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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강심장인 영국 엄마들의 모습, 혀 내두른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6. 10.


영국에 와서 한국과 전혀 다른 생활, 문화 양식에 놀랐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아마도 이것이 문화 충격(Culture shock)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 중에 오늘은 영국 엄마들은 정말 강심장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참 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어요. 한국 엄마들과는 너무도 다른 영국 엄마들의 모습에 깜짝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한 번 보실래요?

강심장인 영국 엄마들의 출산 후 모습

영국 엄마들은 출산 후 약 몇 시간 뒤면 (산모와 아이에게 문제가 없는 경우) 샤워를 하고, 준비된 차와 비스킷을 먹고 아이와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서 퇴원을 합니다. 이런 영국의 출산 문화로 인해, 한국 엄마들은 적지 않게 당황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제가 아는 사모님도 고령의 나이에 아이를 낳았는데, 한 두시간 후에 샤워를 하고 퇴원을 하라고 하더래요. 그래서 사모님은 "아이 낳고 바로 샤워하면 안 된다"고 그랬더니, 완전 더러운 사람으로 여기면서, 샤워 안하면 퇴원을 안 시킬거라는 말을 듣고 할 수 없이 샤워를 하고 나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이에 반해 한국 엄마들은 영국에서 출산을 할 시에 출산 후에 병원 1인실을 예약해 그 곳에서 몇 일 지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해요.

또한 제가 가장 놀랐던 것은, 자원 봉사하는 토들러 그룹에 한 영국 엄마가 2주 된 아이를 안고 왔다는 거에요.
눈도 못 뜨고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떡애기
를 데리고 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보고, 전 경악을 금치 못했어요. 그런데 이런 영국 엄마들이 많다는 거에요. 2-3주 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이리저리 서로 안아보는 등... 저희 교인 중에는 토요일에 아이 낳고 그 다음 날 주일 예배에 갓 태어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참석한 분도 있었어요. 전 그렇게 어린 아이를 실제로 처음 봤는데, 신기하긴 했어요. 그런데, 이를 본 영국인 아줌마 한 분은 갓 나은 아이는 바이러스 같은 병균에 약한데, 사람 많은 곳에 데리고 나오면 안된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한 걸 보면, 개인차가 분명 존재하긴 한 것 같아요.


영국 조산사로 일했던 분의 말에 따르면 흑인, 백인, 동양인의 출산 과정을 보면, 차이가 있다고 해요. 흑인들은 그냥 대변 누는 정도로만 힘을 약간 줘도 아이가 바로 쑤~욱 나올 정도로 쉽게 아이를 낳는 대요. 백인들도 개인에 따라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아 보인대요. 그런데 유독 동양인들은 아이를 낳는 데 좀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인들은 산후 조리를 잘해야 한다고들 하나봐요. 단, 한국인들 중에도 분명 개인차가  존재해요. 영국에서 출산을 경험한 한국 엄마들 중에도 특별히 산후 조리를 안하고도 건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산후 휴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고들 하니까요. 그래서 영국 남자와 결혼한 한국 여자들 중에 출산을 한 후에 여자들이 산후 조리를 해야 한다고 하면 이해 못하는 남편들도 더러 있다고 하더군요. 왜냐하면 영국 여자들은 애 낳고 바로 일상 생활에 복귀를 하니까요.


강심장인 영국 엄마들의 양육 모습

영국 엄마들은 위생 관념에 대한 생각이 한국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아이들을 참 강하게 막 키운다고나 할까요?
신발 신고 다니는 카페트에 어린 아이가 뒹굴어도, 땅에 떨어진 장난감을 입으로 빨아도, 크게 상관하지 않으니 말이에요.
비가 와도 그냥 비 맞게 하고 (하긴 영국 사람들은 왠만한 비는 그냥 맞고 다니긴 하니까요), 유모차에 달린 가리개로 어린 아이에게 덮어 씌우고 그냥 거리를 활보해요. 특히 젊은 영국 엄마들은 아이 앞에서 정말 자유롭게 담배를 피워요. 유모차를 밀고 다니면서 한 손으로는 담배를 피우거나, 아이 손을 잡고 거리를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지요. 특히 경악했던 모습은 입에 담배를 물고 아이 옷 매무새를 만져 주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영국은 물이 귀했던 나라라서 그런지, 엄마들이 아이들을 자주 씻기지 않아요. 그래서 매년 학교에서는 머리 이(head lice) 때문에 곤란을 겪기도 해요. 제가 브리스톨에 살 때도 목사님 아이들의 머리에서 이를 발견한 적이 있어요. 사모님 말씀이 아이들이 캠핑 갔다가 옮아 온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강체력인 영국 엄마들의 정원 가꾸기 (강심장보다는 강체력)

영국 여자들의 취미가 정원 가꾸기(Gardening) 라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아실 거에요. 영국 집에 초대 받아서 가보면, 영국 아줌마들이 가장 먼저 보여 주는 곳이 바로 정원이에요. 항상 자기가 직접 가꾸는 정원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대부분의 이야기는 정원으로 시작해서 정원으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일 정도랍니다. 그들이 가꾼 정원을 보면, 얼마나 그들이 그 곳에 시간과 노력을 썼는지가 그대로 드러나지요. 온 갖 꽃과 과일, 채소들이 자라고 있는 가 하면, 다양한 조각이나 미술 작품들을 수집해서 갤러리처럼 만들어 놓기도 하고요. 한 영국 아줌마의 말을 들어보니, 하루에 2-3시간 정도는 꼭 정원을 가꾼다고 하면서, 자기는 정원에서 사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군요. 그 분의 정원은 정말 학교 운동장 만한 크기였어요. 그래도 혼자서 다 정리를 한다고 하니, 힘들지 않을까요? 그래도 절대 힘들다고 하지 않고  정원 가꾸기는 너무 즐겁다고 합니다. 이건 제 생각인데요, 그래서 영국 엄마들의 팔이 굵은가요?

                                   저번 주에 영국 아줌마 모임을 한 곳인데, 정원이 엄청 넓더라고요.

이처럼 영국 엄마들은 강심장, 강체력인 것 맞나요? 특히 영국 엄마들의 출산 후의  모습은 참 이해 하기가 힘들긴 해요. 또한 영국 엄마들의 위생 관념을 보면서, 요즘 한국 엄마들은 너무 민감하게 아이들의 위생에 신경을 쓰다보니, 아이들이 점점 약해지는 것 은 아닌지 그런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영국 엄마들처럼 너무 위생 관념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좀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요, 크게 별 탈 없이 영국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 괜찮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때론 들곤 한답니다. 단, 아이들 앞에서 담배를 막 피우는 모습은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사는 곳은 매한가지인데, 참 다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