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하기 싫은 날 한국이었으면 바로 중국 집에 전화를 해서 "셋트 메뉴 기본" (탕수육, 짜장면1, 짬뽕1)을 시켜 먹었을텐데요. 주말에 밥 하기도 귀찮고 해서 뭐 싸게 나온 것이 있을까 하는 맘으로 Tesco에 갔는데, 제가 좋아하는 노란 딱지가 붙은 빨간 중국 음식 종합 박스가 있지 뭡니까? 이 것은 원래 가격이 7파운드이지만, 4.19 파운드에 다섯 가지의 중국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는 거에요. 중국 음식이 먹고 싶던 찰나에 Tesco에서 이걸 발견했으니, 얼씨구나 하면서 바로 집어 들었어요.
값이 4.19파운드니깐 음식 하나당 1파운드도 안되겠지요? ㅋㅋ
뒷면에는 이 음식을 추천한 Ken Hom이라는 요리사가 보이네요. 그런데 이 분이 우리에게도 좀 알려진 분인 것 같아요. 바로 예전에 KBS에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 누들 로드(Noodle Road)에서 진행을 맡았던 중국계 요리사 켄 홈(Ken Hom)이더군요. 영국 BBC에서 다양한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여러 종류의 아시아 요리책을 집필한 저자입니다. 이 레디 밀 뿐만 아니라 그의 이름을 딴 요리 기구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 분 얼굴이 위의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죠?
인상 참 좋아 보이는 아저씨죠? (출처: 구글 이미지)
요리하기 전 포장된 모습입니다. 그런데 레서피를 보다 보니 좀 난감한 점이 있더군요. 주로 오븐이용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저희 집에는 오븐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전자레인지에 이것들을 돌리면 정말 맛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이 앞서더라고요. 그래서 좀 귀찮겠지만, 이것들을 약간 우리 식으로 바꿔 조리를 하기로 했어요.
먼저 새우 스낵과 소스는 뭐 조리필요 없이 그냥 그릇에 담으면 됩니다. 그리고 볶음밥부터 설명을 해드리지요. 볶음밥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아 줍니다. 아무래도 쌀의 알갱이가 막 따로 노는 것이 보일 텐데요. 기름을 좀 많이 넣어 약간 노릇할 정도로 계속 볶아 줍니다. 그리고 딤섬과 치킨이 보이지요? 그것들도 역시 오븐이 없는 관계로,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튀기듯이 조리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볶음 누들이에요. 누들은 이미 양념이 다 된 것이라, 그냥 프라이팬에 한 번 볶아 주면 되지요. 모든 요리를 전 프라이팬 하나로 끝냈습니다.
짜잔~ 완성된 중국 음식 종합 선물 박스의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괜찮아 보이나요?
더 맛있게 먹는 팁을 알려드리지요.
볶음밥의 맛이 약간 심심할 수 가 있어요. 그런 분들은 간장을 조금 첨가시켜 볶거나, 아니면 저희처럼 다 볶은 후에 약간 첨가해서 먹으면 훨씬 더 맛있어요. 그리고 빨간 뚜껑의 병 보이나요? 웬만한 아시아 마켓에 가면 다 파는데요, 칠리와 콩이 들어간 중국 식 양념입니다. 중국 음식 먹을 때 특히 볶음밥이나 누들 먹을 때 같이 먹으면 맛있습니다. 저희는 간혹 반찬 없을 때 이걸 애용하고 있지만요.
이 정도면, 중국 음식 점 가서 먹는 거랑 별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이나요? 맛도 생각했던 것보다 맛있어요. 특히 모든 메뉴가 거의 다 먹을 만 해요. 전 특히 누들이 맛있더라고요. 딱 2인분 양에 맞게 신랑과 저랑 딱 배부르게 먹기 좋았답니다. 저 정도 중국 음식점에서 take away시키려면 제법 돈 줘야 할거에요. 특히 저희는 직접 프라이팬에 볶고, 튀기고 해서 더 맛있었는지도 몰라요. 약간 수고스럽겠지만, 맛있게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니깐, 이와 같은 식으로 중국 음식이 당기는 날에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싸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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