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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귀향살이 (2014-2018)

일본팬들이 더 아파하는 한류 스타들의 자살

by 영국품절녀 2011. 5. 28.


영국에서 살고 있긴 하나, 아침에 일어나면 전 BBC 사이트를 열기에 앞서, 항상 Daum 창을  열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때 부터인가, 오늘은 또 무슨 사건이 일어났을련지..이런 저런 사건 사고의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네요. 항상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는 정치, 사회면은 오래 전에 나 자신이 포기하고 말았지만, 계속되는 연예, 스포츠 면을 장식하고 있는 자살 소식, 사망 소식 등등의 기사를 볼 때마다 하루 종일 가슴이 먹먹 해 짐을 느낍니다. 특히 그런 날에는 영국의 날씨도 한국의 소식을 어느 새 알았는지 완전 사람 잡는 그런 흐리고 우울한 날씨가 되는 날이 많아요.

요즘 송지선의 자살 소식으로 인해, 저도 약간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어요. 저는 그녀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친구들과 그녀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몇 번 한 적이 있거든요. 내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할 자격도 없으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 채동하의 자살 소식을 듣고, 그만  몸과 마음이 아프고 말았답니다.  거기다가 하루종일 글루미한 날씨 속에서 전 아무것도 안 한 채 방에 틀어박혀 있었어요.

여담이 너무 길어졌네요. 영국에 와서 흔히 만나고 쉽게 친해지는 나라를 고르라면 단연 일본이에요. 처음에 일본인 친구를 만나면, 친근감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많은 일본인들은 한국에 대해 알고 있으며, 한류로 인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토픽이 한류 스타들의 자살에 관한 것입니다. 처음 만난 일본 여대생은 나를 보자마자 몇 분 안 지나서 묻는 질문이 "박용하가 왜 자살을 했냐?" 였어요. 자신은 겨울 연가를 보고, 박용하의 팬이 되었고,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배우였는데, 그런 안타까운 일을 당해 자신은 너무 슬펐다고 말하면서 벌써 눈은 빨개 있었어요.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연예인들의 자살이 흔히 일어나느냐?" 면서 묻더군요.
그 당시 전 그 질문을 들으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아마도 겨울연가의 높은 인기 덕택으로 박용하의 자살은 일본인들에게도 큰 이슈와 슬픈 사건이었던 것 같아요.

   
                     자살은 자기 옆에 누군가가 아무도 없다고 생각될 때 인간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길이라고 해요.
               연예인들은 주변에 사람들은 많지만, 정말 기댈 수 있는 친구가  없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출처: 구글 이미지)

                           
매체를 통해 보면, 한류 스타의 자살 소식에 단 숨에 달려오는 것이 일본 팬들입니다. 최진실, 박용하와 같은 스타들의 빈소가 너무나 초라했다고 해요. 그런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일본 팬들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자신의 가족의 장례식인것처럼 너무 가슴 아파합니다. 혹시 일본 스타를 좋아하는 한국팬들이  일본 스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단숨에 일본으로 날아가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일본 팬 만큼은 아닐 것입니다. 일본 학생들이 말해주길, 자기 엄마는 한국 드라마와 배우들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 드라마를 보고, 울고 웃는 다고 하기도 했어요. 거기다가 아빠가 엄마 생일 선물로 겨울 연가 OST를 줬는데 너무 감동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정말 큰 충격일 것이에요. 그러니깐 슬픈 소식을 접하면 단숨에 한국으로 날라오는건 가봐요.


자꾸 반복되는 연예인의 자살에 우리 모두의 책임과 잘못을 인정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아요. 다들 더 이상의 악플과 허위 사실 소문들을 유포 및 양산시키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번 채동하의 자살 소식으로 저는 주변의 SG 워너비를 알았던 일본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질문을 받을련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항상 우울증이 있었다는 같은 말만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는 제가 너무 한심하네요. 그 우울증이 누구 때문에 생긴 것인지는 우리 사회, 네티즌, 연예계 등 다 책임이 있는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