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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굽에 미련 두지 않는 영국 여자들이 멋져 보이는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5. 27.


키가 작든지, 크든지에 상관없이, 여자라면 하이힐을 누구나 신고 싶어 합니다. 하이힐을 신게 되면,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거든요. 낮은 굽을 신었을 때보다는 훨씬 더 섹시해 보이고, 날씬해 보이는 건 사실이지요.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주위를 둘러보면 알다시피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여성들이 참 많아요. 요즘 한국에서는 중,고등학생들도 외출 시 하이힐을 신고 다니곤 하니 말이에요. 요즘 한국 여성들이 하이힐과 미니 스커트 착용으로 인해 지하철 내 엘리베이터 이용이 잦아져 우선적으로 이용해야 할 노약자들과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고 해요. 그런 내용의 기사를 보니, 갑자기 굽에 미련을 두지 않는 영국 여자들이 멋져 보이면서 부러운 것은 왜 일까요?

영국은 남의 시선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링을 마음대로 하고 다니는 분위기지요. 한국도 점점 그렇게 바뀌고는 있지만요. 한 여름 날씨에도 겨울내내 신었던  어그, 워커, 부츠를  여전히 신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추운 날씨에도 반바지, 반팔을 입고 다녀도 누구 하나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없어요. 

현재 5월 영국의 다소 더운 날씨에 많은 영국 여자들이 선택한 신발은 바로 "굽이 없는 신발"
가장 많이 신는 신발로는 굽이 전혀 없는 플랏 슈즈(샌들), 플립플랍, 옥스퍼드화, 캔버스화 등이라는 거에요.

                             H & M 의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현재 영국에서 유행하는 여름 플랏 슈즈들이에요.

오늘 캔터베리 시내에 나가보니, 오늘 날씨는 하루 종일 4계절을 다 맛본 느낌이었어요. 비바람이 세차게 오다가 다시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 쬐면서 환해지고, 다시 어두워졌다가 비오고 바람불고... 사진을 찍으려고 돌아다니면서도 집에 갈까를 수십번 망설이게 만드는 그런 날이었어요. 하루 종일 일도 보면서 시내를 계속 돌아 보았는데, 오늘은 하이힐을 신은 사람을 딱 한 명 보았네요. 이처럼 이 곳 여성들은 다들 착용감이 편한 신발들을 신고 다니고 있어요.

        돈을 인출하고 있는 여자들이 신은 신발 보이시나요? 따뜻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하고 편해보이는 인기 아이템이에요.  


                                            학생들이라면 대부분 캔버스화나 운동화를 많이 신고 다니지요.


                                     심플하고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리는 영국 옥스퍼드화도 많이 신고 다녀요.


                            거의 대부분의 영국의 중,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교복과 함께 신는 검은 플랏 슈즈에요.

특히 본격적인 여름에는 거의 과반수의 여자들은 시원한 옷차림과 함께 플립플랍, 굽없는 납작 샌들 및 슬리퍼를 신고 다닐 거에요. 그런데 하이힐이 몸에 좋지 않다고 하지만, 굽이 아예 없는 플랏 슈즈도 발바닥과 척추에는 좋지 않다고 하던데요.
어쨌든, 영국 여자들은 참 실용적인 신발을 애용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에 영국 여대생들의 통학 패션에 대한 글을 포스팅하면서, 그녀들은 학교갈 때에는 보통 하이힐을 신고 가지 않는다고 했을 거에요. 반면에 출근을 하는 여성들은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높은 굽의 신발로 갈아 신기도 합니다. 모두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요. 전에 브리스톨에서 많은 커리어우먼들이 통근 시에 운동화로 출근하여, 회사 앞에서 하이힐로 갈아 신는  모습을 종종 보았는데 참 좋아보이더라고요. 사무실에 도착해서 높은 굽으로 갈아 신고, 올린 머리를 딱 풀어버리는 모습에 "우아!!! 정말 멋져보였어요." 아무래도 버스를 타거나 걸을 경우, 하이힐을 신고 다니면 무척 힘들잖아요. 이렇게 영국인들은 때와 장소에 따라 자신에게 편하도록 스타일링을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평상시에는 굽에 대한 미련은 크게 없나 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하이힐 착용은 특별한 날 또는 파티, 클럽 등을 위한 것이거든요. 즉 하이힐은 자신을 상대방으로 하여금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도구인 것 같아요.


 

이에 반해, 한국 여성들은 왜 이리 굽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가 없을까요? 저의 경우, 영국에서는 하이힐을 오로지 특별한 날에 한 두번 정도 신고, 이외에는 항상 플랏 슈즈만 신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한국에 가자마자 자연스럽게 저도 하이힐만 신게 되더라고요. 아마도 분위기 상 많은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이유일 수도 있어요. 또한 제가 키가 큰 편이 아니라, 만나는 친구들이 다들 높은 굽을 신고 나오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내가 싫어서일 수도 있고요. 이외에 제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 여자들은 생각하기에 하이힐을 신어야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아는 한국인 동생이 키가 170cm인데도, 하이힐을 신지 않는 날에는 스타일링에 뭔가 부족함을 느껴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그런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이렇듯 한국 여성들에게 하이힐은 스타일링의 완성이요. 자신감의 회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하이힐은 신으면 늘씬 해 보이고, 거기다가 어깨까지 짝 펴져서 S라인이 바로 생겨 멋져 보이긴 해요. 그런데, 전 영국에서 편하게 플랏 슈즈를 신고 사는 삶이 좋아요. 날씬하고 섹시해 보이는 나를 만들기 보다는,  남에게 멋지게 보일려는 나 자신보다는, 하이힐 착용에 따른 수고로움에서 벗어나고 싶거든요.  오늘 아침에 본 사진을 보니 더욱 더 영국에서 사는 제가 편하다는 생각을 또 하게 만드네요.

 

                                                            맨발의 그녀,    바쁜 그녀          (출처: 연합 뉴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이 수업에 늦었는지, 구두를 들고 막 뛰고 있어요. 하이힐 신고 뛰면 몸과 신발 다 망가지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