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음식이 맛이 없다고 알려진 나라이지요. 딱히 내세울 음식메뉴가 없는 영국이지만, 영국식 아침만큼은 저는 맛있다고 인정합니다. 캔터베리에서 처음 묵은 B&B에서 거의 일주일 동안 아침 내내 full English breakfast를 먹었다고 했지요. 여기서 말하는 full English breakfast란 원래 메인 음식 (아래 소개)과 함께 과일 주스, 시리얼, 우유, 토스트 (쨈, 마멀레이드 포함), 차나 커피가 포함돼요. 누가 만드냐에 따라 무한대로 변형 가능하답니다.
작년 1월 아침마다 저와 신랑은 B&B 주인 아주머니가 만들어 주신 아침식사를 먹고 나오면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속이 든든해 추위도 덜 느끼고, 힘이 나더라고요. 저는 약 4일정도 먹고 질려서 더 이상 먹지 못했지만, 신랑은 일주일 내내 한끼도 빠짐없이 남김없이 먹어 치웠어요. 그리고는 저희가 새 집으로 이사를 했지요. 그 후에도 저희 집의 아침 식단은 한달 내내 English breakfast였지요. 물론 저희 신랑의 주장과 설득 끝에, 저는 신랑이 아침을 맡는 다는 조건으로 그 식단을 따르기로 했지요. 저희 신랑이 이 식단을 좋아하는 이유는 추위를 이길 만큼 속이 든든해, 점심을 가볍게 샌드위치만 먹어도 오후 늦게까지 배가 고프지 않는 것이에요. 제 생각으로 단점은 아침 식사로서는 너무 무겁고 기름지다는 점이죠.
콩을 제외한 베이컨(Smoked), 소시지, 달걀, 버섯, 토마토 재료들이에요.
울 신랑 표 English breakfast를 소개하자면, 먼저 메인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소시지, 베이컨 (단, 취향에 맞게 smoked 또는 unsmoked로 구입하시면 됩니다.), 제일 먼저 소시지를 프라이팬에 굽습니다. 불이 세면 겉이 먼저 타버리니까 중불로 돌려주면서 약 7~8분 구워주세요. 그리고 난 다음에 계란과 베이컨을 소시지 옆에서 굽습니다. 한 10~12분 정도 지나면 소시지, 베이컨, 계란이 적당하게 익었을 거에요. 이때, 버섯과 토마토를 올리브 오일과 후추를 조금 뿌리면서 살짝 익혀줍니다. 이 때 버섯과 토마토가 너무 익으면 보기에도 안 좋고, 씹는 맛이 없어요. 특히 토마토의 영양소도 많이 사라진다고 하네요.
바쁜 아침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프라이팬에 모든 재료를 넣어 한번에 조리하면 좋겠죠?
그 동안 저는 콩과 토스트를 준비합니다. 콩은 먹을 만큼 접시나 그릇에 부어 전자레인지에 약 1~2분 (양에 따라 차이가 있음) 정도 돌려주면 되고요. 빵은 2분 정도 토스터에 구워주면 되죠. 그리고 빵에는 기호에 맞게 버터나 쨈을 발라서 드시면 됩니다. 저희는 몇 주 전에 선데이 마켓에서 산 시나몬 건포도 쨈을 발라서 먹어 봤어요. 시나몬 양이 물씬 나면서 달짝지근한 건포도가 씹히는 맛이에요. 구운 빵에 듬뿍 발라서 먹으니 맛있네요. ^^
울 신랑표 home-made English breakfast와 English tea를 함께 선보입니다.
영국의 아침식사가 영국뿐만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인기 메뉴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하네요. 솔직히 영국인들의 가정에서 아침식사를 꼭 이렇게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대부분이 시리얼이나 토스트를 간단하게 먹는 경향이 더 크죠. 이제는 English Breakfast가 단순한 아침 식사에서 벗어나 국제 음식 메뉴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신랑은 영국에서 먹어 본 English Breakfast의 맛을 잊지 못해, 이태원에 가서 먹고 오기도 했던 English breakfast 마니아거든요. 꼭 아침에만 먹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때에 상관없이 애용하는 음식이 되고 있다는 거죠. 요즘 한국도 언젠가부터 브런치라는 이름으로, 아침과 점심이 혼합된 말로 느긋하게 차와 함께 먹는 브런치 메뉴가 많이 생겼잖아요. 거기 보면 대부분이 베이컨, 계란 프라이 등으로 여기 메뉴와 흡사하게 보이더군요.
메인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합리적인 재료의 구성으로 보여집니다. 베이컨과 햄의 산성 물질을 토마토로 산화시키고 버섯, 계란, 콩 등 필수 영양소가 듬뿍 들어간 것들이죠. ㅋㅋ 문제는 저에게는 좀 무거운 아침식사라서 그리 좋아하진 않아요. 하지만 신랑이 준비해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죠. ^^
영국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겠지만, English breakfast를 먹고 싶으신 분들은 여행 시 B&B에 묵으시면 당연히 먹게 되는 식사이고요. Pub과 같이 영국 음식이 주로 제공되는 레스토랑에 가시면 드실 수 있어요. 또한 아일랜드에 가면 Irish breakfast, 웨일즈에 가면 Welsh breakfast, 스코틀랜드에 가면 Scottish breakfast로 불리고 있으니 이 곳으로 여행하시는 분들은 꼭 지역에 맞게 불러주세요. 대부분 사용하는 재료는 비슷해 보이나, 그 지역 특산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또 다른 독특한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에요.
2007년도 아일랜드 여행 시 묵었던 B&B Irish Breakfast
특히 제가 추천하는 곳은 English Breakfast만 주로 만드는 레스토랑이 캔터베리 시내에 몇 군데 있어요. 제가 직접 맛보지는 않았지만, 지나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먹는 모습을 많이 보았어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어떤 요리사가 조리하느냐에 따라 그 재료와 스타일 등은 차이가 날 수 있어요. 전 개인적으로, English Breakfast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여러 군데 Pub이나 레스토랑을 두루 다니시면서 이 메뉴를 맛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레스토랑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약 3~4 파운드 내외로 드실 수 있을 거에요. 아니시면, 기호에 맞는 재료를 사용해 저희처럼 home-made English breakfast를 직접 만들어 드셔도 좋을 것 같네요.
참, 이 식단과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English breakfast tea에요. 바로 우리가 흔히 홍차라고 부르고 있어요. 영국인들은 주로 홍차 티백을 팔팔 끓인 물에 넣고 우유와 설탕을 첨가해서 마시죠. 전 홍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잘 마시지는 않지만, 저희 신랑은 역시 English breakfast tea도 좋아해서 매일 한잔씩 마시고 있지요. 여러분들도 영국에 오시면, 한번 제대로 된 English breakfast와 함께 English breakfast tea도 맛보세요. 느긋하게 이야기도 나누면서 말이에요. ^^
캔터베리에서 English Breakfast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에요.
오로지 신랑의 학업을 이유삼아 이 곳까지 온 낯선 환경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신랑 뿐이잖아요. 공부하느라 바쁘지만,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차려주는 신랑이 있어 행복한 영국 품절녀의 영국 살이입니다. ^^ 결혼은 해도 좋은 것 같아요. 이럴때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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