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낯선 곳에 가면 현지인의 생활 방식이나 문화에 큰 충격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그것을 문화 충격 (Culture Shock)이라고 하지요. 제가 전에 어학연수를 했던 어학원에서 수업 중에 영국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영국에 와서 어떤 문화 충격을 느꼈는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보자고 한 적이 있어요.
대부분이 영국인들의 “생활습관”에 관한 것들이었지요. 이미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분들은 아실 것이고, 이제 영국으로 곧 오실 분들은 알고 오시면 충격이 덜 하지 않을까 해서 말씀 드려 볼게요. (생각이 전부 나질 않아, 기억나는 것들만 쓸게요. ^^;)
1. 영국의 석회 물
영국인들은 대부분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Tap water)를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마십니다. 이 곳에 오는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이 브리타에 걸러 물을 마시거나, 생수(still water)를 사서 마시곤 하지요. 제가 영국에 와서 들은 이야기로는 석회 물을 오래 마셔 여기 할머니들의 다리를 보면 코끼리 다리처럼 두껍고, 울퉁불퉁 혈관이 나오는 그런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듣고 보니 그런 증상을 가지신 할머니들이 많이 보이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 영국에 와서 매일 브리타 필터를 갈아가며 물을 끓여 마시거나, 무거운 생수를 매일 사서 먹었지요. 한편 선생님은 영국 물에 관한 이야기를 듣더니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으로 그런 연구 결과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따라서 물을 그냥 마셔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었어요. 솔직히 영국 물에 대한 정확한 진상은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냥 석회 물이 보기에 느끼기에 꺼림칙하다는 거 아닐까요? 물(Tap water)을 그냥 마셔도 된다 혹은 안 된다는 그냥 여러분의 선택에 맡깁니다.
2. 영국인들의 목욕 법
목목욕법에 대한 질문은 홈스테이를 했던 한국 친구의 질문이었어요. 그 친구는 영국 가정에서 살고 있었는데, 세 명의 어린 자자녀가 있는 집이었어요. 그 친구는 아침마다 세 명의 아이들을 깨어서 씻기고 밥 먹이고 학교, 유치원에 보내는 상황을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그래서 그 친구도 주인 아줌마를 도와 아이들을 씻기고 닦는 일을 돕기로 했어요. 그런데 주인아줌마가 비누칠 그대로 나온 아이들을 그냥 수건으로 닦아준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가 그걸 보고 수업에 와서 기겁을 하며 이이야기를 했어요. 우리의 경우는 물로 비누 거품뿐 아니라 빡빡 닦잖아요. 그런데 영국에서는 그냥 거품 칠하고 대충 물로 닦씻는 경향이 있어요. 영국 선생님은 이에 대해 목욕 세제가 크게 나쁘지 않다고 얘기하셨던 것 같아요. 참고로 영국인들은 과과거에 물이 귀해, 물을 아주 아껴 쓰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보통 bath에 물을 약 3분의 1정도만 채워 머리부터 몸발부터 발 끝까지 온 몸을 다 그 물로 닦는 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목욕 하는 횟수도 낮은 편이에요. 제가 gym을 다니니고 있는데, 운동하고 씻고 나가는 사람들의 비율이 엄청 낮다는 거에요. 항상 저만 매일 씻고 나간답니다. 이들은 그냥 운동동 시작 전,후로 데오도란토를 많이 뿌린다는 것이 특징이죠. 또한 샤워를 하더라도 정말 5분도 안 되어 끝을 내더라고요. 거샤워장에 들었갔다가 물만 묻히고 나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딱 물을 저 정도만 받아놓고 거품을 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는다고 하네요.
지나치도록 물을 아껴 쓴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출처: 구글 이미지)
3. 설거지 하는 법
이것도 앞에서 이야기 한 내용과 일맥 상통할 수 있겠네요. 설거지를 할 때 설거지 통에 세제를 뿌려 거품을 낸 후에 그릇을 넣어서 닦은 후에 그냥 물에 대충 적시고 뺍니다. 아니면 대부분 Dish washer를 사용하긴 하지만요. 우리처럼 물로 빡빡 닦진 않는 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나서 마른 수건으로 닦지요. 이에 대해서도 영국 선생님은 세제가 몸에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므로 괜찮다고 하셨어요. 마른 수건으로 닦는 이유는 아무래도 흔적을 남기는 석회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전 그래도 뜨거운 물로 빡빡 닦습니다. 거품이 있으면 뭔가 개운치 않잖아요.
이와 같이 거품 설거지를 하지요. (출처: 구글 이미지)
4. 신호등 건너는 법
이건 일본 친구의 질문이었어요. 신호등을 건널 때 다들 아시다시피 빨간 불이면 서고, 파란 불이면 건너가지요. 영국은 획일적으로 신호등 불이 켜지고 꺼지는 것이 아니라, 길을 건너려면, 신호등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곧 파란 불로 바뀌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것을 몰라서 그냥 우두커니 파란 불이 바뀌길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요. 누군가가 버튼을 누르는 것을 보고 알았지만요. 전 이 방법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금방 바뀌니 크게 기다릴 필요가 없거든요. 그런데 여기 현지인들을 보면, 차가 오지 않으면 빨간 불이라도 그냥 길을 건너갑니다. 일본 친구는 왜 빨간 불인데 건너가냐는 것이지요. 그랬더니 선생님은 차가 안 오니깐 건너는 것이라고 하면서, 전에 일본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일본인 친구처럼 똑같이 문화 충격을 받았다고 했어요. 다들 파란 불을 기다리는 일본인 속에서 그 선생님은 영국처럼 빨간 불이지만 차가 안 오니깐 혼자 건너가고 있는데, 거기에 서있던 일본인들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자기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는 거에요. 우리가 보기에는 선생님의 행동이 이상하게 보인 게 맞지요. 하지만 영국 선생님 입장에서는 그렇게 자신을 쳐다보는 그들의 행동에 큰 충격을 받으신 모양이더라고요. 왜 그렇게 획일적으로 행동을 해야 하는 거냐고 도리어 반문을 하시더라고요.
영국에서는 길을 건널 시에 항상 버튼을 눌러야 해요.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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