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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영국인이 살고 싶은 한국의 매력 세가지

by 영국품절녀 2013. 8. 18.

 

제가 영국에서 살면서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약 7년 전만 해도 영국인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북한과 헷갈리기도 하고요. 중국 혹은 동남 아시아와 비슷한 나라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등 가끔씩 한국에 대해 어이없는 말을 내뱉는 영국인들을 만날 때면 울화가 치밀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2010년부터 다시 영국에 와서 살면서 느낀 점은~~

 

한국이 확실히 영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졌다는 거에요.

특히 요즘 젊은이들에게요.

 

아마도 영국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한국 뉴스 덕분이 아닌가 싶은데요, 실제로 과거에는 영국 언론에 거의 등장하는 뉴스는 북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우리보다 북한 뉴스가 훨씬 많기는 하지만요.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영국 언론에 실린 한국 기사들을 찾아 보면서 느낀 것은, 확실히 한국 관련 뉴스의 빈도가 높아지긴 한 것 같습니다. 특히 IT, 경제 및 정치 쪽으로 공부하는 영국 대학생들은 한국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아는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한국에 대해 물어보면, 음식(김치, 불고기 등)과 한류(아이돌 그룹, 드라마, 영화)를 꼽는 것 같습니다.

 

(Source: Mastercard Global Destination Cities Index)

 

특히 서울은 한국의 수도로 영국인들에게 알려진 도시입니다. 최근 UN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인기 도시에 한국이 11위에 올랐는데요, 아시아 국가로는 방콕, 싱가포르, 콸라룸프르, 홍콩에 이어 다섯 번째였습니다. 물론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에 의해 아시아 국가들의 방문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도 있지만요, 영국에서 만난 현지인 및 외국인들 중에 서울에 다녀 왔다는 사람들을 만나기란 그리 어렵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영국인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면, 한국에 다녀 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다시 살고 싶다고 하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 이유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싸고 맛있는 한국 음식~

모든 영국인들은 단연 한국 음식을 꼽습니다. 특히 런던에 산 적이 있는 영국 젊은이들은 한국 음식에 대해 정말 잘 압니다. 런던 및 근처에는 한식집 및 한인 상점들이 꽤 많으니까요. 아쉽게도 한인 마트와 식당이 없는 저희 동네 및 근처에 사는 영국 친구들 중에는 "도대체 왜 여기에는 한국 식당이 없냐?" 고 묻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치를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묻더군요. ㅎㅎ

 

 

특히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영국 남자들은 고기를 불판에 직접 구워 먹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한국으로 출장을 자주 다니는 영국 아저씨는 한국에 체류하는 기간 동안에는 삼겹살만 매일 먹을 정도로 삼겹살 매니아 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를 싼 가격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한국이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매일 바베큐를 하는 기분이 들어서 일까요? ㅎㅎ 한국에 다녀 온 영국 친구(남자)는 소주와 삼겹살이 종종 그립다고도 합니다. 또한 한국식으로 고기쌈을 먹는 것도 참 좋아하더군요. 울 신랑의 학과장님도 1~2년에 한 번씩 한국에 간다고 하는데, 소주와 고기가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네요.

 

 

한국에서 1년 산 경험이 있는 영국 남자인데요,

런던너들에게 한국에 대해 물어보는 영상이에요.

 

제가 한국에서 사셨던 분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적이 있어요.

혹시 한국에서 사실 때, 영국 음식이 그리웠나요?

대답은 정말 의외였습니다.

NO~ 전혀 영국 음식이 그립지 않았다.

맛있는 한국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ㅎㅎ

 

최근에는 참 신기하게도, 한국을 잘 아는 영국 젊은이들과의 만남이 우연치 않게 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어제는 우연히 영국 대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알고보니 아빠는 영국인이고 엄마는 한국인이더라고요. 겉모습만 봐서는 한국인 피가 섞인지도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그녀는 엄마와 한국어로만 대화를 하기 때문인지 한국어 발음도 좋고 말도 잘 하더라고요. 그녀는 김치와 밥이 없으면 식사를 하지 못할 정도로 한국 음식만 먹고 산다고 했습니다. ㅎㅎ 지난 학기에는 된장국과 잡채를 만들어서 학교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시켜 줬는데, 다들 한국 음식을 좋아했다고 전해 주었지요.

 

2. 친절하고 정이 많은 한국인들

한국에서 산 경험이 있는 영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참 친절하고 정이 많아서 좋다고 합니다. 사실 겉으로는 웃고 상냥하기만 한 영국인이지만, 그들과 친분 관계를 맺거나 서스럼 없이 친해지기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쉽지도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영국에서 사는 한국인들이 사람들과의 관계 및 생활이 외롭고 힘들다는 이유도 바로 영국인들의 성격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난 영국보다는 한국에 가면 인기가 많아진다. ㅎㅎ  (특히 영국 남자들이 하는 말~)

한국 사람들은 너무 친절하고 따뜻하다.

 

저는 영국인이 말하는 친절한 한국인의 이미지가 좋다고 봅니다.

영어에 상관없이,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에게 친절을 베풉니다. 그래서 한국을 여행하거나 생활했던 영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물어보면, 친절한 한국 친구들과 지인들이 있어서 생활하기에 편하고 좋았다고 하거든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한국인으로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ㅎㅎ

 

(source: www.visitkoreayear.com)

 

그런데 다만 과도한 친절이 외국인들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남자들은 국적을 떠나서 여자가 자신에게 친절하면 호감이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종 일부 영국 남자들 중에는 친절한 한국 여자들에게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채팅 사이트에서도 영국인을 가장하여 일부 한국 여자들을 속이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하니까요. 다시 말해서 상대방으로부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과도한 친절은 하지 않는게 상책인 것 같습니다.

 

 

3. 영국보다 쉬운(?) 취업: 영어 강사

한국에 관심이 있는 일부 영국 젊은이들은 대학 졸업 후에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택하는 것이 바로 영어 강사 입니다. 또한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서 한국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다른 아시아 및 유럽보다 페이가 좋은 편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미 친구들이 한국에서 영어 강사를 많이 하고 있다고도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었더니, 학원보다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학원은 너무 일을 많이 시키고, 부려먹는 경향이 있다. 한국 학교에서 일하고 싶다.

 

여전히 영어 사교육이 정점에 있는 한국은 영국인들에게는 블루 오션인가 봅니다. 영어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제 지인도 함께 일하는 원어민 교사가 스코틀랜드 출신인데요, 한국 생활이 너무 좋아서 자신의 동생들까지 다 한국으로 불러 들였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영어 교사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20대 초중반의 영국 젊은이들에게 한국 영어 강사(교사)는 매력적인 직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영국 경제 불황으로 대학 졸업장이 있어도 괜찮은 곳의 취업이 어렵거든요. 그런데 한국에 가면 영국보다 취업이 쉽고 대우 받으면서 돈도 벌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한국에서 모은 돈으로 영국에 와서 석/박사 학비로 충당을 하거나, 집 대출금으로 쓰기도 하는 영국인들을 봤습니다. 

 

그런데 영어 강사 페이가 젊은이들에게는 좋은 편이지만, 연령과 경력 대비 페이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귀국한 일부는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지만 직장 연봉 차이 혹은 영어 교사의 낮은 페이로 인해 한국행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대학 갓 졸업한 영국 젊은이들은 경험 삼아 한국에서 돈을 번 후에 다시 영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하는데요, 영국에 돌아가더라도 취업 보장이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남거나, 일부는 한국 사람과 결혼을 해서 정착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한국의 밤문화 등등 영국보다 재미있는 생활들이 꼽히기도 했는데요, 제가 생각해도 젊은이들에게 영국보다는 한국 생활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한국에 한번 이라도 살아 본 경험이 있는 영국인들은 한국을 그리워하기 마련인데요, 마치 영국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이 영국을 종종 그리워하는 감정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쩌면 현재 자신이 사는 곳에서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그리움일 것 같습니다.

 

영국 젊은이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가 점점 잘 알려지고,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자부심이 부쩍 생기곤 합니다. 예전에는 어디에서 왔냐고 하면 혹시나 한국을 모를까 싶어서 소리가 작아지곤 했는데요, 이제는 상대방이 알든지 모르든지 자신감있게 한국에서 왔다고 하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영국에 있는 동안 우리나라에 대해 현지인 및 외국인들에게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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