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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외국인이 보는 영국인들에게 펍(pub) 이란?

by 영국품절녀 2011. 5. 30.

한국에 영국의 펍 문화를 대신 할 곳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완벽하게 같지는 않지만 굳이 따지자면 호프 집 또는 밥집 정도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삼삼 오오 모여서 축구 경기를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바람에, 호프 집에서 자연스럽게 큰 스크린으로 축구 경기도 보고, 맥주도 마시면서 응원을 하게 되었잖아요. 2002년 이후의 월드컵은 모두 영국에 있었던 터라, 이 곳에서 한국 친구들과 집에서 모여서 봤거나 결혼한 후에는 신랑과 둘이 펍에서 보기도 했지요.

 

영국 펍에서는 할 게 아주 많아요. 기본적으로 점심 및 저녁 식사를 할 수가 있고요. (영국인들의 점심 및 저녁 식사 메뉴가 그 곳에 다 있지요.) 여자들은 모여서 가볍게 커피, 맥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 장소도 되고요. 특히 날씨가 좋은 날에는 펍 야외석에 앉아 낮부터 태양 빛 아래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는 사람들이 많아요. 또한 당구대가 있어서 포켓볼도 칠 수 있지요. 저녁에는 다들 아시겠지요? 축구, 럭비, 크리켓 등 영국의 3대 인기 스포츠의 관람을 동네 청년 및 아저씨들이 모여서 신나게 응원 하지요. 이런 이유로 저희가 지금 사는 집이 양쪽으로 펍이 있어 밤에는 좀 시끄럽긴 하답니다. 작년 월드컵 때 영국 팀 경기를 했었을 당시에, 1시간 전부터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펍에 사람들로 꽉 차더라고요. 저희 옆 집 펍은 야외 스크린까지 설치를 해 놓았어요. 하지만 영국 팀 성적이 안 좋았잖아요. 저희는 내심 이들이 사고나 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 정말 조용하게 싹 사라지더군요. 가끔 남아 술을 진탕 마신 아저씨들이 고성방가를 해서 좀 시끄럽긴 했지만요



얼마 전 일본 친구가 석사 학위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저희 집 옆 펍에서 작별 파티가 열렸지요. 여기 사람들은 (특히 남자들) 낮부터 맥주를 음료수나 물처럼 마시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낮술은 안 하잖아요. 처음에 참 신기하면서 이상했었어요. 저희도 그날은 영국 스타일로 점심부터 맥주를 한 잔씩 마시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메뉴 판을 보니 이런 좋은 정보가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음료수를 (2파운드 이상) 한 잔 시키면 그 곳에서 파는 모든 메뉴 (칩스, 파니니, 햄버거 점심식사, 안주거리)가 단 1파운드(1,800)에 제공됩니다.  의외로 펍에서 먹는 음식이 싸고 괜찮을 때가 많아요.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영국식 밥집이라고도 할 만해요


 

           12시부터 3시까지 (평일에만) 1 파운드에 먹을 수 있어요. 여기서 Quid 1 pound를 뜻하는 거에요.

 

영국 캔터베리에는 펍의 숫자가 다른 여느 레스토랑보다 많아요. 과거에 비해 펍의 숫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요.그렇다고 다 똑같은 펍은 아닌 것 같아요. 아일리쉬 스타일의 펍부터 영국 오래된 펍 등등 다양한 분위기로 개성 만점인 펍들이 있지요. 우리나라와 비교해 회식, 술자리 문화가 없는 이 곳 영국 남자들은 다들 퇴근 후 저녁 식사 후에 동네 친구들끼리 축구 등을 보면서 가볍게 맥 주 한잔씩 먹는 낙으로 사는 것 같아요. 매일 저녁마다 펍에는 항상 동네 남, 녀 젊은이 및 아저씨들로 가득 차거든요. 가끔씩 축구 빅 매치가 있는 날이면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펍 내부 안이 사람들로 꽉 찬답니다. 특히 밤에는 펍에서 일하는 여자가 섹시하거나 이쁘면 남자 손님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희 옆 집 펍에는 진짜 키 크고 몸매가 쭉빵인 언니가 있는데, 거기 진짜 밤마다 남자들이 가득가득 해요. 전에 그 언니가 제 앞을 걸어가고 있는데, 뒤에서 동네 청년들의 휘파람 소리가 엄청 나게 들리더라고요. 전 누가 나한테 장난질을 하나 했는데, 다들 그 언니의 뒷 모습을 보고, 부르는 소리였지요. 그 언니 완전 도도하게 한 번 쳐다봐 주고는 가던데요. ^^;



                             저녁에는 이런 스타일의 언니들이 펍에 있어요.    (출처:zimbio.com)


                                                 캔터베리에 있는 펍의 모습이에요. 

    

                                   펍 앞에는 항상 축구,럭비 경기에 대한 일정이 나와 있어요.

저의 경우에는, 박지성이 출전하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펍에서 보고 싶어진답니다. 박지성이 골을 넣거나 잘 하는 날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 한국 사람이야 ~" 이렇게 자랑하고 싶거든요. ㅎㅎ 또한 맥주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을 때 펍을 찾기도 합니다.  울 신랑의 경우에는, 학교 동료들과 교수들과의 만남 등등은 다 펍에서 이루어지더군요. 또한 작별 파티 등도 꼭 펍에서 열리고요. 제가 아는 한국 여자분은 펍에 갔다가 서로 첫 눈에 반한 영국인 연하남과 결혼을 하기도 했어요. 혹시 영국 남자 친구 사귀고 싶으신 분은 펍에 자주 가서 찾으시길 바랍니다. 단, 이상한 영국 남자들도 많으니 조심하시고요. ^^ 
이렇게 영국 펍은 영국인들에게는 안식처요, 특히 영국 남자들에게는 놀이터고요. 또한 외국인들에게는 영국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셜 네트워킹 장소라고 볼 수 있겠네요. 

 캔터베리에 사시는 분들은 더 보기를 보시고, 펍에서 값싸고 배부르게 점심식사 하세요. ^^

제가 알려드린 이 곳은 Cross Key라는 펍으로 St. Mary Bredin교회 맞은 편에 있지요. 12시부터 3시까지만 1파운드에 식사가 가능하니(, 음료수를 시킬 경우에만), 값싸고 배부르게 먹으시려면 한 번 가볼 만 합니다. 3파운드로 양질의 햄버거와 음료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네요


저희는 칩스와 치즈 버거를 시켰는데, 칩스 양도 많고, 치즈 버거는 엄청 크고 맛있어 보이네요. (일본 친구가 먹은 거라서 전 모르지만요. 잘 먹더라고요.) 맥주는 종류에 따라 가격대가 다르긴 하지만, 거의 2~4파운드 정도면 한 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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