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 쯤인가 부터 저희 집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저녁 7시 ~ 7시 30분 경에 전화 벨이 울립니다. 저희는 휴대폰을 거의 사용하므로, 집에 오는 전화는 대부분이 스팸 전화거나(광고), 미국에서 사는 시동생의 전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전화 벨이 울려 받아 보니, 너무 가냘픈 목소리의 영국 할머니가 조쉬를 바꿔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울 신랑을 찾는 줄 알았어요. 울 신랑을 조~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몇 명 있거든요. 그런데 재차 물었더니, 조가 아니라 조쉬랍니다.
아마도 할머니가 찾는 사람은 아들이거나 손자일 가능성이 있겠지요. 혹시 치매에 걸리신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아니면 정신적인 문제가 있으신 분 일 수도 있고요. 왜냐하면, 정신 장애를 가지신 분들은 항상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물론 조쉬라는 사람이 전화 번호를 잘못 알려준 게 아닌가 라는 것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추측도 해 봅니다.
캔터베리에는 노인 비율이 높은 편 이라, 집 벽에 네모난 상자가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노인들이 주로 사는 집으로, 위급 상황 시 상자에 불이 켜져, 도움을 청할 수 있지요.
이런 상황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지요. 한국에도 독거 노인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자식들이 부모 양육을 거부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지요. 한국도 이제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그리 좋은 일 만은 아니지요. 출산율은 저하되고, 노인의 비율만 높아지고 있으니 말이에요. 이제 이 많은 노인들의 부양은 누가 하나요?
매일 7시만 되면 전화기 속으로 들리는 힘없고 가냘픈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할머니의 자식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할머니는 매일 조쉬를 찾는 것인지,,이런 저런 생각이 끊이질 않네요. 우리 부모님과 주위의 소외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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