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다양한 국, 찌개를 끓여 먹을 수 있는데 반해, 영국에서는 거의 된장국, 미역국만 먹게 됩니다. 다행히 한국에서 미역을 보내주셔서 그것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맨날 똑같은 된장국을 먹는 다는 것이 참 고역이더군요. 추운 겨울에는 국을 먹어야 속이 따뜻하다기에 매일 똑같이 감자, 호박만 넣은 된장국이 지겨워, 어떤 것을 넣고 된장국(찌개)를 끓여 볼까 하다가 찾은 것이 바로 “rocket”이었습니다. 대체로 영국에서는 rocket이 시금치(spinach)하고 섞여 있어요. 물론 따로 rocket만 분리되어 팔기도 하지만요. 이것들은 영국에서는 대부분 샐러드 용으로 사용되지요.
처음에는 한국에서 먹었던 시금치 된장국이 생각나서, spinach라고 적혀있는 봉지를 구입했어요. 아무래도 한국의 시금치와는 비교가 안되므로 그냥 먹을 만 했어요. 심심하다 싶으면 매운 고추를 넣어서 먹으면 되었고요. 그런데 어느 날 똑같이 시금치 된장국을 끓였는데, 뭔가 다른 맛이 나더군요. 냉이 같은 약간 쓴 맛이 나는 거에요. 다름 아닌 로켓이 함께 들어간 시금치를 산 것이에요. 신랑이 너무 맛있다면서 무얼 넣었느냐는 말에 봉지를 보니 spinach & rocket이렇게 되어 있더군요. 그 후로는 rocket만 들어간 봉지를 사서 냉이의 쓴 맛을 통째로 느끼면서 먹고 있답니다.
영국 산 냉이(Rocket) 국을 한 번 만들어 볼까요?
가장 쉽고도 어려운 게 된장 찌개인 것 같아요. 저희 시어머니의 된장 찌개는 정말 맛있어요. 그래서 제가 영국에 오기 전에 된장 찌개 끓이시는 광경을 자주 보고 배워 왔어요. 그래서 그런지 울 신랑이 된장찌개는 정말 잘 끓인다고 하네요. ㅋㅋ 한국의 냉이 국 정도는 아니더라도, 영국에서 봄 내음을 물씬 나는 된장국을 드시고 싶은 신 분들은 저를 따라서 rocket 된장국을 만들어 보세요.
1. 뚝배기나 냄비에 물과 다시마, 멸치를 넣고 육수를 만들어요. 육수가 우려나오면 다시마와 멸치를 건져냅니다. 물론 그냥 건져 내지 않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다시마와 멸치를 오래 끓이면 쓴 맛이 나온다는 말을 들어서 저는 항상 건져내지요.
많이 들고 귀찮거든요. 많은 양을 만들어서 보관하시면 좋습니다. 그 육수로 계란 찜을 만들면 그냥 맹물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맛이 좋습니다.
2. 냉이 국에 들어갈 로켓, 마늘, 양파, 매운 고추 살짝 준비하여 놓습니다.
기호에 따라 재료는 다양하게 넣으셔도 되지만, 로켓의 맛을 진하게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이 정도만 준비하셔도 되겠어요.
3. 된장을 풀어 넣습니다. 된장 국(찌개)의 성공과 실패의 포인트는 된장의 양에 있습니다.
4. 멸치 다시마로 육수를 낸 물에 된장을 풀고 마늘을 투입합니다. 된장을 잘 풀고, 끓기 시작하면 거기에 씻은 rocket을 넣고 끓이면 끝입니다. 기호에 따라 청량 고추, 파, 양파 등을 넣으면 더욱 시원하고 맛있겠지요. 전 한국에서 뚝배기를 가져와 항상 이 곳에 부글부글 찌개를 만들어서 먹지요.
영국산 냉이 국입니다. 시원하고 맛있어요. 이렇게 냉이국을 만들어 주면 울 신랑은 학교 다녀와서 밥 한 공기 쓱싹 해치우고, 볼에 뽀뽀를 "쪽쪽" 해주면서 맛있다고 막 칭찬해줘요. 그 맛에 삽니다요.
영국에서 살면서 이렇게 한국의 맛을 비슷하게 낼 수 있는 음식 재료를 하나씩 발견하는 즐거움이 쏠쏠 하네요. 올 봄에 영국 산 냉이 국 한번 맛보세요. ^^ 봄 내음이 가득 한 밥상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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