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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영국에서 살아보니, 한국인의 정이 오히려 독?

by 영국품절녀 2011. 8. 22.


해외에 나온 일부 한국인들은 "한국인의 정이 가끔은 오히려 부담이 되거나, 간섭처럼 느껴진다"  고 합니다. 영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제 주변 친구들도 이런 말을 할 때면, 전 처음에는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타국에 와서 힘들 때 옆에서 도와주고, 조언해 주면 좋지 않나?  해외 생활을 먼저 경험을 해 본 사람의 말이 절대적으로 옳지는 않지만, 그래도 도움은 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도 좀 있어보니, 왜 한국인의 정이 오히려 불편하게 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다른 국가와 비교해, 한국인들은 남의 일에 참 관심이 많고, 간섭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게 정이 많은 한국인의 정서일 수도 있겠지요. 저도 남 일에 호기심도 많고, 간섭도 잘 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저와 같이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은 영국에 새로운 사람들이 오기만 하면, 어떻게는 상대방이 부탁도 하기 전에 뭔가를 도와주려고 앞서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영국에 새로운 가족이 오면, 그 가족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한국인 친구 소개, 그들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연락처를 주면서 전화를 해보라고 하거나, 친하게 지내라고 한다든지,, 이렇게 저를 포함한 일부 한국인들은 서로 관계를 맺어 주기 위해 참 노력을 한답니다. 그런데, 이것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간섭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너무 친절하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이런 한국인들의 지나친 관심이 일부 한국인들에게는 참 부담 및 간섭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요. 또한 도움을 준 경우는 제가 주변에서 이런 저런 사연을 접하면서, 또한 제 글에 올린 댓글을 보면서 한국인들에게 오히려 상처를 입은 한국 사람들이 많더군요. 도움을 주줬다가 상대방의 차가운 태도에 섭섭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고, 도움을 받았다가 오히려 그 도움으로 말미암아 피해를 입는 사람도 있고요. 해외에서 한국인들끼리 서로 상처를 주고, 입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더군요.


                                   한국인의 정이 때로는 간섭으로도 보일 수가 있나 봅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런 저런 사연을 경험하고 보면서, 저도 한가지 원칙을 세우게 되었답니다.

상대방이 도움을 청할 시에는 확실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

일부 한국인들은 특별히 도움이 필요치 않는데, 이미 살아봤다는 이유로 주변 한국인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또한 도와주는 척하면서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않아 피해를 보게 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하지요. 

이런 이유로, 상대방이 나에게 무엇을 부탁하기 전까지 내가 미리 앞서서 설레발 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물론 상대방이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을 해오면, 저는 아는 한 최대한 확실히 도와 주려고 합니다. 최근에 저의 블로그가 알려지면서, 종종 영국에 오실 계획이 있으시거나, 캔터베리에 오시는 분들이 저에게 문의를 해 오십니다. 그러면 저는 확실히 다 알지는 못하지만, 주변 분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찾아 봐서 제가 아는 한, 최대한 적절한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상대방에게 베푼 도움의 대가를 받으려는 기대를 갖지 않는다.

물론 사람인지라 가고 오는 정이 있어야 겠지만, 저도 예전에 브리스톨에 있을 때 많은 한인분들에게 도움을 그저 받기만 했었거든요. 저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주셨던 그 분들의 사랑과 도움을 저도 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대가없이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게 대놓고 속 보이는 행동을 하는 친구들은 사절입니다. (딱 보면 알거든요.)

일부 영국에 오래 사신 한국인 분들은 새로 온 한국인들을 물심양면 도와 주지만, 도움만 받고 쌩하게 외면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곤 하더라고요. 제가 아는 한국인 친구는 한인 민박을 오랫동안 했는데, 많은 도움을 베푼 한국 학생이 인사도 않고 쌩하게 모른 척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무척 좋지 않았다고 하네요.



영국에 와서 살다보니, 가장 많은 상처를 주고 받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같은 한국인 들이더군요. 아직 저는 한국인들에게 상처까지 받은 경험은 없지만요, 반대로 제가 상대방에게 지나친 간섭과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제 생각에는 도움을 주던 받던 간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2011/03/16 - [영국 어학 연수] - 영국 어학 연수 시 한국인을 만나면 영어? 한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