래 할로윈은 10월 31일이지만, 영국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들이 다음 주 부터 일제히 일주간의 짧은 휴가 (Half-term or reading week)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도 학교 및 클럽에서는 오늘 할로윈 행사가 많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네요. 제가 일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이미 어제 저녁에 할로윈 행사가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할로윈 의상을 입거나 분장을 한 학생들도 있었고요, 학생들이 직접 학교에 할로윈 장식을 해 놓기도 하는 등 할로윈 행사를 위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 놓아서 깜짝 놀랐어요. ㅎㅎ

 

 

할로윈이 다가오면, 마트에는 호박이 진열됩니다.

 

 

 

 

그런데 할로윈의 영향 탓인지... 약 2주 전부터 제가 사는 동네 대학 주변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호러 가면" 을 쓰고 다니는 남자를 봤다는 증언이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서에는 약 4건이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는 영화일 텐데요...

 

 영화 브이 포 벤데타 가면

(A white 'V for Vendetta' mask) 

 

(출처: Google Image)

 

저는 처음에 할로윈 영향으로 호러 가면을 쓰고 다니는가 했는데요, 실제로 호러 가면을 쓴 남자에게 큰 일(?)을 당할 뻔한 여대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귀가하는 중에 스토커처럼 미행을 하거나 여학생의 팔을 잡는 등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는 군요. 또한 15살 소년도 그 가면을 쓴 남자가 거리를 어스렁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고 했습니다.

 

 

캔터베리 타임즈 1면에 기사가 실렸어요.

 

 

 

지난 주 BBC 뉴스 및 캔터베리 타임즈에는 가면 쓴 남자의 기사가 실리는 등, 경찰들은 여학생들에게 절대로 밤에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고 각별히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그 남자의 인상 착의는 검은색 후드티, 진한색 청바지를 입은 키가 크고 마른 백인 남자로, 호러 가면을 쓰고 여학생들에게만 접근하고 있다고 하네요.

 

CCTV 에 찍힌 가면 쓴 남자의 모습

 

 

어두운 밤 골목을 혼자 걸어가는데, 이런 가면을 쓴 남자가 따라 온다고 상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가면 쓴 남자의 소문이 널리 퍼지자마자, 저희 동네의 여학생들은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특히 그 남자가 자주 출몰하는 곳에 사는 여학생들은 아예 밤에는 외출을 삼가하고 있다고 해요. 아직까지 의심이 가는 몇 사람들을 조사했지만, 여전히 그의 행방은 묘연하네요. 주변 사람들에 의하면, 이런 가면을 쓴 사람이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라는 말까지도 나돌고 있을 정도로, 공포심만 커져 갑니다. 어쩌면 할로윈으로 인해 모방하는 사람들이 있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괜히 장난삼아 이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다가는 경찰에 잡혀갈지도 모르겠어요.  

 

(출처: Google Image)

 

저희 집이 시내 한복판이라서, 요즘 밤마다 이상한 화장을 하고, 할로윈 코스튬을 입은 남녀 젊은이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거리 행진을 하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요, 영국에 산 지도 몇 년 되었지만, 여전히 한국인인 저에게는 할로윈이라는 행사가 참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적응은 안 될 것 같아요. ㅎㅎ

 

(출처: Telegraph.co.uk)

 

그래도 할로윈용 호박 장식이나 케이크들은 한번 만들어 보고 싶긴 해요. 주변에 함께 만들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는데, 다들 바빠서 베이킹 할 시간도 없는 것 같아요. 그저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

 

BBC표 할로윈 공동 묘지 케이크

 

 

영국 교회에 가 보면 공동 묘지를 볼 수 있는데요,

딱 그 모습 같아요.

 

 BBC표 할로윈 지렁이 칵테일

 

 

지렁이들이 기어 나오는 칵테일 아이디어가 좋아요.

 

(레서피 관심 있는 분들은 클릭하세요. --> source)

 

학생들이 직접 만든 할로윈 머핀

 

 

 

 

지금까지 영국에서 할로윈을 6번째 보내고 있지만, 올해처럼 무서운 할로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가면 쓴 남자로부터 큰 피해를 당한 사람이 있다는 뉴스를 접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가면을 쓰고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이 제가 사는 동네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공포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여학생들은 이 뉴스를 접한 뒤로는 밤에 외출하는 것 조차 무섭다고 하니까요. 오늘 밤 대학 근처의 클럽 및 시내에서는 할로윈 행사가 크게 열릴 것 같은데요, 아무 사고없이 할로윈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국 밤 거리 안전할지라도,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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