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알고 지내던 영국 박사생 친구가 약 한달 전에 한국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미 제 블로그를 통해 그를 소개한 적도 있었는데요. 그는 독학으로 한국어를 학습하였으며, 한국 TV 예능 프로그램 중에 런닝맨을 가장 좋아하는 영국 30대 남성입니다. 약 2년 동안 한국인 친구들을 통해 습득한 한국어 듣고 말하기 실력을 드디어 한국에서 발휘할 기회가 온 것이지요.
그가 한국으로 떠나기 전날 밤, 한국인 친구들은 그를 위해 펍에 모였습니다. 우리들은 그에게 한국에 잘 다녀오라고 몇 가지 당부도 해 주는 등 단기 여행이지만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는 약간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무척 한국 여행이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좀 떨리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하긴 그는 난생 처음으로 장시간의 비행을 해야 하며, 낯선 아시아 국가로의 첫 여행이기 때문이겠지요.
한국에 간 지 약 일주일 후, 우연히 페이스북 채팅창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소감이 어때?" 라고 물었더니, 그가 한 말은 다름 아닌~
"한국 비행기 너무 좋아~~" 였어요.
알고 보니, 그 당시 비수기라 비행기 좌석들이 꽤 많이 비었나 봅니다.
그의 말이 "빈 좌석이 많아서 나는 "세 자리" 씩이나 이용할 수 있었어~" 라고 하더군요. 장시간 여행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나 봅니다.
(댓글을 보니, 제 글 표현이 오해를 불러 일으킨 것 같아 수정했어요.)
그 후 약 이십 여일이 흐른 어느 날~~
그가 SNS에 남긴 문구가 저의 시선에 팍~ 꽂혔습니다.
그는 "강남(Gangnam)" 에 대한 첫 인상을 이렇게 적어 놨더군요.
(출처: 노컷 뉴스)
보통 해외에 나가면 짝퉁 옷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강남)는 옷들은 다 "진짜" (Real)인데,
사람들의 얼굴은 "가짜"다 (Fake).
의란성 쌍둥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 (출처: SBS)
아직 위 멘트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지만요, 영국인 친구가 남긴 위 문구는 그가 강남에서 본 한국 사람들의 외형을 집약적으로 딱~ 표현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의란성 쌍둥이라는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이, 강남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한국인들의 얼굴이 천편 일률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외국인 눈에는 더하겠지요.
이런 한국의 상황을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한국 성형외과 의사들의 실력이 뛰어난 것은 맞지만, 예술적인 감각은 그다지 훌륭하진 않나 봅니다. 어쩌면 다들 한결같이 사람들의 얼굴을 이처럼 비슷하게 만들어 놓는지 말이에요. 그것이 아니라면 한국인들이 원하는 이상형의 얼굴은 다들 거기서 거기인가 봅니다.
(출처: Google Image)
싸이를 통해 강남 스타일을 배운 영국 친구는 실제로 "강남"이라는 곳에 처음 간 것입니다. 그는 그 곳의 풍경들을 보면서 다양한 느낌을 받았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아마도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바로 "강남 사람들의 의상과 얼굴"이었던 같습니다. 그가 한국에 방문한 지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남긴 단 하나의 문구가 바로 이 것이니까요. 추측해 보건대, 그가 영국에서 만나고 알고 지낸 한국인들의 얼굴이 그 곳 강남 사람들과는 많이 달랐던 것 아닐까요? ㅎㅎ
한국의 지나친 성형 문화를 두고 언론 및 대중들의 비판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성형 온라인 카페들에서는 매일 새로운 수술 후기담이 업데이트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한국인들은 자신감 회복 차원의 성형 수술 범위를 뛰어 넘어, 자신이 꿈꾸는 이상형에 가까운 전혀 다른 인물들로 변신 중입니다. 이렇다 보니 전형적인 한국인 외모의 특징 역시 점차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점점 서양인처럼 변해가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영국인 눈에 비친 "가짜처럼 보이는 강남 사람들의 얼굴"~ 꽤 씁쓸한 기분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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