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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품절녀 & 남 in UK/유학생 남편 둔 아내의 일기

혼자 잘 사는 유학생 남편, 아내의 솔직한 심정은

by 영국품절녀 2012. 1. 6.


울 신랑은 저보다 요리를 더 잘하며, 집안 일도 척척 알아서 잘합니다. 어떤 분들은 남편이 일을 너무 못해서 아예 시키질 않거나, 성에 차지 않아 싸우게 된다고도 하더군요. 저는 신랑이 일을 너무 잘해서 그런 일은 별로 없지만, 종종 저에게 일 통속이 없다고 잔소리를 한답니다. (누구에게나 일단 일장이 있지요.)

재작년 두 달정도 한국에 다녀 올 일정이 잡힌 후부터, 저는 남편 걱정이 많았습니다. 요리를 잘하고, 집안 일도 잘하지만, 그래도 혼자 공부하면서 밥 해먹고 그러면 외롭고 힘들잖아요.
제가 이런 저런 걱정을 하니까, 신랑은  "나 잘 사니깐, 걱정마라~" 이러더라고요.


그런데, 두 달 동안 한국을 다녀왔는데 신랑이 진짜 잘 살고 있더군요. 
한국 와서 처음에는 전화를 자주 했지만, 나중에는 가기 전에 통화를 한 번 했을 정도로 저의 빈 자리는 크지 않았나 봅니다. (저 역시 신랑없는 한국에서 잘 지냈지만요.)

며칠이 지난 후, 반찬이 없어 라면을 끓여 먹자고 했더니.......
신랑: "나는 너 없을 때에는 라면 한 번 안 끓여 먹고 밥과 반찬을 다 만들어서 먹었는데,
        너 오니깐 라면을 먹네."

이러면서 핀잔을 주는 거지요.
저의 솔직한 심정은 저 없이도 밥 잘 먹고 지낸 신랑이 한편으로는 기특하면서도 좀 얄밉더라고요.
저 없이도 너무 잘 지내고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잘 지내준 신랑에게 고맙지요.)


그런데, 제가 작년 11월에 다시 한국에 왔거든요. (드디어 내일이면 영국 돌아갑니다.)
'이번에도 잘 지내겠지' 생각하며 별 걱정없이 한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재작년하고는 사뭇 다른 반응이네요. 영국에서 전화도 수시로 하고요. (감시하는 듯한)
목소리 기운도 없고, 보고 싶다는 말도 자주 하는 등... 분명 달라졌어요.

신랑: 너 없으니깐 모든 것이 힘들다. 너무 보고 싶으니깐 빨리 와~~~~



                                                                           (출처: 구글 이미지)

이런 신랑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기분이 좋더라고요. '내가 당신에게 꼭 필요한 존재구나' 라는 사실을 몸소 깨닫는 순간이었지요. 가족들과 또 다시 이별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많이 울적했지만, 나를 보고 싶어하는 신랑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빨리 영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오늘 신랑과 통화를 했어요. 울 신랑이 저를 데리러 히드로 공항에 나온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 깔끔하게 이발도 하고, 멋있게 차려 입고 그 날 저를 기다릴거래요. 갑자기 신랑 볼 생각에 가슴이 콩닥콩닥~ 조금씩 뛰네요. 빨리 울 신랑 만나고 싶어집니다. (가끔은 떨어졌다가 만나는 부부 관계도 괜찮은 것 같아요.)

신랑,  조금만 기다려, 너무 보고 싶다~


이제 다시 영국으로 돌아갑니다. 영국에 도착해서 글로 인사드릴게요.
한동안 이웃 방문과 댓글에 신경 못 써서 죄송하기만 해요.
영국 돌아가면 열심히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할게요.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