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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녀의 영국 귀양살이 seasno 1 (2010-2014)

길거리에서 본 영국 중학생들이 무서웠던 이유

by 영국품절녀 2011. 5. 29.



영국에서는 4시 이후부터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시내로 우루루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전 깜짝 놀랐어요. 하의 실종 교복 치마를 입고, 보기엔 아직 어린 여학생들이 다들 담배를 피면서 삼삼오오 거리를 배회합니다. 한국에서도 담배를 피는 중고등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학생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므로 몰래 피우곤 하잖아요. 그런데 영국 학생들은 거리낌없이 거리에서 담배를 막 피우면서 다닙니다.


몇 주 전에는 담배로 인해 참 황당한 일이 있었어요. 일본 친구들과 식사를 마친 후 10시 정도에 밖으로 나왔지요. 그때 일본 남학생들 몇 명 담배를 피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어느샌가 영국 어린 남녀 학생들이 우루루 나오더니, 일본 학생들에게 담배를 달라고 하는 거에요. 그런데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15살은 안 되어 보이더군요. 한 일본 학생은 "이게 마지막이야"  그랬더니 그럼 그 피우는 거라도 자기가 살테니 달라고 하면서 10p (200원)을 꺼내 보이네요. 하도 기가 차서 "너희들 도대체 몇 살이니? 아직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나이가 아닌 것 같은데?" 그랬더니 자기는 "16살이다" 라면서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하네요. 저희는 안 된다고 했더니, 그들은  Why not? 을 계속 외치면서 아주 달려들 기세인거에요. 그래도 안 주니깐, F로 시작하는 욕을 계속 해대기 시작했어요.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아마도 외국인들이니깐 쉽게 보고 담배를 달라고 한 것 같아요. 저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뒤에서는 계속 욕을 해대는데 정말 뭐라고 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한 일본인 친구는 F로 시작하는 그 욕이 일본어로 아리가토 이니깐 그렇게 말해라~ 그렇게 장난을 쳤더니, 그들은  재밌다는 듯이 아리가토 ~ 아리가토~ 하더군요. ㅎㅎ


                                         영국의 어린 학생들은 (11~15살)의 흡연률이 계속 감소하고는 있지만,     
                                            2010년 기준으로 그 비율이 6%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요.                       


영국, 아일랜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친구들이 말하길 "영국, 아일랜드에서는 교내에서 담배 피우는 것은 금지하고 있으나, 학교 밖에서는 (하교 후에) 선생님들이 있어도 담배를 그냥 피운다고 해요. 선생님도 뭐라고 하지 않거나, 설사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뭐라해도 무시한다고 하더라고요. 담배를 많이 피는 친구들의 교복에는 담배 냄새가 쩔었다고 할 정도라네요. 영국에서는 2007년 이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나이가 16살에서 18세로 상향 조정되었어요. 그리고 경찰관, 공원 관리인은 18세 아래의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면 그 담배를 압수할 수 있다고 법에 규정되어 있어요. 그런데도, 시내에서 담배를 피는 학생들은 경찰관이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더라고요.

특히 어린 여학생들의 담배 피는 모습이 훨씬 눈에 많이 띄고 있어요. 아마도 여자들이 먼저 성숙해지므로 그런게 아닌 가 싶습니다. 이들은 담배를 피는 것이 무척 Cool 하다고 생각한다고 해요. 거리에서도 영국 어린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이 흡연하는 모습을 훨씬 많이 볼 수 가 있거든요.

                                   영국 11~15살에 해당되는 남,녀학생들의 담배를 피우는 비율이에요. (2007년 기준)
                                       (출처: Review of Young People and Smoking in England in PHR, 2009)

많은 국가에서는 건물, 레스토랑 등 실내에서의 금연은 당연시 되고 있으며, 이제는 공공 장소에서도 금연을 하도록 시행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점점 흡연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려지고 있는 실정이에요. 이에 영국에서도 금연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내에서,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담배 피는 모습을 너무 자주 볼 수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유모차를 끌면서 담배를 피는 젊은 아빠,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 과히 충격적이네요. 아마도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어린 학생들은 흡연에 대한 거리낌이 덜 하거나 없지 않을까요?