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런던 올림픽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영국 시골이라서 지금까지는 올림픽 열기를 거의 느끼지 못했었는데요, 드디어 7월 19일 목요일에 여기 현지인들의 올림픽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직접 목격했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2년 반 이상을 살면서 이렇게나 수많은 현지인들이 한꺼번에 시내에 모여 이토록 즐겁고 흥분하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거든요.
그럼, 지금부터 런던 올림픽 성화 봉송 62일째 지역인 캔터베리의 현지 상황을 보실까요?~
현재 캔터베리 시내 곳곳에는 올림픽 참가국의 깃발이 걸려 있어요.
당일 오전부터 캔터베리 시내는 성화 릴레이를 준비하고, 구경하려는 현지인들의 부산스런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답니다. 경찰들과 행사 요원들은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 위해 성화 봉송 시작 약 두시간 전부터는 성화 릴레이 루트의 자동차 출입을 막았습니다.
시내에서는 싸이클 프로모션 행사가 진행 중이고요.
저와 신랑은 간편한 차림에 카메라를 들고, 여러분들께 생생한 이 곳 성화 봉송 모습을 알려 드리기 위해 시내 한복판에 있는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고 성화 릴레이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특히 이런 날에는 어린 아이들이 참 신나하지요. 젊은 부모들은 다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시내로 나오기 시작했고요. 이런 아이들을 위해 시내 곳곳 혹은 교회에서는 부모들과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직접 유니온 잭 및 깃발을 만들거나 페이스 페인팅 등 각 종 준비 행사가 있었습니다.
요즘 영국 날씨가 무척 안 좋다는 것은 미디어를 통해서나, 제 블로그를 통해서 이미 아시지요? 이 날 만큼은 날씨가 좋아야하는데,,, 다들 무척 걱정을 했었는데요, 우리들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오후 2시부터 하늘에서는 소나기가 쏟아 붓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로 꽉 찼던 시내는 한순간에 고요해졌습니다. 사람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서 다들 상점으로 들어가 버린 거에요.
다행히 약 몇 십분 시원하게 비가 쏟아진 후 다시 멈췄습니다. 그리고는 햇빛이 쨍쨍~ 나기 시작했어요. 날씨가 다시 맑아지자, 유니온 잭을 든 사람들 혹은 페이스 페인팅을 한 아이들과, 엄마들은 유모차에 어린 아이들을 태우고,,,, 남녀노소 할 것없이 일제히 거리로 나왔답니다. 캔터베리 시내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니까요. 저희 부부도 성화 봉송을 보기 위해 캔터베리에서 가장 유명한 대성당 쪽으로 이동했지요.
그런데, 세상에나~~
이미 그 곳에는 몇 시간전부터 사람들이 다들 자리를 맡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에요. 들어보니 약 2시간 전부터 줄을 섰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그 곳에서 다시 시내 한복판으로 이동을 했어요. 역시나 그 곳도 이미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어요. 저는 2년 반 이상을 이 곳에 살면서 이렇게 많은 현지인들을 처음 대면한 건 이날이 처음입니다. 이 정도로 런던 올림픽 성화 봉송에 관심과 열기가 있다니요... 사실 저번에 이승기가 뛰었던 만체스터 성화 봉송을 BBC 영상으로 봤는데 그렇게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것 같았는데요. 아마도 그 때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요.
미리 사다리를 준비해서 온 사람들도 있었어요. 얼마나 부럽던지요. ㅎㅎ
캔터베리 성화 봉송 시작~ 두둥~~ 3:45 pm
다행히 캔터베리는 성화 봉송 2시간 전에 세찬 비가 한바탕 쏟아 붓고는 성화 봉송 한시간 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는 햇빛이 강하게 내리 쬐었답니다. 다행히 저희는 골목길에 자리를 잡았어요. 그 때부터 이제나 저제나 언제 성황 봉송자가 오는 지 지겨운 기다림은 시작되었어요. 하늘에서는 헬기가 날고, 주변 곳곳에서는 사람들의 함성이 들렸지요.
성황 릴레이 주자를 기다리면서...다소 지루한지 아이들은 끊임없이 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지나가는 경찰 아저씨에게 응원도구를 1 파운드에 사라고 하기도 하는 등...
이 곳으로 성황 릴레리 주자가 지나가기 약 몇 십분 전~
먼저, 성화 봉송 다음 주자가 이동 중이고요.
그 뒤로는 올림픽 스폰서 행렬이 지나갔습니다.
하늘에서는 헬기가 날고, 주변 곳곳에서는 성화 릴레이 주자들이 지나가는지 사람들의 함성이 들렸지요.
곧 이곳으로 온다는 소리에 다들 기대 부푼 마음으로 함성을 부르며 기다렸는데요. 엥~~
거의 한 시간 이상을 넘게 기다린 반면, 성화 봉송은 단 몇 초도 안 되어 순식간에 끝나 버렸답니다.
(주변 사람들의 표정 허무하다는 반응) 방금 뭐가 지나갔지?
그리고는 다들 일제히 자신이 방금 찍은 장면을 확인하면서 카메라를 보더군요. ㅎㅎ 사람들은 몇 시간 기다린 반면, 너무 순간이었다면서 아쉬워하며 순식간에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론가 다들 사라져버렸답니다.울 신랑도 카메라 각도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순간 앞에 어떤 남자가 튀어 나오는 바람에 사진을 잘 못 찍었다면서 계속 투덜거렸고요. 시내에서 만난 저희 교회 목사님 내외 역시 목사님이 사진을 못 찍었다면서 사모님에게 혼나시는 모습도 봤습니다. ^^
다시 한산해진 시내 풍경이에요. 한 여자는 자신이 성화 릴레이 주자인척 하며 달리고 있고요. ㅎㅎ
1948년 런던 올림픽 이후, 처음 열리는 올림픽이라서 그런지 영국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까지 그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더군요. 다만, 성화가 순식간에 지나가서 좀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런던 올림픽이 머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곧 있을 런던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기원하며~ 대한민국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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