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에 어떠한 거부감도 없는 영국인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울 신랑과 친한 박사과정 생인 영국인 친구가 있어요. 전형적인 영국인의 모습 즉,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그는 울 신랑과 유머 코드가 상당히 비슷한 것 같아요. 아주 썰렁한 농담을 하면서 서로 재밌다고 낄깔대고 난리거든요. 그래서 친한게 아닌가 싶어요.
처음 박사 과정을 시작하는 울 신랑에게 주변의 박사과정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너무 고마워서 금요일마다 울 신랑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한국 음식을 대접했지요.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그 영국인 친구에요. 그 당시 초대 음식은 거의"닭갈비"와 "김치"였답니다. 그 전에 초대했던 프랑스, 벨기에 친구는 "닭갈비"가 맵다면서 연신 물을 마셨고요, 얼굴이 빨개지면서 땀을 뻘뻘 흘렸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영국인 친구의 반응도 무척 궁금했답니다.
그런데,,,,,
그 영국인 친구는 닭갈비를 너무 맛있게, 물도 안 찾고 얼굴 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맛있다"고 말하면서, 닭갈비 양념에다가 밥을 쓱싹 비벼서 남김없이 먹어 치우더군요.
거기다가 반찬으로 준비한 김치도 다 먹고 남은 양념까지 싹 해치워 버렸답니다.
제가 만든 닭갈비 사진이 없어 대신합니다. (출처: 구글 이미지)
한국 음식을 상당히 잘 먹고 좋아하는 그를 보고 저희는 깜짝 놀랐어요. 알고보니, 그가 살던 지역(브라이튼)에는 한국 레스토랑과 상점이 많아, 그는 한국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는 한국 음식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이 알고 있었으며, 매운 음식도 상당히 잘 먹는 편이었지요.
최근에 그 영국인 친구가 저희를 또 한번 놀라게 한 일이 있었어요.
런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다녀온 그가 울 신랑을 보자마자 자랑하듯이 던진 말~
영국인 친구: 나 런던 한국 식당에서 육회 먹고 왔다~~~ 완전 맛있었어~~
울 신랑: (부럽다는 듯이) 헉~~~ 좋겠다.... (울 신랑이 육회 무척 좋아하거든요.)
(출처: 구글 이미지)
한국식 육회를 먹는 영국인 상상이 가나요?? 영국인들은 날 것을 크게 선호하지 않는 것 같거든요. 이런 이유로 영국에서는 회를 먹을 수 있는 곳도 일식집 정도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영국인 친구는 한국 음식인 육회까지 섭렵하다니요. 울 신랑은 농담삼아 그 영국인 친구를 돌 + I 라고 불러요. 울 신랑 뿐아니라 다른 영국인 친구들도 그에게 "영국인같지 않다"고 말할 정도니, 특이하기는 한가 봅니다.
요즘 젊은 영국 친구들이 점점 입맛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긴 하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네요. 물론 이 친구가 "보편적인 영국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점점 큰 도시를 중심으로 한국 음식이 알려지고 있는 것 같아서 흐뭇했답니다. 그나저나 전 좋아하지 않아, 먹어본 적도 없는 육회의 진정한 맛을 그 영국인 친구는 아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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