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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유학생 부부의 한식 레서피

영국 봄 내음이 물씬, 밥도둑 신랑표 갓 김치

by 영국품절녀 2012. 3. 24.



영국에서 살다 보면, 한국에서 흔하게 먹었던 채소들을 쉽게 구하지 못하거나 전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한인 마켓이 있는 대 도시에 사는 분들은  한국 채소들을 마음대로 사 먹을 수 있겠지만요, 제가 사는 작은 도시는 한인 마켓도 없을 뿐더러, 중국 마켓에서는 한국 관련 식품은 아주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일부 한국 아줌마들은 자신의 정원에다가 직접 유기농 채소를 재배합니다. 보통 영국에서 구하기 힘든 깻잎, 갓 등을 많이 키우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토양과 기후가 달라서인지 한국보다는 향이 강하고 좀 억세다고 합니다.

몇 주 전에 한국 아줌마가 정원에 갓이 많이 자랐다며, 가져 가라고 하셨어요. 평소 한국 김치가 먹고 싶었던 지라, 전 아줌마 집으로 바로 날라갔지요.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 갓의 모양을 한 녹색 식물이 여기저기에 심어져 있었습니다. 이 갓은 네팔산이라고 했습니다. 집 주인인 네팔 아저씨가 네팔에서 갓 씨를 가져다가 심으셨는데, 워낙 번식력이 좋아 신경을 크게 안 써도 잘 자란다고 하네요.

 

저는 정원에 꽃처럼 자란 갓들을 가위로 필요한 만큼 잘라서, 집으로 가져왔지요.


 


먼저
, 작고 여린 갓 잎과 크고 다소 억센 갓 잎으로 구분했어요.



그 다음, 여린 갓 잎으로는, 연어덮밥을 해 먹기로 했어요.

 

연어 덮밥

준비물: 여린 갓 잎, 연어( smoked 된 것이 맛있어요.) 초고추장(고추장++식초), 참기름, 깨소금

 



    막 지은 쌀밥에 연어, 초고추장, 참기름, 깨소금 그리고 갓을 넣어 싹싹~ 비벼서 먹는 맛~~ 끝내줍니다.

 

 



연어 덮밥을 맛있게 먹은 신랑은 저에게 맛있는 갓 김치를 만들어 주겠노라고 팔을 걷고 나섰지요.

 

 
                   1. 갓을 깨끗이 씻어 흙을 털어 준 후, 소금물에 약 한시간 정도 절였어요.


 


                               2.  마늘, 생강, 고추 및 양파를 넣고 믹서기에 갈았어요.

 


 

갓 양념 준비물:  찹쌀풀(미리 쑤어 좀 식혀 놓으세요), 믹서기에 간 재료 및 피시 소스, 고추가루


        
절여진 갓은 찬물로 헹궈서 물기를 뺐어요.

 


                3. 준비한 찹쌀풀, 양념 및 고추가루를 부었습니다. 피시소스도 물론 넣었지요.




                                4. 위생 장갑을 낀 신랑이 갓과 양념을 버무리는 모습이에요.

 

짜잔~ 영국에서 직접 키운 신랑표 유기농 갓 김치입니다.

 

 

         5.  다 버무려진 갓김치에요. 신랑이 익혀먹는게 맛있다며 실온에서 한 3일 동안 놔두었어요.

 

 
갓 김치를 3일 정도 실온에 보관했지만, 날씨가 크게 따뜻하지 않아서인지 잘 익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기다릴수가 없어
푹 익기도 전에 금방 동이 나고 말았지요. (갓 김치는 푹 익어야 맛있는데 말이지요.) 사실 덜 익어서 갓 향이 좀 강했지만, 약 2주 동안 밥과 갓 김치만 먹었을 정도로 갓 김치는 우리 집의 밥도둑이었답니다.

 


                                영국 봄 내음이 물씬 나는 유기농 갓 김치에요.


영국에서 먹는 한식은 귀해서 그런지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신랑이 정성스럽게 담가 준 "갓 김치"의 맛! 절대 못 잊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