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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아내 혼자 유럽여행 간다는 폭탄선언, 남편 반응

by 영국품절녀 2012. 7. 14.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7~8월에 "여름 휴가(Summer Holiday)"를 갑니다. 이들은 미리 몇 달전에 숙박, 비행기 표 등을 예약을 하지요. 영국에서는 미리 예약하면 모든 것이 싸거든요. 여름이 다가오면, 영국인들은 어디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것인지 서로 묻곤 합니다. 제 주변의 영국인 친구들이나 교회 분들은 다양한 형태로 여름 휴가를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예를 들면, 나이 드신 분들은 보통 크루즈 여행을 하시거나, 자녀가 있는 곳에 가서 지내시기도 하고요. 가족들끼리 캠핑카를 빌려서 캠핑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아는 몇 가족들은 매년 캠핑을 다양한 지역에서 하더라고요. 또한 여름 방학동안 영국 대학생들은 다들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 갑니다. 그래서 여름이면 캔터베리는 학생들이 다들 떠나서 조용합니다. 물론 이곳 출신 학생들은 돌아 왔겠지만요.

 

 

 

다들 여름 휴가니, 가족 방문이니 하면서 신나하고 있는데, 저만 덩그라니 이 곳에 남아 있는 것 같아 내심 속상합니다. 사실은 이번 여름에 논문에 필요한 인터뷰를 위해 신랑이 8월 중순에 한국을 간다고 해서 저도 따라갈 예정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영국에서 해야 할 일이 생기는 바람에 갈 수 없게 되었답니다.

 

 

그러니, 제 마음이 오죽 답답할까요??  안 되겠다 싶어서.. 신랑에게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나 혼자 유럽 여행이라도 다녀올래.....

혼자 여기에 남아 있다가는 나 미쳐 버릴지도 몰라~~

 

신랑은 그 순간 너무나 쉽게 바로 "OK" 를 하는 거에요. 그래, 혼자라도 다녀 오라고요. 전 너무 신나서 그 날부터 온라인 사이트를 뒤져가면서 여행 정보 수집을 시작했어요. 구체적으로 여행지 선정, 숙박, 비행기 등등을 알아보고는 예약에 앞서, 신랑에게 다시 한번 확인사살을 하려고 물었어요.

 

                                        여보~ 나 떠나요~~   (출처: Google Image)

 

그런데 왠일~~~

신랑 : 야~~ 너 너무하다.... 난 너 한국에 두번 씩이나 갔을 때도 그저 집에만 콕 박혀 있었는데... 넌 내가 잠깐 한달 다녀오는데, 그걸 못 참고 혼자 여행가려고 하냐??

저: (에라,,그럼 그렇지..너무 쉽게 대답을 하더라)

아니 언제는 가라 하더니, 왜 진짜 간다고 하니깐 싫어??? 

 

신랑은 저에게 정 가고 싶으면 친구랑 가라고 하는 거에요. 혼자는 절대 안 된다고요. 그런데 주변을 통 찾아봐도 함께 여행 떠날만한 친구가 없는 거에요. 그 날부터 저의 짜증은 시작되었어요.

 

                               나 여행 혼자 갈꺼야~~~~~   (출처: Google Image)

 

참다 못한 신랑은 저를 달래기 위해 이렇게 임시 처방을 내렸지요.

그럼, 조금만 참고 있어... 내가 한국 다녀와서 9월 말에 멋진 곳으로 여행 같이 가자~

나도 너랑 같이 여행 가고 싶단 말이야~~~ 알았지??  조금만....기다려줘~~

 

신랑의 애처로운 눈빛과 애원하는 목소리를 들으니, 신랑 심정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하긴 저도 제가 한국 간 동안 신랑이 혼자 여행을 갔다면 싫을 것 같긴 해요, 저 역시도 신랑 자 여행 가지 못하게 했을 거에요. 신랑은 한국에 놀러가는 것도 아니고 잠시 일 하러 가는 것인데 말이에요.

 

                         이런 곳에서 편안하게 쉬다 오고 싶어요. ~~   (출처: Google Image)

 

전 신랑에게 이번 만큼은 약속을 꼭 지키라고 단단히 말을 하고, 저 혼자 떠나는 여름 휴가는 잠시 접어둔 상태입니다.실 전에 포스팅 한 적이 있었는데요, 지난 5월에 신랑이 좋은 곳으로 데려간다고 약속했는데, 갑자기 저희 둘 다 할 일이 많아지는 바람에 아무 곳도 갈 수가 없었거든요.

 

이번 9월에는 우리 부부에게 정말 아무 일도 없기를 바라면서, 저는 다시 울 신랑에게 속는 셈 치고 믿어 볼라고요. 이번 9월에는 신혼여행 이후 3년 반 만에 떠나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신랑!!!! 난 당신을 꼭 믿을 테니깐, 9월에 우리만의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 보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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