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영국으로 출국할 때마다, 저희 시어머니께서는 타향살이하는 저희들을 위해 직접 만드신 음식을 꼭 챙겨 주십니다. 해외에 살면 한국 음식 특히 엄마 음식이 제일 그립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이지요. 영국으로 출국하기 바로 전 날, 시어머니는 맛있는 엄마표 음식을 만드시고, 시아버지는 음식물 박스를 포장하셨지요.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음식이 가득 담긴 사과 상자에요.
항상 짐을 싸면서 걱정되는 것이 무게잖아요. 어머니는 뭐든지 다 주고 싶다고 하시면서, 며느리인 저에게 "주고 싶은 도둑"이라고 하십니다. 한없이 주고 싶어하시는 어머니의 음식량의 무게와 수하물 제한에 상관없이 짐을 가지고 간 저의 개념없는 행동이 합해져서 무시무시한 수하물 초과 벌금을 무는 불상사가 벌어졌지요. (현명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저의 행동에 대해 깊히 뉘우치고 있습니다.) 신랑은 엄마 표 반찬들과 식사를 하면서 얼마나 행복해하던지요. 에너지가 바로 충전되는 기분이라고 하네요. 역시 엄마표 음식은 보약 임에 틀림이 없어요. 정성과 사랑이 듬뿍 담긴 맛있는 어머니의 음식을 먹을 때 만큼은 어마어마한 오바차지 액수가 아깝지 않더라고요. 양도 무척 많아 한동안은 반찬 걱정없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부모님 덕택으로 저희 부부는 매일 식사가 너무나 행복합니다.
영국에 도착해서 신랑과 함께 52만원이나 지불하고 가지고 온 음식 상자를 뜯어 봤어요. 시부모님의 정성과 사랑에 눈물이 났습니다. 그 상자에는 홈매이드 고추장, 된장, 직접 담그신 매실액, 고추장 불고기, 마늘 짱아치, 저린 고추, (시할머니, 시어머니, 며느리(저) 이렇게 삼대가 함께 만든) 김장 김치, 곶감 등등....값으로 매길 수 없는 음식들이 한 가득 들어 있었지요. .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어머니표 고추장 불고기
철없는 며느리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해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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