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살고 있는 한국 여자들은 시댁과의 갈등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제가 "해외에 사는 한국 여자들이 힘들다"라는 내용의 글을 썼더니, 댓글 중에 시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그녀들을 부러워하더군요. 얼마나 한국 여자들이 시댁 때문에 힘든 지를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이제 한국 며느리들이 벌벌 떠는 명절 '추석'이 머지 않았군요. 벌써부터 며느리들은 추석 날짜가 빨리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보통 영국에는 고부 갈등이 그다지 없을 거라고 여겨집니다. 서구 사회는 일찍 자녀들이 독립하기 때문에, 다들 알아서 결혼해서 사는 분위기이고, 제사와 같은 행사가 없으므로 크리스마스, 생일을 제외하고는 자주 만날 일도 없을 것 같고요. 저 역시 결혼한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사는 일이 거의 없고, 크리스마스와 생신 정도만 가족이 함께 모일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가족간의 만남이 별로 없으면 고부간의 갈등도 적지 않을까 해서요. (저희 교회에서도 보면, 일년에 한 두번 정도 멀리 사는 자녀들이 부모님을 뵈러 오는 것 같아요, 가까운 경우에는 좀 더 방문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얼마 전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지요. 친구 말에 의하면, 고부 갈등이 심한 일부 영국 가정은 한국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거에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거동만 불편할 뿐 정정하신 94세 시어머니는 15년 간 자신을 극진하게 모신 65세 며느리를 아직까지 못마땅하게 여긴다고 해요. 며느리를 싫어하는 배경은 이러합니다. 자신의 아들 초혼인 반면, 며느리는 딸을 가진 과부였기 때문에 둘의 결혼을 무척 반대했다고 합니다. 여전히, 며느리는 싫은 내색하지 않고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지만, 시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도 며느리의 욕을 대놓고 한다고 해요. 그녀가 잠시라도 쇼핑하러 나가면, 돈을 많이 써서 문제라는 둥, 예의없이 자신에게 소리를 지른다는 둥.. 제 친구 말이 자신이 그 며느리라면 그런 시어머니와 한시도 같이 못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은 중간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순둥이래요)
(남편은 중간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순둥이래요)
왕실 연례 행사인 말 경주(Royal Windsor Horse Show)에 참석한 카밀라는 시어머니를 보고 반가워서 볼에 키스 인사를 하는 반면, 여왕의 얼굴은 다소 어색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네요. (출처: Dailymail.co.uk)
고부 간의 갈등은 남편의 현명한 중재가 정말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고부간의 갈등을 극단적으로 끝내버린 영국 아저씨의 사연도 있지요.
스코틀랜드 귀족 집안 출신이며 옥스퍼드 대학을 나온 부유한 사업가인 영국 아저씨는 일본 여자를 아내로 맞아 들였어요. 그런데 스코틀랜드에 사는 어머니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고 합니다.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은 했지요. 하지만, 결혼 후에 며느리에 대한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간섭이 심했다고 해요. 스코틀랜드에 와서 살라고 하는 등등이요. 그래서 일본인 아내가 무척 힘들어 했다고 해요. 그런 모습을 본 영국 아저씨는 자신의 부모에게 유산은 하나도 받지 않겠으니, 자신과 부인에게 어떠한 간섭도 하지 말라고 못을 박았다고 해요. 그리고 고부 간의 갈등은 끝이 났고요. (부모 입장에서는 참으로 씁쓸하겠지만, 며느리의 입장에서는 시댁의 간섭에서 완전 해방을 얻었지요.)
그런데, 이런 영국 남자가 있는 가 하면, '영국 남자 중에 마마보이가 많다'라고 들은 적이 있어요.
아마도 집안에서 엄마의 기가 세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주변에 국제 결혼한 한국 여자도 영국 남자와 결혼해서 현재 시어머니를 모시고 삽니다. 그런데 영국 남편이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취업을 하려고 계획했는데, 시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그렇게 먼 곳으로 가면, 아들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없다면서극구 반대를 해서 영국에 남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집안에서 엄마의 기가 세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주변에 국제 결혼한 한국 여자도 영국 남자와 결혼해서 현재 시어머니를 모시고 삽니다. 그런데 영국 남편이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취업을 하려고 계획했는데, 시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그렇게 먼 곳으로 가면, 아들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없다면서극구 반대를 해서 영국에 남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변 분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한국만 시부모님 모시고 살고, 유난히 고부간의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단, 영국보다 한국의 비율이 좀 더 높다는 점이 차이겠지요) 울 신랑의 이탈리아 친구 말이 이탈리아에서도 고부간의 갈등이 엄청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시어머니가 질투가 많아서 자기 아들이 아내를 더 사랑하는 모습을 못 본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부간의 갈등은 유럽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 사는 데는 동양이건 서양이건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깨닫고 또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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