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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영국인과 문화

축구에 빠진 영국 남편 둔 아내의 화끈한 대처

by 영국품절녀 2012. 6. 29.



며칠 전 신문에 유로 2012를 매일 밤 새워 시청하던 한 중국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중국 대표팀이 축구를 못해서 그렇지 그 열정만큼은 여느 유럽인 못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국제대회 성적은 늘 형편 없지만, 축구 종주국인 영국인들의 축구 사랑은 과히 넘쳐 난 답니다.

 

 

영국 가디언 신문에 나온 기사입니다.

어떤 영국인 부부는 결혼 20주년 기념 여행을 바르셀로나로 떠났는데, 마침 그 날이 공교롭게도 월드컵 결승전이었다고 하네요. 부인은 축구광인 남편에게 축구 볼 생각은 꿈도 꾸지마.”라고 경고했지만, 어쩔 수 없이 후반전 딱 10분만 볼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하네요. 물론 관전 시간은 10분을 넘어 20, 30분으로 넘어갔고, 결국 축구를 끝까지 다 본 남편의 어이없는 한마디는 내 잘못이 아니야.. 연장전까지 간 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비록 자국 잉글랜드팀의 성적이 시원치 않다고 하더라도 축구 자체를 사랑하는 영국 남자들이 무척 많은 것 같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국에서는 월드컵이나 유로대회와 같은 꽤 큰 축구대회 시즌만 되면 "축구 과부(Football Widow)"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프리미어 리그 경기야 일주일에 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 보니 (주중 1경기, 주말 1경기) 그나마 괜찮지만, 국제대회는 거의 매일 같이 빅매치가 있다보니, 남편들은 부인에게는 신경도 안 쓰고 매일 축구에만 푹~ 빠져 있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축구에 남편을 빼앗긴 부인을 뜻하는 축구 과부라는 말이 나왔나 봅니다.

 

 

 

더군다나 영국 남자들은 축구를 그냥 조용히 집에서 보는 것도 아니고, 펍이나 친구들 집에 모여 앉아 함께 시청다보니, 집을 홀로 지키는 영국 부인들이나 혹은 남자 친구에게 소외 받는 여자들의 마음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네요. 저와 아내가 오늘 런던에 잠시 다녀왔는데, 아내의 친구 남편도 유로 2012에 빠져서 저녁에는 얼굴보기가 힘들다고 투덜대더랍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축구에 온통 정신이 빠진 영국 남자들에 대처하는 영국 여자들의 화끈한(?) 자세입니다. 영국에는 특히 남녀만남을 주선하는 웹사이트들이 많은데요, 하물며 혼외 만남까지 주선하는 웹사이트조차 있습니다. 특히 이 사이트에서는 잉글랜드의 경기가 시작하는 동시에, 사이트에서는 여성들의 활동이 급증(?)한다고 해요. 특히 지난 유로(2008)보다 올해 대회 기간에 여성의 회원 가입 수가 엄청 늘었으며, 잉글랜드 팀의 경기가 시작될 때마다 회원들의 매칭이 폭발적이었다고 하네요. ㅎㅎ

 

 

        

                          축구에 빠진 남편들에게 소외받는다고 느끼는 여자들이 즐겨 본 사이트 

                                            (출처:http://www.illicitencounters.com)

 

지난 번, 잉글랜드와 프랑스 경기를 저희 집 뒤의 펍에서 관전했는데요, 노소를 불문하고 거의 남자 였습니다. 아마 그 곳에서 축구 경기를 관전한 남자들의 부인이나 여자친구들은 위의 사이트에서 새 남자를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잉글랜드 축구팀이 국제대회에서 못하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지 않다. 바로 영국 전 역의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적당히 어느 정도 조별 통과 까지만 올라가고 PK일부러 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도 이 글을 쓰다 보니 잉글랜드 팀의 성적이 납득이 되더군요. ~ 물론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아니면 말고요. ㅎㅎ

 

 

사실 꼭 축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네요. 한국으로 치면 야구과부, 골프과부, 낚시과부 등등 많은 신조어들을 만들 수 있겠는데요. 저처럼 아예 부인에게 야구공부를 시켜 같이 즐기던가, 아니면 부인과 같이 하는 취미생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도 저런 웹사이트가 생길 지 누가 압니까?

 

남자들이여,,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니 적당히 합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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