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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영국에서 더 보기 힘든 한국 올림픽 경기, 어쩜 좋아

by 영국품절녀 2012. 7. 26.



2012 런던 올림픽 개회식이 성큼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다행히 저번주까지 영국 날씨가 무척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주말부터 영국 날씨가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영국에 오시는 분들, 노출이 있는 시원한 옷 입고 들어오셔도 무방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올림픽 개회식은 금요일이지만, "올림픽 축구 예선"은 오늘부터 시작이라는 것 다 아시지요?

오늘한국 시간으로 밤 10시 30분 (영국 시간 오후 2시 30분) 한국 vs 멕시코 첫 번째 축구 예선전이 있을 예정입니다. 불행하게도, 저희는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시점에 집에서 인터넷 사용을 하지 못해 정말 답답한 마음과 함께 화가 날 정도랍니다. 아마도 올림픽이 끝날 때 쯤에야 비로소 저희 집에는 인터넷이 개통 될 예정이네요.

 

아무튼, 주변의 한국인 친구들과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한국 축구 경기를 잘 볼 수 있을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솔직히 올림픽, 월드컵 등 이러한 큰 스포츠 행사는 한국인이라면 한국에서 보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가족들은 다들 저에게 부러운 듯이 이렇게 말하지요.

영국에서 올림픽 한다는데, 넌 거기에 있어서 좋겠다~~~

나도 이런 때 영국에 가봐야 하는데...

 

이런 말들을 수도없이 들었지만, 결코 좋지만은 않습니다.

 

현재 런던은 교통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벌써부터  올림픽 경기를 보러 런던에 가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어제 런던에서 캔터베리에 오신 교수님이 올림픽으로 인해 기차가 연착되어 1시간 30분이면 오는 거리를 5시간 넘게 걸렸다고 난리셨어요. 그러면서 올림픽 끝날 때까지는 절대 런던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런던 교통국에서도 런던너들에게 이렇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라.

- 재택근무 혹은 일터가 가까운 곳에서 출근해라.

- 피크 타임에 여행 금지

사람이 붐비는 역이나 도로를 피하라.

- 도보나 자전거 이용

 

그래서 그런지, 일부 런던너들은 아예 집이 아닌 직장 가까운 곳에서 숙식을 하기도 하고요. 올림픽 기간동안 휴가를 받아 아예 유럽이나 런던을 떠나 다른 지역에 머무는 비율도 높다고 하네요. 울 신랑 친구도 런던에 사는데 바로 집 옆이 올림픽 경기장이라서 무척 시끄럽고 혼잡할 것이라고 걱정했답니다. 당분간 런던너들의 출퇴근 및 일상생활이 많이 힘들어질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어제 영국 기차회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런던에 갈 때에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라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잦은 기차 연착 때문인가 봅니다. 또한 현재 런던 도로가 거의 마비라서 버스는 절대 타지 말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어요. (런던 여행하시는 분들은 지하철 혹은 도보로 이동하세요.) 아마 저희도 이번 가봉과의 축구 예선전이 오후 5시지만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할 것 같고요. 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기차 타고 돌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라 해도 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올림픽 경기를 직접 관전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저희를 부러워하시겠지만요. 전 솔직히 한국에 있는 분들이 더 부럽네요.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 일정에 맞춰 TV만 켜면 집에서 편안하게 시청이 가능하며, 금메달을 받으면 그 장면을 계속 재탕 삼탕 볼 수 있잖아요. 더군다나 한국어 해설로 경기를 볼 수 있으며, 가족 및 친구들과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하는 재미도 있고 말이지요.

 

이에 반해, 영국에 있는 저희는 집에서 인터넷 사용도 되지 않으니 밖을 전전하며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시청해야 할텐데요. 그렇다고 한국 경기들을 영국 BBC에서 다 방송해 줄지도 만무한 일이고요. 혹시나 오늘 오후에 있을 한국 팀 경기를 영국 펍에서 볼 수 있을까? 라는 작은 기대를 품고 BBC TV 일정을 찾아보니

저희와 동시간대에 게임을 하는 "스페인 일본" 경기 방송 예정~

 

 

그래서 저희는 하는 수 없이 저의 노트북을 들고, 신랑의 학교 연구실에서 한국 친구들 몇 명 모여 앉아 대한민국~ 을 열심히 소리 높여 응원하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영국에서 런던 올림픽 한국팀 경기를 보기 위해 저희 부부는 당분간 사투를 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발~~ BBC에서 한국 선수 경기를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 승리하세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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