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영국의 펍 문화를 대신 할 곳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완벽하게 같지는 않지만 굳이 따지자면 호프 집 또는 밥집 정도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삼삼 오오 모여서 축구 경기를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바람에, 호프 집에서 자연스럽게 큰 스크린으로 축구 경기도 보고, 맥주도 마시면서 응원을 하게 되었잖아요. 전 2002년 이후의 월드컵은 모두 영국에 있었던 터라, 이 곳에서 한국 친구들과 집에서 모여서 봤거나 결혼한 후에는 신랑과 둘이 펍에서 보기도 했지요.
얼마 전 일본 친구가 석사 학위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저희 집 옆 펍에서 작별 파티가 열렸지요. 여기 사람들은 (특히 남자들) 낮부터 맥주를 음료수나 물처럼 마시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낮술은 안 하잖아요. 처음에 참 신기하면서 이상했었어요. 저희도 그날은 영국 스타일로 점심부터 맥주를 한 잔씩 마시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메뉴 판을 보니 이런 좋은 정보가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음료수를 (2파운드 이상) 한 잔 시키면 그 곳에서 파는 모든 메뉴 (칩스, 파니니, 햄버거 – 점심식사, 안주거리)가 단 1파운드(1,800원)에 제공됩니다. 의외로 펍에서 먹는 음식이 싸고 괜찮을 때가 많아요.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영국식 밥집이라고도 할 만해요.
12시부터 3시까지 (평일에만) 1 파운드에 먹을 수 있어요. 여기서 Quid는 1 pound를 뜻하는 거에요.
저녁에는 이런 스타일의 언니들이 펍에 있어요. (출처:zimbio.com)
캔터베리에 있는 펍의 모습이에요.
펍 앞에는 항상 축구,럭비 경기에 대한 일정이 나와 있어요.
저의 경우에는, 박지성이 출전하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펍에서 보고 싶어진답니다. 박지성이 골을 넣거나 잘 하는 날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 한국 사람이야 ~" 이렇게 자랑하고 싶거든요. ㅎㅎ 또한 맥주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을 때 펍을 찾기도 합니다. 울 신랑의 경우에는, 학교 동료들과 교수들과의 만남 등등은 다 펍에서 이루어지더군요. 또한 작별 파티 등도 꼭 펍에서 열리고요. 제가 아는 한국 여자분은 펍에 갔다가 서로 첫 눈에 반한 영국인 연하남과 결혼을 하기도 했어요. 혹시 영국 남자 친구 사귀고 싶으신 분은 펍에 자주 가서 찾으시길 바랍니다. 단, 이상한 영국 남자들도 많으니 조심하시고요. ^^
이렇게 영국 펍은 영국인들에게는 안식처요, 특히 영국 남자들에게는 놀이터고요. 또한 외국인들에게는 영국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셜 네트워킹 장소라고 볼 수 있겠네요.
캔터베리에 사시는 분들은 더 보기를 보시고, 펍에서 값싸고 배부르게 점심식사 하세요. ^^
제가 알려드린 이 곳은 Cross Key라는 펍으로 St. Mary Bredin교회 맞은 편에 있지요. 12시부터 3시까지만 1파운드에 식사가 가능하니(단, 음료수를 시킬 경우에만), 값싸고 배부르게 먹으시려면 한 번 가볼 만 합니다. 즉 3파운드로 양질의 햄버거와 음료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네요.
저희는 칩스와 치즈 버거를 시켰는데, 칩스 양도 많고, 치즈 버거는 엄청 크고 맛있어 보이네요. (일본 친구가 먹은 거라서 전 모르지만요. 잘 먹더라고요.) 맥주는 종류에 따라 가격대가 다르긴 하지만, 거의 2~4파운드 정도면 한 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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