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자원 봉사 한지도 10개월 정도가 넘어 가네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이제는 어느 정도 능숙하게 일을 잘 해나가고 있다는 자체 평가를 혼자 해봅니다. ^^ 이제 일도 어느 정도 숙달이 되다 보니, 이제는 같이 일하는 아줌마들의 억양과 발음도 귀에 익어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이제는 조금 더 알아 듣는 정도이지요. 아직도 다 알아 들으려면 갈 길이 멀긴 하지만요. 또한 전에는 주문을 받을 때 긴장이 되거나 말문이 막 막히고 그랬는데, 이제는 말문이 막 터지진 않아도, 자신 있게 주문을 받고 있답니다.
오늘은 일을 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자원 봉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쓰고 듣는 말은 뭘까? 라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일을 하면서 한 번 관찰해 보기로 했지요.
안부를 묻고 대답하는 말
누구나 알다시피, 영국인들은 무조건 만나면 하는 말이 정해져 있잖아요? 항상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물어요. 어쩔 때는 지겨울 정도로 Good, Fine을 돌아가며 하루에만 수십 번 할 때도 있어요. 제가 일하러 카페 문을 열자마자 일하는 동료 아줌마들은 일제히 한 명씩 “Good morning,” “Hello,” “Hiya”로 인사를 한 후에 “How are you?, Are you all right?, Everything’s ok?” 이렇게 묻지요. 거기다가 How’s your husband? 까지 묻는 분들도 있어요. 이 분들과의 인사가 끝나면 이제 안면이 있는 손님들과의 안부 인사가 재생반복이 되지요. 젊은 친구들끼리는 What’s up?, How’s it going?이라는 말도 쓸 수 있어요. 또한 자주 못 봤던 사이에서는 Good to see you again. 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좋겠네요.
하지만, 항상 대답이 “good이나 fine”만일 수는 없잖아요. 만약 그냥 그렇다면 상당히 영국식 표현 “not bad”도 “나쁘지는 않아요”. 기분이 너무 안 좋다고 해서 terrible 등 너무 부정적이고 강한 대답은 별로인 것 같아요. 사실 앞에서 말한 인사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도 문제이긴 합니다. 너무 심각하게 대답하면 묻는 사람이 당황해 하면서 미안한 마음까지 들 수도 있으니까요. 조금 피곤하다면, “I’m fine, a bit tired though..” 정도하면 무난할 것 같네요. 원래 though는 문장의 앞에 나와야 되는 됩니다. 비록 문법적으로는 맞지 않는 말이지만 회화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표현이네요. 그러니까 내 기분이 안 좋을 시에는 적당히 좋다고 대답하고, 자신의 상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 된답니다. 그러면 자신의 현재 기분이나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며 공감을 해 줄 수 있으니까요.
고맙다는 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바로 “Thank you”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먼저 안부를 물어봐 준 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지요. 이 말은 하루 종일 그냥 수도 없이 쓴 답니다. 주문을 받으면서, 거스름 돈을 받으면서, 음식을 서비스 할 때, 손님이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할 때 등등 정말 감사할 일이 이렇게 많은지 여기 오면 깨닫게 된다니까요. 그런데 이 말은 계속 들어도 안 질린다는 거에요. 그리고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죠. 제가 항상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질 때는 같이 일하는 동료가 어떤 일을 할 때 제가 정말 자그마한 일을 조금만 도와줘도 상대방이 바로 Thank you라고 해 준다는 거에요. 솔직히 그냥 컵 한 개 옮겨 준 것뿐인데도, 너무 예쁜 미소로 -어떤 분은 윙크까지 날리면서 -Thank you라는 말을 들을 때는 기분이 좋아지면서, 더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이들처럼 Thank you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늘 하게 된 답니다. 특히 영국 사람들은 고맙다는 표현으로 “Lovely” 를 사용하기도 해요. 참고로, 영국 젊은이들은 “cheers mate”라는 말을 사용 한데요. 즉 고마워, 친구 이 정도가 되는 말이긴 한데요, 신랑의 영국 친구는 “cheers mate”를 스스럼 없이 쓸 때 British가 된 거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자주 고맙다는 표현을 합시다. (출처: 구글 이미지)
“Thank you”라는 말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며 듣는 말이 바로 “Excuse me” 와 “Sorry”입니다. 왔다 갔다 할 시에 조금이라도 몸이 서로 부딪치거나 닿을 경우에는 여지없이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기 일쑤이지요. 또한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 상대방에게 뭔가를 부탁하거나 할 때에는 잠시만요 라는 말을 사용하잖아요. 카페의 피크 타임인 12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 점심 시간에는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 바로 이 두 가지에요. 바쁘다 보니, 서로 부딪치고, 부탁하고 정말 난리가 아니거든요. 한편, “Sorry?”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잘 못 들었으니 다시 한 번 말해 줄래요?”라는 영어의 pardon 혹은 say again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아시지요? 이 말도 많이 사용해요. 서로 다른 억양과 발음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의사 전달이 확실히 안 될 때가 좀 있거든요. 처음에는 상대방이 “sorry?”하면 참 당황했었는데, 이제는 제가 이 말을 자주 사용하게 되네요. ㅋㅋ
상어가 이 말을 듣고 뭐라고 했을까요? ㅋㅋ (출처: 구글 이미지)
아무래도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카페가 아니므로, 손님들이나 일하는 자원 봉사자들이나 다들 느긋해요. 음식이 늦게 나와도, 잘 못 나와도 누가 뭐라 하는 사람도 없어요. 그냥 다시 새로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고요. 또한 음식을 먹은 뒤에도 손님들은 다들 느긋하게 자원 봉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는 등 천천히 일어서는 분위기에요. 손님 대부분이 나가면서 자원 봉사자들과 작별 인사를 꼭 해요. 대부분 다음 주에 또 만날 것이기 때문에 “See you” 혹은 “See you later”가 가장 많겠지요. 교회와 같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날이 정해져 있으면, “See you on Sunday”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그 외 “Bye, Take care” 이 정도면 충분하겠네요. 또 신랑 친구는 연구실에서 헤어질 때마다 “Take it easy, man” 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수고했으니 가서 좀 쉬어~”라는 말이 될 것 같아요.
이처럼 영국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고 사용하는 말은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이었어요. 4가지의 공통된 표현은 다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말들 이라는 것이에요. 어쩌면 이들의 언어 습관이 이런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말들이 사람의 마음을 무척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여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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