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일은 하루 종일 눈이 내립니다. 눈을 맞으며 근처에 있는 대학 도서관에 갔는데, 오 마이 갓! 도서관 정문에 ‘눈이 오는 관계로 오늘 문을 열지 않는다’는 노트가 걸려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집에 돌아 오는 길에 엄마가 끌어주는 썰매를 타면서 싱글벙글한 소녀를 만났어요. 보기 좋은 모자의 모습을 보다 갑자기 어제 본 기사 제목이 떠 올랐어요. 작년 12월 1일자 BBC 사이트에 실린 흥미로운 기사 거리가 있어서 소개해 볼까 해요. 제목이 “Hundreds of schools across the UK have been closed because of the snow. Why?”- 영국의 수백 개의 학교들은 눈 때문에 문을 닫는다. 왜? 이겁니다. 제가 전에 영국 (브리스톨)에 있었을 때도, 또 여기 켄터베리에 살면서도 종종 들었던 말이 눈이 오면 학교 등교 여부를 알기 위해 부모님들은 TV 또는 라디오 뉴스에 귀를 기울이거나 학교 전화, 메일을 확인하느라 아침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영국은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을 학교까지 등교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거든요. 출처: BBC ‘Snow brings further travel misery’ 기사 사진 당연히 눈이 엄청나게 와서 도로가 마비되는 등 그런 사태가 벌어져서 아무도 나갈 수가 없다면 학교도 문을 닫는 것이 맞는 것이죠. 하지만 여기 영국에서는 눈이 오면, 회사, 상점, 병원 등 모두 눈에 상관없이 문을 열지만 오로지 학교만 쉰 다는 것이에요. 이 기사에서 밝히듯이 질문에 대한 답의 키워드는 “학생과 선생님, 학교 관계자들의 안전” 이라고 하네요. 그들은 학교 스텝들과 학생들은 안전하게 등교를 할 수가 없고, 학교 또한 지도할 선생님이 충분치 않아 안전한 곳이 못 된다는 이유를 들고 있어요. 이에 영국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Department for Education: DfE)에서는 학교를 닫는 것은 교장 선생님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밝히면서, 그 선택은 마지막 옵션이 되어야 한다고 하네요. 이 기사를 읽어 보니, 학교 문을 닫는 가장 큰 이유는 눈이 올 경우에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돌 볼 교사들의 부족과 일부 시설의 낙후 (화장실, 운동장 등)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므로 학생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가 없는 것이죠. 이 기사 댓 글을 보니, 재미있네요. 직업이 교사인 분의 의견으로는 눈이 오면 교통 마비와 혼잡 때문에 학교에 갈 수 가 없으므로 당연하다는 입장인데 반해, 어떤 분은 학교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돌 볼 교사부족을 이유로 문을 닫는 처사는 학교의 교육 환경 개선에 대한 무책임 때문이라고 꼽은 경우도 있네요. 저도 이 곳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도 재작년 1월에 엄청 눈이 많이 왔었잖아요. 그 때 학교가 문을 닫은 걸로 기억이 나네요. 정말 그때는 버스와 차들 운행이 거의 마비될 정도로 너무 많이 와서 통행이 불가능했었거든요. 그런 상황에는 당연하다고 봐요. 저도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만일 이런 경우에 학생이나 스텝들이 등교 중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 바탕에 학교는 천재지변의 경우, 학생들의 안전을 핑계로 자신들의 교육 환경 개선과 발전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또한, 거리와 도로에 눈이 많이 쌓이는 경우에, 차들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 신속하게 치워야 하는데 여기는 길 복구 처리도 많이 늦는 것 같아요. 그러니 버스. 기차 등 운행을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래도 눈 오는 사진 풍경은 아름답죠?? 즐겁게 감상하세요. ^^
저의 집 앞 모습이에요. 차도 사람도 거의 다니질 않아요.
'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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