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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북한 전쟁 위협에 영국인 남편의 반응, 안절부절

by 영국품절녀 2013. 8. 14.

 

해외 언론 및 현지인들은 한국보다 북한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그런 탓인지, 항상 Korean 이라고 하면 무조건 묻고 보는 것이 South or North 이지요. 너무 많이 듣는 탓에 이제는 제 기분에 따라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북한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러면 하나같이 다들 웃습니다. 그 웃음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일부는 심각한 표정으로 진짜냐고 묻는 경우도 있지만요. 혹은 "너 지금까지 북한 사람 만난 적 있냐?" 라는 질문을 해 봅니다. 그러면 대부분 없다고 해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다시 묻습니다.

 

북한 사람을 지금까지 만난 적도 없으면서,

왜 South or North 냐고 묻냐?

이러면 그냥 배시시 웃고 맙니다.

 

물론 영국에 북한 사람들 (탈북자들)이 꽤 살고 있으므로, 그 질문이 이해는 되지만요, 한국인이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south or North? 라는 질문이 때로는 장난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영국 현지인 및 외국인들은 북한에 대한 관심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도 생각해 보는데요, BBC에서도 한국 기사보다는 북한 소식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영국 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반대편에

노동당, 캔터베리 대주교를 비롯해서 미국, 독일 그리고 북한입니다.

 

그 동안 영국에서 살면서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주변 영국인들은 한국인인 저를 붙잡고 항상 걱정스러운듯이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괜찮냐고 묻습니다. 그리고는 북한 김정은 욕을 하지요. 몇 달 전에 북한이 한국을 향해 전쟁 위협을 한 적이 있었지요. 영국 언론에서는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처럼 기사가 연일 쏟아지는 바람에 북한의 위협에 무감각했던 저 역시도 주변 현지인들의 반응에 동조하여 한국에 자주 전화를 걸었답니다.

 

하지만 역시나 저희 가족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아주 평안하니 걱정말라고 반응 하셨지요. ㅎㅎ 저도 한국에 있었으면 평상시처럼 "북한이 또 그러는 구나" 하며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텐데요. 괜히 해외에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변 여론으로 인해 저 역시도 진짜 전쟁 나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살짝 생기기도 했었어요.

 

 

영국 학교 게시판에 붙여 있는 김정은의 사진과 설명입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

최근 한국에 전쟁을 선포하였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요, 오늘은 주변에서 들었던 "북한 전쟁 위협 소식을 들은 영국인들의 반응" 에 대해 이야기 해 드릴까 합니다.

 

에피소드 1.  한국에 있는 아내를 기다리는 영국인 남편의 타 들어가는 심정~



영국인 남자와 결혼을 하고 비자 발급을 기다리는 한국인 아내가 있었어요. 그 당시 북한의 전쟁 도발 위협이 있던 때 입니다. 영국인 남편은 전쟁이 나면 아내를 만날 수 없게 될까봐 매일 안절부절 못하며 비자가 빨리 나오기만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분의 가족들도 한국에 있는 며느리 걱정으로 마음 고생을 하셨다고 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는 이산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내에게 이렇게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만약 전쟁이 나면 우리가 못 만날 수도 있으니까, 지금 당장 주한 영국 대사관에 가서 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남겨두는 것이 좋겠어.  

 

언니는 솔직히 큰 걱정이 없었고, 안절부절 못하는 남편이 그저 재미있기만 했다고 하네요.영국에 도착해서, 시댁 어른들은 언니에게 무사히 영국에 잘 왔다고 안심하셨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ㅎㅎ

 


에피소드 2. 한국 전쟁날까봐 귀국을 하려고 한 영국 원어민 교사


아는 분이 영어 유치원 교사입니다. 원어민 교사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한 명이 스코틀랜드 출신이라고 하네요. 한국에 전쟁이 난다는 소식에 원어민 교사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당장 귀국하라고 성화였다고 합니다. 그녀는 매일 지인들의 연락으로 인해 점점 한국에 있는 두려움이 커져만 갔다고 하네요. 매일 출근만 하면 귀국을 하냐 마냐를 가지고 고민하고 또 고민을 하더랍니다.

 

나 영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집에서 가족들과 친구들이 들어오라고 난리야.

전쟁 나면 어떡해...  나 돌아가야 할 것 같아.. 무서워~~

 

이에 유치원 교사들은 ~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전쟁 절대 안 나니까 그냥 있어요. ㅎㅎ
전쟁 날 분위기 전혀 아니잖아요. 금방 조용해지니까 안심해요.

 

이에 스코틀랜드 여자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주변 사람들이 전쟁 안 난다고 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한국 사람들은 평소와 똑같이 살고 있어요. ㅎㅎ

 

제가 지금까지 약 삼십 년 이상을 살면서, 북한 전쟁 도발 소식은 몇 번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번도 진짜 전쟁이 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우리는 전쟁에 무감각해져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북한의 잦은 위협에 우리 국민들이 지나치게 반응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요. 하지만 여전히 전쟁 휴면 상태에 있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지나치게 무감각한것이 아닌가 라는 걱정도 들긴 하네요. 그러고 보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장하고 자극적 기사를 쏟아내는 것은 영국의 언론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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