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영국 노팅험 대학교에서 전영 대학 제26회 태권도 대회 (26th British Student Taekwondo Federation National Championships)이 있었습니다. 올해 대회에는 영국 29개 대학, 275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해서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뤘습니다. 물론 켄트 대학의 태권도부도 참가했습니다.
(출처: http://www.bstf.org.uk/index.htm)
영국 대학에는 많은 스포츠 동아리들이 있는데, 태권도 동아리도 외국 학생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신랑에게 군대에서 태권도를 배웠으니, 운동삼아 동아리에 가입하라고 했지만, 신랑은 나이도 많고, 군대에서 배운 태권도 실력으로는 좀 창피하다고 했어요. 예비군도 끝났는데 까딱하다가는 다친다며 몸을 사리는데 좀 우습더라고요. 예전 연애할 때는 태권도 유단자라고 큰 소리 뻥뻥 쳤던 사람인데... ㅎㅎㅎ
켄트 대학교 태권도 부원들
현재 켄트대학 태권도 부의 구성을 보면, 사범님은 영국인이며 부원들은 주로 학부생들로 영국 및 유럽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학생들도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대회는 영국에서도 꽤 큰 태권도 대회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생각보다 꽤 규모가 커서 놀랐었습니다.
일단 올해 열렸던 태권도 대회의 영국 대학팀 종합 순위를 알려드릴게요.
1위 University of Southampton
2위 University of the West of England , University of Surrey (공동)
3위 University of Nottingham
4위 Oxford Brookes University
5위 Newcastle University
비록 켄트대학은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개인전 성적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아시아 출신 학생들이 많이 분발했습니다. 태권도 유단자인 한국인 학생은 준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해 동메달에 머물렀는데, 그 학생 말로는 준결승 상대가 스코틀랜드 대표선수라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대 선수였던 그 영국 학생은 한국으로 전지 훈련을 하면서 한국 학생들과 연습을 많이 했답니다.)
그런데 나홀로 영광(?)의 금메달을 획득해 학교와 개인의 명예를 드높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일본인 학생이었습니다.
올해 태권도 대회에서 메달을 딴 켄트 대학교 태권도 부원들의 단체 사진
일본인 친구는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3학년 학생으로 태권도부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자기도 학교 대표로 나간다고 해서 약간 놀랐었는데, 거기다가 금메달까지 딸 줄이야... 물론 대회 전 저희는 좋은 성적을 거두라고 격려는 했지만, 그저 인사차원에서 한 말이지 정말 금메달까지 딸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 학생의 아버지는 가라테 유단자라는 점입니다. 자신은 가라테보다 태권도가 훨씬 안전하고 재미있다며, 대학 졸업 후 일본에 돌아가서도 계속 태권도를 연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금메달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한 일본인 학생
한국인이라고 꼭 태권도만 하란 법도 없는 것이고, 일본인이라고 꼭 가라태만 하란 법은 없습니다. 저도 몇 번 본적이 있었는데, 일본인 친구가 태극문양이 들어간 운동복을 입고 (실제로도 가장 편하고 좋아하는 복장이라고 해요) 태권도를 연습하는 것을 보는 것도 무척 흥미있었습니다.
일본인 학생의 격파~
참, 영국 대학에 스모 동아리는 없어요. ^^ 영국 대학생들의 스모 코스튬이랍니다. ㅎㅎ
일본인 대학생을 보면서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을 새삼 다시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태권도를 외국인들이 더 많이 즐기고 좋아하는 스포츠 중에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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